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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138일차 - 지난 3주동안 느낀 점들 [Pailin]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제에 이어 비가 내린다. 계획대로,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오전에는 국경 넘어 시작될 태국 여행 루트와 일정을 확인했다. 숙소에서 약 85 km 떨어진 찬타부리까지 가는 루트를 확정했다.
그곳은 나름 큰 도시라 Booking.com 에 등록된 숙소도 몇 군데 있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비 소식이 없다.
오후에는 가이드북에 나온 이곳 파이린에 소개된 장소들을 둘러봤다. 모두 불교사찰들이다. 생각해보면, 캄보디아에는 마을마다 최소 한 곳은 불교 사찰이 있는 듯 하다.
불교 사찰에 가면, 승복을 입은 어린 동자승들을 볼 수 있다. 사찰안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숙소도 있고, 교육을 받기위한 학교 같은 건물들도 있다. 바탐방에 봤던 한 사찰에서는 영어와 한자를 가르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찰이라고 해서 종일 불교 경전만 읽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시장에 들렀다. 파이린도 꽤 규모있는 도시라, 시장 또한 제법 크다. 시장의 중심부에는 보석을 사고 파는 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다. 이런 상점들은 바탐방에서도 자주 봤다. 캄보디아 북서부 쪽이 보석으로 유명한가보다.


<사찰로 들어가는 곳. 천장마다 경전의 구절과 그림이 동화처럼 그려져있다>


 <뭔가 만화를 보는 느낌이다>




PS1. 캄보디아에서는 각 마을 입구마다 화려한 건축물들이 서있다. 물론 베트남에서도 있었지만, 캄보디아가 더 화려하다.

PS2. 오늘로서 캄보디아에 들어온지 3주가 되었다. 베트남을 거쳐 입국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18km 정도만 가면, 태국이니, 뭔가 아쉽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국경과 국경도시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조금 특별하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도 모르고,
캄보디아에서의 만났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이들 덕분에 무사히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
캄보디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어디서든 Hello 를 외쳤던 아이들이다. 빈도 수로 보자면 중국 < 베트남 < 캄보디아 순이다.
캄보디아를 달리면서, 해먹에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베트남에서도 가끔 보긴 했지만). 처음에는 저 사람들은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나고 자랐다면, 어떨까? 아마 나도 그랬을 것이다.
문득 김남희 작가의 책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각자 삶의 속도가 다르고,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어느누구도 '너무 느리다' 고, 또는 '너무 빠르다' 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겨우 3주동안을 여행한 이방인으로서는 더더욱.

PS3. 전에 언급했지만, 마을마다 국제(International) 학교들이 꽤 있다. 대부분 서구의 교육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어와 영어를 병기한 표지판이나 상점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학교, 심지어 불교 사찰에서도 영어를 가르친다. 자원봉사의 경우도 가장 많은 분야가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때문인지는 몰라도 프놈펜에서 만난 사람들은 영어를 어느정도 구사했다.

PS4. 캄보디아 물가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중국, 베트남보다도 비싸게 느껴졌다. 특히 과자, 음료수 등의 공산품들.
가장 큰 이유는 자국 브랜드가 없고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들이라는 데 있다. 대개 자국 브랜드가 수입산보다 저렴하기 마련인데, 자국 브랜드가 없다보니,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가격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에서 팔리는 가격 그대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통해서 느낀 것 한가지는 시장에 자국 브랜드 상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잘 사는 나라 라는 것이다.

137일차 - 국경에 다가갈수록 오르막은 시작되고 [Battambang - Pailin]

태국 국경으로부터 10 여 킬로미터 떨어진 파이린을 목적지로 잡았다. 바탐방으로부터 약 85km 거리.

일찍 출발하기 위해,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5시가 넘어 출발하려고 했다.
대부분 숙소는 체크인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이 이후에는 출입문을 잠근다. 숙소 직원이 문 근처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잠겨 있더라도 그에게 부탁하면 문을 열어준다. 지금까지 이런식으로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자고 있던 직원을 깨워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열쇠가 없단다. 열쇠는 다른 직원이 가지고 있는데, 그는 아침 6시에 온단다. 할 수 없이, 방으로 돌아가 기다려야 했고, 6시가 넘어 출발할 수 있었다.


바탐방을 벗어나자, 한적한 시골길이 나타났다. 오가는 차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오전 7시가 넘으면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으로 보아, 지나가는 소나기는 아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다시 출발했다.

