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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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7일 일요일

에필로그

전에도 썼지만, 미얀마는 원래 루트에는 빠져있던 나라였다. 국경을 통해 인도 입국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급하게 경로를 변경하고 여행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입국 첫날부터 하루에 서너시간만 전기를 쓸 수 있고, 샤워기가 아닌 바가지로 목욕을 해야하는 숙소에서 지내야 한다는 현실은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다특히나 바로 전 국가가 태국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태국과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여행 초반부에는 과연 무사히 미얀마를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자문했었다.

도로상태나 교통 문화 그리고 전기나 물 같은 생활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여행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과 자연이었던 것 같다.
그들, 그리고 그것과의 만남은 불과 몇시간, 또는 순간 찰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때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릴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태국과 인접한 국경을 지날 때와 인도와 인접한 국경을 지날 때, 양쪽 길에 늘어선 임시 텐트촌들을 봤다. 처음에는 이곳이 난민과 빈민들을 위한 장소인 줄 몰랐다. 한달 넘게 비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물을 얻으려고 기계를 동원해 산에 구멍을 뚫어 우물을 파는 모습을 자주 봤지만, 성과는 별로 없어 보였다.

얼마전 치뤄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당이 압승을 거뒀다는 뉴스를 전해들었지만, 내가 지나갔던 곳들은 특별한 일 없이 평소와 다를바 없어 보였다.
마을마다 최소 한 개 이상의 불교 사찰이 있었는데, 마을의 규모가 클 수록 사찰 역시 크고 화려했다. 또한 마을 입구에서 마이크에 스피커를 연결해 주문을 외거나 노래를 틀고, 그 앞에 여성들이 놋 그릇에 돌을 넣어 시끄럽게 흔드는 모습을 자주 봤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이렇게 하면, 지나가는 차량이 돈을 그릇에 넣는다는 것이다. 그 돈으로 사찰을 보수하거나 새로 짓는다고. 실제로 개보수하는 사찰을 자주 봤다. 
이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차라리 탑을 짓는데 쓸 돈을, 주민 생활 개선을 돕는데 쓰면 좋을 텐데.
지금껏 가본 동남아 국가 중에 가장 폐쇄적이었던 미얀마는 종교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었다.

아무튼 28일이라는 빡빡 일정(사실 인도 비자 받는 기간을 빼면, 실제 기간은 23)에 약 1600km 거리를 달려야 했던 나라였다.
꼭 가보고 싶었던 곳(특히 인레호수, 제대로 보지 못한 바간)을 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사고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PS. 다이어트 관광(?)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미얀마를 추천하고 싶다. 양곤과 만달레이를 제외하면, 외국 패스트푸드 식당을 찾을 수 없다. 이는 곧 미얀마 요리만 먹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금 규모있는 중소 도시의 경우 Chinese(아마 미얀마 식당을 제외하면 가장 많을 듯한) 식당이 있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여행하면서 뚱뚱한 미얀마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나는 가장 큰 이유를 미얀마 음식의 경우 꼭 채소, 야채를 함께 곁들여 먹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S2. 이미 언급했지만, 미얀마를 자전거로 여행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금이 아닌 향후 몇 년 후라면 달라지겠지만.

PS3. 그렇다면, 미얀마를 자전거로 여행해서 안 좋은 점만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좋은 점은 아래와 같다.

1. 뒤에 아무리 빵빵대도 그냥 무시하게 된다.
2. 울퉁불퉁한 포장도로가 나와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포장도로라니!).
3. 만일 인도를 갈 예정이라면, 좋은 예행 연습을 한 것이다(과연 인도는 어떨지?)

2020년 5월 16일 토요일

247일차 - 쉽지않은 인도 입국 첫 날 [Tamu - Moreh]

미얀마 비자가 만료되는 날.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인도로 넘어가야 했다.
어제 국경 사무소에서 오늘 오전 중에 다시 오라고 했기에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맞춰 출발 준비를 했다.
패니어를 싣는데, 새로운 여행용 자전거가 보인다. 마침 bill 아저씨와 자전거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무려 4년 넘게 세계일주 중인 일본 자전거 여행자였고, 오늘 오전에 인도에서 미얀마로 넘어왔다고 했다. 앞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거쳐 본국으로 돌아갈 거라고.

