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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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8일 토요일

6일차 - 돈콘 & 돈뎃 여행 [시판돈]



<돈콘에서의 하루가 밝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가 뜨는 모습을 찍으려 밖에 나갔다가, 여태 보지못했던 동자승들이 탁발 의식을 하는 걸 보았다. 가이드 북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아침을 먹고 8시 반에 돈뎃, 돈콘으로 가는 보트에 올랐다. 총 11명이 탔는데, 한 명이 더 있다며 조금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 한 명은 어제 오후에 봤던 리컴번트 자전거 여행자였다. 자전거와 트레일러를 분리해 배에 실었다. 리컴번트 자전거 여행자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보트를 타는 내내, 소심한 성격 탓에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는 돈뎃에서 내렸고, 나는 돈콘에서 내렸다.



<리컴번트 자전거 여행자와의 뜻밖의 조우>

돈뎃과 돈콘은 사실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선착장에서 1시간 반 정도 가서 돈콘에 도착했다.

<현재 건설 중인 돈콘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건설되면, 배로 버스를 나르는 광경을 더이상 보지 못할테다>


<뭍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실은 보트를 쉽게 볼 수 있다>

<강 양쪽에는 수상 가옥 형태의 방갈로들이 세워져있다>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빌렸다. 자전거를 가져갈까도 생각했지만, 어제 돈콘의 도로상태로 보아 빌리는 편이 나아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섬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돈콘 섬과 돈뎃 섬을 이어주는 다리다>

<돈콘 섬의 유일한 학교>

가장먼저 PB 폭포에 도착했다. 흔히 생각하는 높은 곳에서 물어 떨어지는 폭포는 아니었고, 메콩강의 강물이 모아지는 지점이었다.






또한 비치가 있었는데, 누가 보더라도 비치는 아니고 조그만 모래사장이었다.
하긴 라오스는 바다와 인접해있지 않으니, 이 정도만 되도 비치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라오스의 Beach>

오후 3시까지 처음 배가 도착한 지점으로 돌아와야 했으므로 자전거를 타고, 돈콘 섬의 반대쪽 끝에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닿은 곳이다. 가이드북에는 이곳에서 튜빙을 할 수 있다고 쓰여있어 내심 기대를 했는데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한다. 대신 카약킹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카약킹은 최소 두 명이서 타는 것이라 패쓰.


<돈콘 섬에는 프랑스에서 물자운송을 위해 만든 철로가 있다>

남은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아서 돈뎃 섬에 가보기로 했다.

돈콘과 돈뎃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돈콘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는데, 논과 가축들이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보였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방갈로와 게스트하우스들이 이어졌다.

특히 젋은 서양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오후 3시가 되어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강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 올 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돈콘으로 돌아가는 길>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내일 비엔티안까지 가는 버스에 대해 물어보고 그 자리에서 티켓을 끊었다. 모레 아침이면 비엔티안에 도착할 것이다.

저녁으로는 어제 먹었던 치킨 누들 스프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이 식당은 가이드북에도 소개될 만큼 유명하다. 그래서 저녁 무렵에는 손님들로 웬만한 테이블이 거의 차있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인 Pon 씨의 능숙한 영어솜씨도 한 몫 할 것이다.

시판돈에서의 아쉬운 점 두가지는 튜빙을 해보지 못한 것(사실 방비엥에서 했어야 했다)과 해먹에서 빈둥빈둥 해보지 못한 것이다.

처음 라오스에 왔을 때는 여행기간 동안 어떻게 다녀야 할 지 무척 고민스러웠는데 지금까지는 매우 알차게 보내는 것 같다.

시판돈에 들어와서는 한국사람을 보지 못했다. 같은 아시아 사람으로는 홍콩에서 온 노부부가 유일했다.

숙소 주인에게 내일 일정에 대해 말했더니, 비엔티안까지 가는 버스를 예약해주었다. 내일 오전 11시 30분에 숙소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PS. Pon 씨에게 책갈피를 선물로 주었다. 이틀 동안 큰 불편 없이 보트 및 차편을 예약해준 것과 맛있는 치킨 누들 스프를 만들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말이다.


[로그 정보]

거리 : 67.62 km

시간 : 12시간 8분


평균 속도 : 5.5 km/h

[지도 정보]

2015년 2월 27일 금요일

5일차 - 해가 지면, 사방이 어둠으로 변해버리는 섬 [빡세 - 시판돈(돈콩)]




이번 Sleeping bus 는 어제와는 다르게 출발 전에 물 한 병만 줄 뿐 도중에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예상 도착 시간인 오전 6시가 되어도 도착지인 빡세 버스 터미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어느 정비소에 정차를 했는데,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정차 시간이 길어지자 승객들은 하나 둘 버스 밖으로 나왔고, 비로소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이었다.