국경에 점차 가까워져서 일까, 지뢰를 조심하라는 표지가 자주 눈에 띈다. 캄보디아를 다니면서, 여러 선진국(미국, 독일, 일본, 호주, 캐나다)들이 캄보디아를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재 복원, 지역 개발, 특히 지뢰 제거는 일본과 함께 하는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는 거의 산을 보지 못했다. 대부분 평지라 어디를 보더라도 끝없는 평원이 보일 뿐이었다.
파이린에 가까워 올수록, 주변에 산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오르막 언덕길도 이어졌다. 최고 해발고도가 무려 250m 다.
너무 오랜만에 오르막이라 그런지 예전보다 힘들게 올라갔다.



<태국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PS.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물가가 주변 국가들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늘 파이린을 가는 도중 우연히 들른 길가 식당에서 먹은 4000리알의 소고기 볶음밥은 이런 생각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대도시나 유명한 관광지에서 오래 체류하다보니, 그곳의 물가에 맞춰 생각하게 되었다. 그곳을 조금만 벗어나도 훨씬 저렴하게 여행할수 있다.

PS2. 오늘 종일 비가 왔다. 예보를 보니, 내일도 비 소식이 있다. 아침 날씨를 봐서 하루 더 머물까 생각 중이다.

PS3, 시장을 들렀다가, 노점상에서 파는 군것질 거리를 샀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길래, 나도 따라 구입한 것이다. 뭔가 했는데, 먹어보니, 바나나를 구운 것이다. 약간의 양념을 했는데, 먹어 보니 익지 않은 바나나를 따서 만든 것 같다. 바탐방에서 3000 리알을 주고 산 바나나 한송이가 생각났다. 막상 먹으려고 보니, 하나도 익지 않아 떪어서 먹지못하고 버렸는데, 이렇게 먹는 방법이 있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86.57 km
누적 거리 : 7846.04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136일차 - 바탐방 탐방 [Battambang]

규모로만 보자면 바탐방은 걸어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가이드북에 나온 장소들의 위치를 GPS 에 등록해 다녀 보기로 했다.
바탐방 근교에도 볼 만한 것들이 있지만, 걸어가기에는 멀고, 그럴려면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러기는 싫어서 시내 탐방만 하기로.

시내를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강이 있는 것은 시엠림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 강을 건너기 위한 다리 그리고 다리 양편에 노점 식당들이 있는 것 또한 그랬다.
통상 9월은 캄보디아에서 일년 중 가장 많은 비가 오는 시기이다. 하지만, 평년에 비해 올해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바탐방을 가로 질러 흐르는 강의 수위가 많이 낮아보였다. 내가 알기로 이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시엠림까지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상태면 운행이 불가능해 보였다.
오늘 둘러본 곳은 불교사찰 그리고 옛날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당시에 만들어진 건물들이었다. 캄보디아에 들어온지 3주가까이 되다보니, 이런 건물들을 봐도 별로 감흥이 없다. 그곳이 그곳 같았다.
이제 캄보디아를 떠날 시간이 온건가?







<사립학교를 광고하는 현수막. 은근히 많다>

<캄보디아 국립은행 건물.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다>

<정말로 지어진지 60년이 되었을까>

<동네 이발소 모습> 

 <바탐방 기차역.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시계가 8시 2분에 멈춰져 있다> 








PS. 내가 넘으려는 국경은 포이벳이 아닌 파일린 근처의 국경이다. 이곳을 과연 자전거로 넘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위해 검색한 결과, 외국인 자전거 여행자가 올린 글을 찾을 수 있었다. 2012년에 올린 글이니, 아마도 믿을만하지 않을까.

PS2. 카나디아 은행에서 90 달러를 인출했다. 소액이라 시티은행이 아닌 하나은행 체크카드를 이용했다. 인출 후, 잔고를 확인했더니, 시티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다. 수수료 4달러의 압박이 크다.

2017년 12월 30일 토요일

135일차 - 온라인보다 저렴하게 숙소를 얻는 방법 [Krong Serei Saophoan - Battambang]

아침부터 비가 온다.
그는 오늘 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포이벳으로, 나는 바탐방으로 가기위해 숙소 앞에서 서로의 여행에 행운을 빌며 헤어졌다.

바탐방까지는 약 60여 킬로미터. 지금까지의 날씨라면 길어야 두 세시간 비가오고 개었어야 하지만, 종일 먹구름이 뒤덮고선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그나마 장대비는 아니어서, 달리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정오를 조금지나 숙소에 도착했다.
전에 얘기했지만, 요즘은 Booking.com 에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는다. 대신 숙소의 가격과 위치만 알아보고, 찾아간다. 비수기이기 때문에 방이 없는 경우는 없었고, 이렇게하면 온라인으로 예약할 때보다,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체크인이 가능하다. 숙소에 따라 1~2 불 정도되는데, 아마도 Booking.com 에 주는 수수료 같다.
온라인으로 알아본 가격은 12불, 주인이 특별히 나에게만(자전거 여행자라서) 11불에 줄테니,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못이기는 척 알았다고 했다. ㅋㅋ

바탐방은 꽤 유명한 관광지다. 그래서 숙소도 많고, 시장도 크다. 짐을 정리하고, 저녁 장을 봤다.
내일은 바탐방 시내를 둘러볼 계획이다.