앞으로의 루트가 비슷해서 서로의 여행 정보를 공유했다.

오전 11시 쯤, 숙소를 출발해, 국경 사무소에 도착했다. 가자마자 경비원이 "Hello Korean" 하고 나를 알아본다.
어제처럼 여권과 special permit letter 를 가지고 사무실로 향했다. 어제 봤던 담당자가 있었다.
여권과 letter 를 건네받더니, 별 질문도 없이 흔쾌히 출국 도장을 쾅 하고 찍어준다. 1분 남짓이나 걸렸을까.
그와 악수를 하고나서 그가 "Safe journey!" 라고 했다.
드디어 인도에 들어가는 가는구나.

사무실에서 나와 다리를 건넜다. 건너자마자 보이는 표지판에는

"Welcome to India"
"Traffic direction is left side"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태국과 같은 왼쪽 차선이 진행방향인 것이다. 인도로 넘어오긴 했지만, 아직 실감은 나지 않았다.
표지판에 나온 방향을 따라 올라가니, 검문소가 나온다. 군인이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더니, 도장을 받아오란다.
방금 받아온 도장을 보여주니, 그것은 타무, 즉 미얀마 쪽에서 받은 거고, 인도 쪽에서 받아야 하는 도장이 있어야 한단다.
어디서 받아야 하냐고 물어보니, 내가 건너온 다리와 지금의 검문소 중간에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받아오란다.

다리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고, 주변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건물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나는 생각에 다시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그때 반대편에서 걸어올라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어 그들에게 물어봤다. 그들의 대답은 내 생각과 마찬가지로 그쪽에는 그런 건물이 없다는 것.

다시 검문소로 향했다. 방금전 나에게 말했던 군인이 마치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말했다.

"못 찾았어? 앞으로 쭉 가면 경찰서가 있어, 거기가서 도장을 받으면 되."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런 비슷한 경험을 국경을 지날 때마다 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경찰서에 가서 도장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여기서 얼마 떨어진 곳에 세관 사무소가 있으니 거기가서 먼저 custom clear 를 해오라고 했다.

물어물어 사무소를 찾아가 담당자가 건내준 문서 양식을 작성했다. 금이나 보석류, 고가의 제품을 들여왔는지 등을 묻는 것이었는데,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가방 갯수를 적는 항목에는 자전거를 타고왔다고 하니, 하나(1)로 적으란다.

별다른 문제없이 마무리하고 경찰서로 돌아왔다. 담당 직원이 건네준 2장의 문서 양식을 작성해야 했다.
인적 정보와 얼마나 인도를 여행할 건지, 언제 나갈 건지, 다음 행선지 등을 물었다.
이를 작성한 후에야 오늘 날짜가 찍힌 입국 도장을 여권에 찍어주었다. 모든 절차가 끝난 줄 알았지만, 그는 나에게 종이 쪽지에 뭔가를 적어주면서, 임팔(Imphal)에 가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유인 즉슨, 오늘 받은 도장은 인도 입국 승인 절차가 완료된 것이고, 모레(Moreh), 즉 마니푸르의 경우 군사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경우, 등록(register)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등록 사무소가 임팔의 경찰서에 있다는 말이었다.

일단 그렇게 경찰서를 나왔다. 이제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야 했다. 인도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오전에 만난 일본 여행자와 얼마 남지 않은 미얀마 돈을 루피로 환전하긴 했지만, 그 돈(400루피)으로는 숙박비를 지불할 수 없었다.
구글 지도에 표시된 모레 중심의 은행에 갔지만, ATM 기기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앞에 있는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고장이 났단다. 언제 고쳐지냐고 물어보니, 곧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히는 모른단다.
은행 안을 들여다보니, 사람들이 돈을 인출하려고 길게 줄을 서있다.
뭔가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종이에 자신의 통장 정보를 기입하고, 창구에 내면 돈을 주는 것 같았다. 그것도 인출 한도 금액이 있는 것 같았다.
경비원에게 다른 곳에 ATM 기기가 있냐고 물어보니, 모레에는 이곳 1대 뿐이란다. 다른 은행도 찾아갔지만, 돈을 찾으려고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만 보일 뿐이었다.
가지고 있던 달러를 환전하려고 물어봤더니, 환전은 안된단다. 미얀마-인도 friedship 시장의 미얀마 side 로 가야 한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다. 기다린다고 해도, ATM 이 언제 고쳐진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때가 시간이 오후 1시 무렵이었다. 모레에서 머물려던 계획을 바꿔 임팔로 출발했다.
임팔까지는 거리만 100km 가 넘고, 중간에 고도가 1500m 가 넘기 때문에 오늘 중으로는 가기 어렵다. 아마 도중에 캠핑을 해야할 것이다.

