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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7일 금요일

5일차 - 해가 지면, 사방이 어둠으로 변해버리는 섬 [빡세 - 시판돈(돈콩)]




이번 Sleeping bus 는 어제와는 다르게 출발 전에 물 한 병만 줄 뿐 도중에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예상 도착 시간인 오전 6시가 되어도 도착지인 빡세 버스 터미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어느 정비소에 정차를 했는데,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정차 시간이 길어지자 승객들은 하나 둘 버스 밖으로 나왔고, 비로소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이었다.

<100% 수작업 펑크 수리>

변변한 장비가 없어 수작업으로 교체를 하는 듯 보였다. 이윽고 다시 출발을 했고, 얼마 후 빡세에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버스가 멈췄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곳은 일반 도로변이었고, 아무리 찾아봐도 버스터미널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타이어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도중에 세운 것 같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돈콩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툭툭 기사에게 물어보니, 몇 킬로미터를 더 가면 버스 터미널이 나온단다.
나를 제외한 버스 승객들은 서너명씩 나눠서 툭툭을 잡아타고 출발했다. 때문에 아쉽게도 할아버지와는 작별 인사를 드렸다.


GPS를 따라 수 킬로미터를 달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돈콩으로 가는 버스는 일반버스(45인승)가 아닌 마을버스 크기의 미니버스여서, 자전거를 접어서 차 지붕위에 실었다. 겉보기에 차의 안전에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낡은 버스였다.


버스 기사는 나를 나름 외국인이라며, 기사 바로 옆 조수석에 앉을 수 있는 특혜를 베풀어주었다.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실제 9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연 이틀간 Sleeping bus 에서의 잠이 부족했는지, 덜컹거리는 차안에서도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특별한 버스 정류장 팻말이 없음에도 중간중간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마치 모두가 알고 있다는 듯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종일 내리쬐는 햇볕, 히터로 변해버린 에어컨, 옆자리 운전기사의 시종일관 담배연기, 라디오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까지. 암튼 정신이 없었다.

처음엔 빡세에서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었는데, 결국 4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돈콩은 메콩강으로 둘러싸인 섬이라 뭍에서 버스 채로 보트에 태워, 이동했는데 인상적이었다.

<버스를 배에 실어 강을 건너기 까지>

가까운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내일 일정에 대해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시판돈은 한 특정지역의 이름이 아니고 4000 개의 섬 전체를 말한다. 그 중에 내가 머물고 있는 돈콩 또한 포함되어 있다.

가이드북에도 소개된 돈콩과 돈뎃은 보트를 타고 가는데, 하루에 한번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숙소에서 2박을 예약했기에 내일 오전에 보트를 타고 돈뎃에 가볼 생각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앉았다.




한낮에는 너무 더워, 해질 녘인 5시 이후에 돈콩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이다.

참고로 이 게스트하우스는 와이파이가 돼서 그 동안 접하지 못했던 외부 세계 소식들을 접할 수 있었다.

돈콩은 섬 둘레를 따라 길이 나있어 일주도 가능하다. 하지만 도로 상태가 문제였다. 여기저기 파인 구간과 흙과 돌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 실제 거리는 얼마 안됐지만(약 10 킬로미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
1/4 정도 가다가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숙소로 돌아왔다.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주민들의 집과 논, 밭이 보였다. 소, 돼지 같은 가축들도.

아이들은 뛰노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 아이들은 인사를 건네거나 자전거를 타고 따라왔다 .




어느새 해가 지고 주변이 깜깜해졌는데,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다. 다이나모가 없었더라면 숙소까지 돌아오는데 애를 먹었을 것이다.

내일 이른 아침에 일어나 일주를 제대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깐 둘러봤지만 조용한 섬이라 그런지 문득 전국일주할 때에 다녀왔던 볼음도가 생각났다.

[로그 정보]

거리 : 639.1 km

시간 : 33시간 40분


평균 속도 : 18.98 km/h

[지도 정보]

<비엔티안 - 빡세 - 시판돈>



<돈콩 1/4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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