 <나도 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자전거를 보니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68.12 km
누적 거리 : 7759.4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134일차 - 황당한 사고 그리고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 [Siem Reap - Krong Serei Saophoan]

6일만에 다시 자전거 여행모드다. 머무는 동안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럼에도 정든 숙소를 떠나려니 괜시리 아쉬움이 든다.
예전처럼 더위를 피하기위해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정각 5시에 숙소를 나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사방은 깜깜했다. 하지만, 부지런한 캄보디아 사람들. 도로에는 툭툭과 오토바이들이, 거리에는 장사를 시작하려는 식당들이 문을 열었거나 열기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시엠림시내에 들어서자 반대편 차선으로 관광객을 실은 툭툭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아마도 일출을 보기위해 앙코르 와트로 향하는 것일 테다. Royal 공원에 아침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이후 태국과의 국경 도시 포이벳으로 향하는 도로로 접어든다. 오늘의 목적지는 100 km 정도 떨어진 시소폰이다.
시엠림 공항까지는 도로 양쪽에 초호화 호텔이 이어지다가, 시엠립을 벗어나자 전형적인 농촌풍경이 펼쳐졌다. 오전 6시가 넘으면서 반대편 차선의 오토바이들이 더더욱 많아진다. 모두 시엠림으로 출근하는 행렬이다.
여느날 같았으면, 일출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기온이 올라가면서 더워질텐데, 7시가 지나도록 해가 보이지 않는다. 구름에 가린 것이다. 자전거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목적지를 약 20여 킬로미터 앞둔 지점.
갑자기 뒤에서 오토바이가 왼쪽 리어 패니어를 치고 앞질러 갔다. 충격 때문에 패니어는 자전거와 분리되면서 도로에 나뒹굴렀고 오토바이도 얼마못가 중심을 못잡고 넘어졌다.
한쪽 패니어가 분리되면서 무게균형이 기울면서 나 또한 순간 중심을 잃어 넘어질 뻔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도로에 오가는 차량이 없어서 큰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도로 밖에 자전거를 눕혀놓고, 패니어를 수습하러 갔다. 한쪽 끝이 뜯겨져 있었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짜증이 났다

오토바이에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타고 있었는데, 운전했던 아저씨가 한쪽 어깨를 쥐며 괴로워했다. 뒤에서 받았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유추해보건데, 오토바이 뒤 양쪽에  짐을 싣기위해 설치한 구조물에 패니어가 걸리면서 사고가 난 것 같다. 당시 도로에 오가는 차량없이 혼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어서 왜 사고가 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제껏 여행하면서 이런일이 없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아저씨의 오토바이를 수습하고, 아주머니는 아저씨를 부축하고는 근처 가게로 들어갔다. 그들에게 패니어 수리비를 달라고 할 수는 없고, 그래서 그냥 갈까하다가, 번역앱으로 몸이 괜찮은지 물었다.

캄보디아어로 번역된 글을 아주머니에게 보여줬는데, 글을 잘 모르는지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읽어서 알려주었다. 크게 우려할만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아 보였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 후 짐정리를 하는데,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What happen?"

문을 열어보니, 고글을 쓴 여자가 서있었고,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I come from Korea"

그 사람은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였다. 숙소 입구에 세워둔 내 자전거를 보고 누군지 궁금해서 내 방을 두드렸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난 건 처음이다.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나와 비슷하게 지난 5월 초에 출발했고  중국 - 베트남 - 캄보디아 순으로 여행을 했단다. 여자 혼자서 자전거 여행을 하다니 참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그는 외국 생활의 경험이 많아, 여행 도중 친구나 교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여행 중에도 꾸준히 블로그도 운영하고, 책도 낸다고 하니,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다. 내일 태국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곳에서 인도를 9개월 체류한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기로 했다고.


 <캄보디아의 로터리마다 볼 수 있는 구조물>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09.46 km
누적 거리 : 7691.35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133일차 - 시엠림에서의 마지막 날 [Siem Reap]

시엠림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은 쉬는 날이다. 오전 중에 장을 보고 돌아와 자전거를 손봤다.
이곳의 날씨 패턴은 오전 내내 맑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오후 2시 무렵부터 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식이다.

