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이곳으로 이전했습니다. 또는 구글 앱스토어에서 'likewind' 를 검색해서 설치해주세요. 설치링크

2017년 3월 26일 일요일

674일차 - 갈리시아에 들어오면서부터 달라진 것들 [오 세브레이로 - 트리아카스텔라]

오늘은 그나마 짧은 거리의 21 킬로미터 남짓 걸었다. 시작부터 산길이 시작되었고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어제 멋진 풍광을 자랑하던 시야는 안개에 가려버렸다. 비가 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보다 이른 3시 무렵 숙소에 도착했다.

<갈리시아에 들어오면서부터 표지석마다 산티아고까지의 거리가 적혀있다>


<바에는 다양한 종류 술을 구비하고 있다.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누가 가운데 머리를 빗으로 빗겨줬을라나. 최신 스페인 스타일인 듯>






<갈림길을 알리는 표지판. 내일 걸을 때 만나게 될 것이다>

<브라질에서 왔다는 자전거 순례자. 자전거는 여기와서 빌렸다고 한다>

<진수성찬의 저녁식탁. 매콤얼큰한 해물탕, 과일 샐러드, 파스타 등등>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1.21 km
누적 거리 : 654.88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673일차 - 갈리시아에 들어오다 [빌라프란카 - 오 세브레이로]

<숙소에서의 아침식사>

난이도로만 꼽자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힘든 구간이었다. 고도는 첫날 론세스바예스보다 낮았지만. 그날 이후 거의 처음으로 차도 같은 우회로가 없는 100% 산 길을 걸었다(등산을 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올라가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보이는 풍광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최고의 뷰 였다. 고도는 1500 미터가 안되지만 마치 중앙아시아의 3000 미터 이상에서만 볼 수 있는 풀과 나무 그리고 작은 산촌마을들. 바로 마셔도 될 것 같은 맑은 시내가 흐르는 길이 이어졌다.

<산티아고까지 고작 200 Km>




<점심. 순례자 메뉴>

<마을을 지나면서 보게되는 묘지(or 납골당)>






<채 녹지 않은 눈. 이곳의 기온을 가늠케 했다>



<표지석. 이제부터는 갈리시아 지방>


<자전거를 타고 다운힐을 즐길 수도 있다>

몇몇 산 언덕을 넘어 목적지인 오 세브레이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무렵. 걸은 거리도 30 킬로미터였지만, 오르막 덕에 다른 날보다 더 오래 걸렸다. 다행히 해가 길어져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노을이 지는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갈리시아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문어요리, 뽈뽀(가운데). 그리고 된장국 비슷한 맛의 갈리시아 스프(오른쪽 하단)>

PS. 출발하기전 숙소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순례하는 스페인 순례자를 만났다. 걷기에도 힘든 길을 어떻게 왔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신 참 대단해요' 라는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는 없었지만, 즉석해서 사진 찍자고 청했다. 그리고 엄지 척!


PS2. 스페인은 낮잠시간 씨에스타가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식사를 늦게 한다. 오늘도 오후 1시무렵 점심을 먹기위해 한 마을의 식당을 찾았다. 돌아온 대답은 샌드위치만 될 뿐 요리는 안된다는 것. 오후 1시 반이나 되어야 가능하단다. 결국 그 시간까지 기다렸다. 평소 같으면 손님이 원하면 그냥 할 것 같은데. 이곳 사람들은 여유가 있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욕심이 없는 걸까.

PS3. 점심을 먹다가 스페인의 지역주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아저씨로부터). 스페인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데 갈리시아, 바르셀로나, 그외 지방. 바르셀로나는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각 지방마다 음식. 문화 그리고 말도 다르다고. 공립을 뜻하는 '무니시팔'이라는 단어도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순타' 라고 부른단다. 또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해서 치즈가 유명하다는.

PS4. 최근들어 갈리시아 지방의 알베르게에는 부엌에 조리 기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마전에 불이 나서 그렇다는데, 그럼 조리기구를 가지고 다녀야 하나.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8.65 km
누적 거리 : 633.6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672일차 - 버려야 하는 여행 [폰페라다 - 빌라프란카]

아침부터 비가 내려 우비를 입고 출발. 이번이 두번째 순례길이라는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서면 비도 많이 오고 특히 음식 문화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조금씩 오르막 길이 이어졌다. 이따금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거친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했다.

<점심 만찬>

<3월. 봄이 오고 있다>

목적지인 빌라프란카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으면서도 일반 관광지라서 숙소가 많았다. 평소에 머물던 공립(무니시팔)이 아닌 사설에 묵었는데 오후 4시가 넘어 체크인할 때까지 우리 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시설도 한동안 관리를 안한 듯하고.

체크인 후 동네 한바퀴를 돌고 오니. 지현씨가 이곳에서 일전에 도난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까페에 올라온 글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스페인 순례자들의 평도 좋지 않다고. 다른 숙소로 옮길까 생각했지만. 이미 돈도 지불한 상태고, 결국 중요한 물품은 안전하게 직접 소지하고 다니기로 했다.

산 기슭에 위치한 이 마을. 꽤 마음에 든다. 내가 좋아하는 대형마트 Dia 도 있고. 멋진 성당도 두 군데나 있다. 아저씨, 지현씨와 저녁을 먹으면서 이 여행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을 이야기 했다. 자연스럽게. 아저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버려야하는 여행이라고 했다. 나는 뭘 버려야 할까.






<상당히 새련되 보이는 쓰레기통. 종류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PS. 마을에서 종종 중국 상점을 본다. 우리로 치면 다이소 같은 곳인데, 안 파는 물건이 없다. 대부분 중국산 제품들이고, 품질은 약간 의심스럽지만, 가격이 워낙에 저렴하다보니 장사가 꽤 되는 모양이다.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4.76 km
누적 거리 : 605.0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