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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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31일 수요일

1일차 - 난지 캠핑장에서의 첫 날 [집 - 한강]


언제나 출발하는 날은 바쁘다.

오전부터 부지런을 떨어본다고 했지만, 거의 하루 종일 짐을 싼 것 같다. 다행히 오늘 목적지(난지캠핑장)가 가까워서 저녁을 먹고 출발할 계획이다.

트레일러에 싣기 전에 짐 목록을 정리할 겸 찍어봤다.

텐트와 침낭은 부피가 큰 관계로 주머니에 넣어서 진공상태로 만들어 최대한 줄였다 (아래 사진 참조)

<텐트와 매트리스, 베게>

<코펠과 세면도구>

<T-Bag 과 트레일러 가방, 수리도구>

<모기향과 빨래걸이, 고무호스>

<카메라, 태양광 충전기, 아이패드, 충전기, 스피커, GPS>

<버프, 반바지, 져지, 팔토시, 장갑, 고글>

저녁을 먹고 집을 나온 시간이 저녁 8시. 다행히 해가 진 이후라 덥진 않았다.


난지 캠핑장을 가는 도중에 외할머니 댁에 들렀다. 에어콘이 고장이라 선풍기를 틀고 계셨는데, 무척이나 더워보이셨다. 외할머니는 한달 넘게 여행하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셨지만, 한편으로는 젊고 결혼도 안해서 메이는 것이 없으니 좋을 때라고 하셨다.

외할머니가 주신 간식거리와 냉수를 먹고는 다시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난지 캠핑장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서 였다. 며칠 전에 갔던 노을 캠핑장에 비해 샤워실이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한 곳이었는데, 정해진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했다. 밤 11시까지 였는데, 텐트를 치고 짐정리를 하고 나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어쩔 수 없이 등목으로 대신 했다. 캠핑장에 왔을 때는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이 가고 없었다.
야식으로 커피와 과자(곡물과자)를 먹었다.

지금 캠핑장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이글을 쓰고 있다.

내일 부터는 정말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여행이 시작된다.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긴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잘 적응하리라 생각한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동 산108-21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482-300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15.75 km

시간 : 2시간 12분 44초 (2011-08-31 20:50:45 ~ 2011-09-01 00:01:25)

평균 속도 : 7.12 km/h

[지도 정보]

2011년 8월 29일 월요일

프롤로그

3년 동안 바쁜 하루하루를 살면서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괜찮은 직장에 취직도 했고, 다니는 동안에는 먹고사는데도 지장이 없겠다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방에 불을 켰을 때 느끼는 생각은 '이건 아닌데. 내가 생각했던 건 이게 아닌데.' 였다. 이런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갔다.

그 무렵부터 왜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쉽사리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그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나보다 많은 지식을 쌓았고, 더 오랜 인생을 경험했고, 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그들에게 말이다.
'분명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답을 구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날때마다 그들이 썼던 책을 읽었다.
우연하게도 저자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고 종류도 달랐던 그들의 책들이 말해준 것은 한 가지였다.

'하고 싶은 걸 해라'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배웠던 교과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하고 싶은 걸 해라'는 가르침은 받지 못했다.
어쩌면 이상과 현실과는 너무나 큰 괴리가 있어 그런 것 일수도 있겠다.

'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 수 없는가?'
'지금처럼 살아서 먼 미래에 지금의 삶을 후회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한 고민이 점점 더해 가고 있을 때,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한마디가 이에 대한 답을 알려주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배는 그럴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결정을 하고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까지 머릿 속으로만 꿈꿔오던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퇴직 한달 전 부터, 여행에 필요한 장비들을 준비하고 루트를 짰다. 그동안 해왔던 정해진 시간안에 쫓기듯 다녀야 하는 여행이 아닌 나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여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여행의 원칙은 이렇다.

1. 시간에 쫓기지 말 것.
1. 가보고 싶은 곳은 모두 가 볼 것.
1. 즐길 것(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