모레에서 벗어나자마자 경사가 급한 오르막 길이 이어졌다. 트럭들도 한번에 오르기 힘든, 매케한 매연을 뿜으며 올라가는 그런 길이다.

도로의 표시판이 모두 영어로 되어 있는 걸보니, 인도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오르막을 오르는 구간마다 여러 마을(village)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가 된지 얼마되지 않아 마을 입구마다 이를 축하하는 장식들이 걸려 있었다. 미얀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고도가 500~600m 지만, 보이는 풍경과 모습은 중국 티벳으로 가는 도로에서 봤던 느낌과 비슷했다.

워낙 길의 경사가 심하고, 8자 도로의 연속이라, 많은 차량들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미얀마와의 국경에서 거래한 물품을 싣거나, 사람을 태운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이중에는 어제 같은 검문소에서 봤던 서양외국인과 미국인 커플을 태운 차량도 있었다.

군사보호지역이라는 말처럼 구간마다 차량을 세워두고 검문 검색을 하는 검문소가 여러군데 있었다. 다행히(?) 이륜차는 예외였다. 한번은 검문소 군인이 신기했는지 지나가는 나를 불러 세웠다. 아무 문제도 없는 여권을 이리저리 뒤적이더니,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인도의 표준시간은 미얀마보다 무려 1시간이 더 느리다. 인도 첸나이 같은 도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곳 마니푸르 기준으로는 정확하지 않은 시간이다인도 표준시간으로는 오후 4시였지만, 이미 해는 지고 주위는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캠핑할 장소를 물색했지만, 미얀마 처럼, 도로 옆에 텐트를 칠 만한 공간이 있을 정도로 산새가 완만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꺾어지는 코너에서 텐트를 칠 만한 곳을 찾았다. 텐트를 치면서 든 생각은

'이곳이 군사보호구역이라 야영이 가능할까?'
'아까 군인들이 차를 타고다니며 여기저기 보초를 서고 있던데'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안되면 다른 방법이 있겠지.
이때 고도가 700m 남짓. 한기가 느껴졌다. 결국 침낭을 꺼냈다.
인도에서의 첫날 밤. 쉽지않다

<4년차 일본 자전거여행자. 내공이 느껴졌다> 

<노란색 철재다리를 건너면 인도다>

<인도는 좌측통행이다>

<인도 세관사무소>

<인도-미얀마 국경시장>

<릭샤를 다시보게 되다니. 인도에 온 게 맞다>

<임팔에 가면 CID office 를 가야한다>


<영어와 힌두어로 적힌 표지판>

<영어로 적힌 표지판이 반갑다>



PS. 모레에서 임팔로 오는 길에 있는 마을(village)에는 군부대가 함께 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33.25 km
누적 거리 : 11748.6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246일차 - 예상치못한 인도 입국 거절 [Tamu]

어제 미리 답사를 다녀왔고, 국경 출입 사무소가 숙소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천천히 오전 10시가 넘어 출발 준비를 했다.
짐을 싣고 있는데, 어제 숙소에서 잠깐 본 외국인 커플과 숙소 직원이 뭔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후 외국인이 오더니, 나에게 물었다.

"혹시 인도에서 넘어왔어?"
"아니 오늘 인도 들어갈건데..."
"나도 인도 가려고 하거든. 그런데 직원이 그러는데, 외국인은 입국이 안된데."
"정말?"
"지금 직원이 아는 사람한테 확인해보려고 전화해본댔어"
"어쨌든 난 가서 시도해 볼거야"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일단 가서 빨리 확인해봐야 했다. 숙소를 나와 10분 정도를 달려 검문소가 있는 다리 앞에 다다랐다. 그리고는 비자와 여행사로 부터 받은 special permit letter 를 가지고 국경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는 서양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사람이 앉아 있었다그는 나를 보더니, 오늘 인도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주었다.
그의 옆에는 이곳 직원들과 그들의 상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큰소리로 뭔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잠시후 한사람이 오더니, 나와 서양 관광객에서 문서 한장을 보여주었다.