<100% 수작업 펑크 수리>

변변한 장비가 없어 수작업으로 교체를 하는 듯 보였다. 이윽고 다시 출발을 했고, 얼마 후 빡세에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버스가 멈췄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곳은 일반 도로변이었고, 아무리 찾아봐도 버스터미널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타이어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도중에 세운 것 같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돈콩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툭툭 기사에게 물어보니, 몇 킬로미터를 더 가면 버스 터미널이 나온단다.
나를 제외한 버스 승객들은 서너명씩 나눠서 툭툭을 잡아타고 출발했다. 때문에 아쉽게도 할아버지와는 작별 인사를 드렸다.


GPS를 따라 수 킬로미터를 달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돈콩으로 가는 버스는 일반버스(45인승)가 아닌 마을버스 크기의 미니버스여서, 자전거를 접어서 차 지붕위에 실었다. 겉보기에 차의 안전에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낡은 버스였다.


버스 기사는 나를 나름 외국인이라며, 기사 바로 옆 조수석에 앉을 수 있는 특혜를 베풀어주었다.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실제 9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연 이틀간 Sleeping bus 에서의 잠이 부족했는지, 덜컹거리는 차안에서도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특별한 버스 정류장 팻말이 없음에도 중간중간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마치 모두가 알고 있다는 듯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종일 내리쬐는 햇볕, 히터로 변해버린 에어컨, 옆자리 운전기사의 시종일관 담배연기, 라디오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까지. 암튼 정신이 없었다.

처음엔 빡세에서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었는데, 결국 4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돈콩은 메콩강으로 둘러싸인 섬이라 뭍에서 버스 채로 보트에 태워, 이동했는데 인상적이었다.

<버스를 배에 실어 강을 건너기 까지>

가까운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내일 일정에 대해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시판돈은 한 특정지역의 이름이 아니고 4000 개의 섬 전체를 말한다. 그 중에 내가 머물고 있는 돈콩 또한 포함되어 있다.

가이드북에도 소개된 돈콩과 돈뎃은 보트를 타고 가는데, 하루에 한번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숙소에서 2박을 예약했기에 내일 오전에 보트를 타고 돈뎃에 가볼 생각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앉았다.




한낮에는 너무 더워, 해질 녘인 5시 이후에 돈콩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이다.

참고로 이 게스트하우스는 와이파이가 돼서 그 동안 접하지 못했던 외부 세계 소식들을 접할 수 있었다.

돈콩은 섬 둘레를 따라 길이 나있어 일주도 가능하다. 하지만 도로 상태가 문제였다. 여기저기 파인 구간과 흙과 돌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 실제 거리는 얼마 안됐지만(약 10 킬로미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
1/4 정도 가다가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숙소로 돌아왔다.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주민들의 집과 논, 밭이 보였다. 소, 돼지 같은 가축들도.

아이들은 뛰노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 아이들은 인사를 건네거나 자전거를 타고 따라왔다 .




어느새 해가 지고 주변이 깜깜해졌는데,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다. 다이나모가 없었더라면 숙소까지 돌아오는데 애를 먹었을 것이다.

내일 이른 아침에 일어나 일주를 제대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깐 둘러봤지만 조용한 섬이라 그런지 문득 전국일주할 때에 다녀왔던 볼음도가 생각났다.

[로그 정보]

거리 : 639.1 km

시간 : 33시간 40분


평균 속도 : 18.98 km/h

[지도 정보]

<비엔티안 - 빡세 - 시판돈>



<돈콩 1/4 일주>

4일차 - 인생의 롤모델을 만나다 [비엔티안 - 빡세]

Sleep 버스에서의 하룻밤을 어렵사리 견뎌내고, 오전 7시 30분경 비엔티안 북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빡세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남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하는 VIP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오전에 출발하는 VIP 버스는 없단다. 아마도 오타인 듯 싶다.

<버스터미널에서는 바게뜨 빵을 판매하는 노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오전에는 일반 local 버스 밖에 없는데, 소요시간이 15~17시간이다. 계산을 해보니 도착시간이 한밤 중이다. 고민 끝에 또다시 저녁에 출발하는 sleeping 버스 티켓을 샀다.