PS. 시엠림에는 슈퍼마켓들이 여러군데 있는데 가장 많이 이용했던 곳이 Lucky 다. 장보러 나갔다가 Asia 슈퍼마켓에 들러 손바닥 보호대를 구입했다. 스폰지가 들어있어 기존에 쓰던 라이딩 장갑보다 훨씬 손이 편하다.

2017년 12월 29일 금요일

132일차 - 앙코르 유적 관광 #4 [Siem Reap]

앙코르 유적 관광의 마지막 날. 
티켓에는 이미 2개의 구멍이 나있다. 참고로 내가 구입한 3일짜리 입장권의 경우, 유효기간이 1주일이고, 그 안에 3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발바닥 통증도 있고,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갈 계획이라,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다.


표를 검사하는 곳을 들러 티겟을 보여주는데, 검사하는 직원이 나를 알아본다.

"전에 걸어서 앙코르 와트를 여행했었지?"

하루에도 많은 외국인이 앙코르 유적을 방문하는데, 나를 기억할 정도면,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무척 드문가 보다.
이미 방문했던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을 지나, 더 멀리 뒤쪽에 있는 유적들을 보러 갔다.
도중에 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의 비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내리기 때문에 근처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비는 30분 정도 이어졌고, 이후 비가 잦아들더니, 구름이 거치고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이드북에 나온 곳들을 위주로 돌아다녔다. 가장 유명한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를 제외하면 관광객들도 적고 오가는 차량도 적어서 호젓하게 다닐 수 있다.
세 군데를 돌아보고 나서, 앙코르 와트에서 꽤 멀리 떨어진 Bacong(바콩) 사원으로 이동했다. 구글맵으로 보니, 거리만 무려 30km 다. 위치를 보니 시엠림에 도착하던 날, 이미 지나쳤던 길목에 있었다.
제대로 된 표지판이 없어서,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오후 3시가 넘어 도착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맑던 하늘은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와 있었다.

지금까지 봤던 앙코르 사원과는 달리, 정사각형 모양의 탑 기둥에 각 모서리마다 사자상을 조각해 넣은 것이 특이했다.
관람을 마치고 시엠립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흙비 혹은 산성비였는지, 빗물이 눈에 들어갈 때마다, 따가워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시내에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PS. 3일간의 앙코르 유적 관광이 끝났다. 워낙에 큐모가 커서 둘러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름 왠만한 곳은 다 봤다고 생각한다. 여행동안 느낀 것은 이 엄청난 구조물들을 남긴 옛날 크메르 인들의 솜씨도 대단하다고 느꼈고, 언제까지 이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했다. 지진이라도 난다면...
앙코르 유적으로 인한 여행 수입이 캄보디아 전체 경제수익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들었다. 캄보디아 정부차원에서 잘 보존하여,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유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적지를 갈때마다 해외의 원조를 받는다는 문구를 자주 본다>

131일차 - 앙코르 유적 관광 #3 [Siem Reap]

이틀 동안 무리해서 걸은 탓일까? 어제 저녁부터 발 바닥이 아프다.
자전거를 타는 근육과 걸을 때의 사용하는 근육이 달라서 탈이 났나보다. 그래서 오늘은 앙코르 유적을 가지 않고, 가까운 시엠림 구경에 나섰다.

숙소에서 약 4km 정도 거리지만, 걷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
Lucky supermarket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500 리알에 시간 제한없이, 주차가능), 돌아다녔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시엠림 시내에서 볼만한 것은 앙코르 국립 박물관 정도다. 대부분 숙소나 식당, 시장들이 밀집되어 있어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끌만하겠지만, 나로서는 별로 볼 것이 없었다.
국립박물관은 앙코르 유적에서 발굴된 유물 중 일부를 전시해둔 곳이다. 또한 앙코르 와트나 앙코르 톰 그리고, 시대별 유적의 의미나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알기쉽게 설명해준다.

입장료 12달러 외에 오디오 가이드(3달러)를 이용하면 더 이해하기가 편하다. 특히 영상자료가 많아 좋았다. 앙코르 유적을 실제 방문하기 전에 이곳에 들러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가면 더 유익할 것 같다.
입장료가 비싸서 그런지 에어컨도 빵빵하고, 무엇보다 관람객들이 많지 않아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 Royal garden 에서 점심을 먹고, 시엠림 시내에 있는 불교사원(Wat Preah Prom Rath)에 갔다. 앙코르 유적을 다녀온 뒤라 큰 감흥은 없었다. 이후 Night market 에 갔다. 낮시간이라 몇몇 가계만 문을 열었다.
우연히 들어간 상점에서 부탄가스를 파는 걸보고 잠시 망설였지만,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국립 박물관>







 <부탄가스는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PS. 숙박을 3일더 연장했다. 내일은 지금껏 가보지 못한 앙코르 유적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