내용인 즉슨, 마니푸르(내가 입국하게되는 지역)와 미얀마 정부는 2년마다 한번씩 국경 협정을 통해 외국인 및 내국인에 대한 허가를 갱신한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 협정이 안되었기 때문에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언제 협정이 되냐고 물어보니, 그건 모른단다.
내가 미얀마 비자 만료가 내일이라고 하니, 내일 다시 오란다. 내일 Moreh 까지는 입국시켜주겠다면서.

잠시 후, 숙소에서 봤던 외국인 커플도 도착했다. 그들도 마찬가지 대답을 들었다.
결국 발길을 돌려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 연장. 내일은 미얀마 비자가 만료되기 때문에 반드시 넘어가야 한다.

<미얀마 국경 사무소 앞에 있는 표지판. 여행사로부터 받은 special letter 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우연히 발견한 Tamu 도서관>






<자료를 위한 스캐너와 프린터>

<무선 공유기가 있어, wifi 를 사용할 수 있다>


PS. Tamu-Moreh 국경이 통과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다. 게다가 새로운 정책이나 규칙이 적용되는 연 초 라는 점이 약간 불안하긴 했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PS2.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public library 라는 팻말을 보았다. tamu 에 도서관이라니.
호기심에 들어가보았다. 서가에는 약간의 책(거의 대부분 제본판이었다)과 신문이 있었다. 2층에는 디지털자료실로서, 분야별로 CD rom 타이틀이 있었다. 컴퓨터 및 그래픽 분야를 보니, 1999년도의 색바랜 cdrom 타이틀 표지가 보인다. 이렇게 구경을 하는데, 양곤에서와 마찬가지로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여기저기 설명해주고 구경시켜주었다. 태양열 배터리를 사용하는 스캔 및 프린트가 가능한 방, 그리고 무료로 wifi 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AP 가 설치된 방등.
tamu 는 오후 6 ~ 10시 까지만 전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이 외의 시간에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발전기를 돌리든가 아니면 태양전지를 사용해야 한다.
WiFi 는 써봤는데, 속도가 꽤 괜찮았다.

PS3. 저녁은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 자전거 여행자인 bill 아저씨와 함께 먹었다. 아저씨는 엊그제 인도에서 미얀마로 들어왔고, 앞으로 태국을 거쳐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는 3개월간 인도 북동부 지역(west bengal, assam, arunachal pradesh, nagaland, manipur)을 여행했다고 했다. 그의 웹사이트를 가보니, 그는 많은 여행 경험을 가진 자전거 여행자였다. 그가 여행한 루트는 나의 앞으로의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245일차 - 국경의 생소한 풍경들 [Khampat - Tamu]

타무까지는 60여 킬로. 오랜만에 여유있게 라이딩을 시작했다.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신기한 광경가운데 하나는 교회가 많다는 것이다. 오히려 불교 사원보다도 교회가 훨씬 많다. 무슨 이유일까.

타무(Tamu)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가 넘어서였다. 숙소가 많다는(A lot) 말을 들었는데, 왜 나한테는 안 보이는 건지. 
숙소를 찾아 국경근처까지 가봤지만, 숙소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경찰서에 갔다. 경찰관의 말로는 타무에는 숙소(she o ca 쉐오카)가 딱 한군데 있단다. 그래도 있다니, 다행이다.
그가 알려준 방향대로 갔지만 단번에 그곳을 찾을 수는 없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체크인 할 수 있었다.
이 곳 역시 오후 5 30분 부터 10 30분 까지, 5시간 동안만 전기 사용이 가능했다.



<기혼자라면 속도를 낮추라는 의미겠지. 그럼 미혼자는?>


<쓴지 며칠 안됐을 듯>




<오늘의 점심 메뉴>



<오른편 길은 국경 사무소로 연결되어 있다>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 자전거여행자 Bill 아저씨>

PS. 숙소를 찾다가 알게된 사실은 구글 지도 상에 미얀마에서 인도로 연결된 도로는 두 곳이다. 두 곳 중 한 곳은 출입 가능한 국경이 아니고 미얀마와 인도의 국경(friendship) 시장 안에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나머지 한 곳은 다리로 연결된 곳으로서 옆에 출입국 국경 사무소가 있다.