그리고 간밤에 제대로 못 잔 탓에 저녁까지 묵을 숙소를 찾았다. 버스터미널 근처의 숙소를 찾았고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30000킵에 잡았다.

11월 하순이기는 하지만 한 낮에는 서있기만 해도 온 몸에 땀이 흘렀다. 숙소에서 찬물에 샤워를 해도 얼마 못 가서 땀이 말라 다시 더위를 느꼈다. 낮잠을 자고, 버스 출발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Sleeping bus. 이번에는 과연 어떨지?>

Sleeping 버스라서 어제 탔던 버스를 생각했었는데 어제보다 훨씬 시설이 좋았다. 자리가 좀더 넓어졌다고 해야 하나.

출발하기 전에 근처 식당에서 국수를 한 그릇 먹었다. 먹으면 먹을 수록 내 입맛에 맞는다.

버스를 탔는데 옆자리에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신다. 한 눈에 내가 한국사람인 줄 아셨단다. 이유를 물어보니 한국인 친구가 있어서라고 했다. 동양사람으로 보임에도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셨다.

이유를 물어보니,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30년 이상 살았다고 하셨다.
지금은 은퇴 후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참 부러운 인생이다.
또 그는 엔지니어였다고도 했는데 파나소닉에서 TV 1세대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후 미국에서 직장을 다녔다고.
프로그래머로서 코볼을 사용했고 종이에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펀치기계를 사용했다고 했다.
일본과 한국이 점차 비슷해져서 비인간화(기계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걱정하셨는데,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단점이 더 많아졌다고도 했다.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기계에 의존하게 됐다면서.

그는 국적이 미국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면서 자신의 고향인 베트남의 아이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었다.

비엔티안에서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여주기도 했는데, 매일 아침 볼 수 있는 탁발공양을 하는 장면이었다. 아쉽게도 나는 여태껏 보지 못했다.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날에 들르게 되는 비엔티안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보고 싶은 광경이다.
안 되는 영어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같은 분야의 일을 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할아버지와 내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자신의 노후를 즐기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일하는 그런 삶.
또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만들었다는 노래도 들려주었다. 작사, 작곡, 연주까지 모두 직접 만들었단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자신의 프로젝트 홈페이지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단, 1달러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과 함께.

나의 목적지를 물으시길래 시판돈이라고 대답했고, 함께 가자고 하셨다.

몸이 적응한 탓인지, 어제보다는 편하게 잘 수 있었다.

2015년 2월 24일 화요일

3일차 - 루앙프라방 관광 그리고 Sleeping bus 에서의 첫날 밤 [루앙프라방 - 비엔티안]


처음에는 루앙프라방에서 며칠 묵으려고 했다가, 남부 지방을 좀 더 돌아보는게 낫겠다싶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버스터미널에 가서 저녁 8시 30분에 비엔티안으로 출발하는 sleeping bus 티켓을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장소를 위주로 가까운 곳부터 차례대로 돌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솔직히 걸어 다녀도 하루 안에 다 돌 수 있을 정도로 루앙프라방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루앙프라방을 끼고 흐르는 메콩강. 아침부터 낚시그물을 드리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들. 고가의 유명 브랜드들이라니. 의외다>

거의 모든 관광지가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었는데, 별다른 입장권없이도 그전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었다.

첫번째 방문지인 사원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다가 8시가 넘어 티켓을 끊고 다시 들어가 촬영했다.
승복을 입은 동자승들이 문을 열기 전에 청소를 하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는데, 한 손에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진공청소기를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여기저기 뛰노는 닭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동자승들이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원이다>


<청소를 하느라 바쁜 동자승들>




<진공 청소기 소리 때문에 음소거하고 보시길>



<라오스 사원에서는 처마 끝에 달아놓은 별모양의 장식을 흔히 볼 수 있다> 



<뱀(?)모양 조각상의 입에는 어김없이 밥 한 덩이가 들어있다>







두번째로 간 곳은 왕궁박물관이다.
내부 조형물과 전시품들은 촬영이 금지되기 때문에 신발을 벗고 카메라등의 소지품을 사물함에 넣고 들어가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 들른 곳 중에 가장 관광객이 많았다.





<박물관 입장시, 신발을 벗어야 하며, 촬영은 금지되므로 카메라는 따로 맡겨야 한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글보다 그림이 더 이해하기 쉬울 때가 많다>

단체 여행객들은 하나같이 가이드를 대동하며 다녔는데, 여기저기서, 갖가지 다양한 종류의 말들이 들려왔다. 그 중에는 한국어도 있었는데, 덕분에 나도 얼결에 끼어 함께 들었다.