미얀마와 인도 간의 타무-모레 국경은 공식적인 국경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트럭 같은 차량은 출입이 안되는 것 같다. 단지 승용차나 이륜차, 또는 도보로만 국경 통과가 가능하다. 이같은 추측은 국경 출입국 사무소 옆 다리의 넒이나 높이를 고려했을 때 가능하다.

PS2. 흔히 국경 도시에서는 현 국가와 인접한 국가의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저녁을 먹을 겸 밖에 나갔다가, 우리나라 라면을 파는 상점을 발견했다. 양곤 이후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타무에서 볼 줄은 몰랐다. 라면을 사려고 하니, 주인이 "expired" 라고 한다. 봉지에 보니, 유통기한이 적혀있었고, 3개월 정도가 지나 있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3개월 정도야 하는 생각에 구입했다. 몇 달 만에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다행히 먹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56.1 km
누적 거리 : 11715.3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244일차 - 인도-미얀마 우정 프로젝트 [Kalewa - Khampat]

듣던 대로 지난 3일 동안보다 훨씬 양호한 도로가 이어졌다. 가끔씩 지난 비포장 구간이 있긴 했지만.
강 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구간은 산안개와 더불어 오랜만에 자전거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Khampt 으로 향하는 도로로 접어들자, 더이상 비포장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달리면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1. 이 도로의 이름은 India-Myanmar Friendship road . 아마 인도와 함께 만들었을 것이다. 마치 태국-미얀마 국경 근처에서 봤던 도로처럼. 인도의 기술력이 미얀마보다는 앞설테니, 이런 괜찮은 도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2. 도로 주변에 유난히 군부대가 많다. 미얀마를 여행하다보면, 군부대를 많이 보게 되는데, 가장 잘 지어져 있는 곳이 바로 군대다. 아무래도 군사 정권이다보니, 이곳에 돈을 가장 많이 들이는 것 같다.

오후 3시가 넘어 Khampt 에 도착했다. 숙소를 찾기위해 마을을 한바퀴 돌았지만 찾을 수 없어, 경찰서를 찾았다. 숙소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물으니, Immigration 사무실이 있으니, 거기서 잘 수 있다고 했다어디냐고 물으니, 자기가 지금 그곳에 가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는 오토바이였고, 나는 자전거.
그가 저멀리 속도를 높여 먼저 출발했다. 이후 그를 따라 언덕을 넘어 가는데, 그는 온데간데 없고, 어떤 남자가 앞에서 서라는 손짓을 한다.
서니, 다짜고짜 묻는다.

"지금 어디가?"
"immigration office"
"여기가 immigration office 인데"
"아 그래? 난 여기서 잘 수 있다고 해서"
"누가 그래?"
"경찰관이... (이후 자초지종을 설명)"

그는 처음에는 Immigration 에서는 잘 수 없고, 경찰서에는 잘 수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두 곳 모두에서 잘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자려면, 타무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때 시간이 5시 무렵.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짜증이 일었다. 타무까지는 50 여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 오늘 가는 건 무리다. 어쩔 수 없이 캠핑을 해야 했다. 가는 길에 간단하게 먹을 저녁거리를 사고, 타무쪽으로 출발했다.

며칠 전, 산 중 캠핑 때보다는 적당한 장소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길 옆의 공사 현장이 있어, 보이지 않는 구석에 텐트를 쳤다.

이제 내일이면, 인도 국경에 닿는다.


<먹는 물을 제외한 나머지는 강물을 길어다 사용한다>


<묵었던 숙소>

<인도-미얀마 우정 프로젝트 표지판. 여기 이후로부터 포장도로가 시작되었다>

<거리표시가 모두 마일이다>


<인도와의 접경지역에 다다르자, '인도-미얀마 우정 도로' 가 시작되었다>





<인도와 가까워지면서, 영어로만 적힌 표지판이 등장했다>

<별. 사진보다 실제 더 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PS. 기침이 쉬이 낫질 않는다. 내일 라이딩 때문에 약을 먹지도 못한다. 국경을 넘어가면, 모레(Moreh)에서 푹 쉬어야 겠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06.21 km
누적 거리 : 11659.2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