전체적으로 왕이나 왕국에 대한 물건이나 사료들은 많은 반면, 옛날 당시 일반 국민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았다.

왕들의 가계도와 그들이 살던 집, 사용하던 그릇 용품 등.

박물관 전체 건물의 크기에 비해 전시된 물품의 수는 많지 않았다.

박물관에 전시할 물품이 별로 없다기보다는 발굴하고 수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흥미롭게도 지난 왕들이 타고 다녔던 자동차와 그의 운전기사들의 사진을 전시한 곳도 있었다.

그때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창문이 열려있던 전시 차량 중 한 대에 들어갔다. 전시실 밖을 나오니, 배드민턴을 치며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들석하다.

이 나라에서는 박물관이 근엄하고, 따분한 장소가 아니다.



박물관을 나와 사람들을 따라 바로 앞에 보이는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언덕에 올랐다.
멀리 메콩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산 등성이 곳곳에는 불상이 세워져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부처의 발(Buddha's feet)이라는 곳도 있었는데, 사람의 크기라고 하기에는 발모양 자국의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프랑스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집들의 모양이 유럽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다>





<100% 자연친화적인 휴지통>





<산 곳곳에 부처상과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다>


<부처의 발자국보다는 공룡의 발자국에 더 가까워 보였다>

점심을 샌드위치와 레몬주스로 먹고, 버스 출발 시간까지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라오스 재래시장의 모습>

루앙프라방의 명성 때문일까. 메콩강과 인접한 강가에는 모두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역시 자리하고 있었다. 자전거로 돌아보기에는 너무 짧아 같은 곳을 몇 번이고 돌았다.

라오스는 옛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집 구조나 먹는 풍습이 프랑스와 닮았다. 바게트나 프랑스 특유의 가옥구조가 그렇다.

<낯익은 버스의 등장> 

<여행 동안 가장 많이 먹었던 국수, 입에 잘 맞았다>

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에 국수를 먹었는데 무척 입에 맞았다. 돼지고기 국물에 쌀 국수를 넣고 끊인 것인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은 15000킵.

더운 날씨 탓에 그늘을 찾아, 돌아다니던 중에 대통령 기념관(?)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6~7살 되어 보이는 꼬마 대여섯이 다가왔다.

당시 브롬톤을 세워놨었는데, 무척이나 신기해 보였나 보다. 안 되는 언어로 손짓발짓하다가 마침 가져갔던 제기를 꺼내 차는 시범을 보여줬더니 무척이나 좋아하며 아이들끼리 따라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들끼리 제기를 주며가며 차고 놀았다. 헤어질 때는 모두 자전거를 타고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우리나라는 워낙 도로가 잘되어 있는 덕에  sleeping 버스를 타볼 기회가 없다. 기껏 심야버스가 고작인데, 그래서 난생처음 타게되는 sleep 버스에 대해 나름 기대를 했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면서도 잠까지 해결할 수 있는.

하지만 sleeping 버스에 탑승하면서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어제 탔던 VIP 2층 버스를 개조한 것인데, 문제는 누가 봐도 한 사람이 누워야 할 자리에 두 사람의 자리가 배정되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커플들을 제외하면 모두 동성끼리 자리가 배치되었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리에 눕자 버스를 처음 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평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Good night 이라고 농담을 주고 받는가 하면, Sleep 버스에서 특히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 등.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어쩔 수 없다. 앞으로 9시간을 이렇게 가야 한다. 몸을 자리에 구겨 넣고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키가 큰(?) 탓에 다리를 접거나 선반위로 올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이 들고 몇 시간 후,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방송이 나왔다. 아무래도 야식을 먹으라는 얘기였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안개가 자욱한 산 속에 한 식당이 있었고, 그곳에선 식사가 준비되고 있었다. 메뉴는 어제 먹은 것과 동일하게 국수 또는 밥이었다.

새벽의 추운 공기 탓에 대부분 사람들은 국수를 택했다. 그렇게 비몽사몽 식사를 하고 버스에 들어가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서먹한 연인들이라면 꼭 추천하고픈 버스다. 하지만 그외에는 그다지...

PS. 라오스는 배드민턴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곳곳에서 어린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고, 루앙프라방에서는 무려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도 볼 수 있었다.

[로그 정보]

거리 : 271.53 km

시간 : 33시간 20분


평균 속도 : 8.1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