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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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8일 화요일

1일차 - 긴장 속에 시작된 여행의 시작 [집 - 국제여객터미널 - 서해]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뭔가 좀 달랐다.

우선 밤을 새서 짐을 싸지 않았고, 그래서 무려  12 시 전에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런데도 뭔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랄까? 내가 그렇게도 고대하던 꿈이었는데.
이 기분은 뭐지?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들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드디어 출발 하는 날.

어제까지 비가 와서 날씨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외할머니 댁에 가서 인사를 드렸는데, 외할머니께서 우시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났다.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3~5년 후에나 돌아올텐데
외할머니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꼭 살아계시겠다'고 했다.

<외할머니 건강하세요 ^^>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오전 10시에 집을 나섰다



인천 국제 여객선 터미널까지는 전에 이미 몇 번 가본 터라 낯설지 않았다. 오후 3시쯤 터미널에 도착했다.



오후 4시가 넘어 표를 구입하고(다행히 빈 객실이 있었다), 짐을 부치러 갔다. 노트북이 들어있는 패니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패니어를 부치기로 했는데, 짐 검사 도중 연료로 가져가려던 가솔린이 문제가 되었다. 사정을 설명했지만, 어쩔 수 없이 쏟아버리고 빈 연료통 채로 부쳤다.
또한 이후 문제가 될만한 과도와 라이터 역시 제외했다.  


잠시후, 부모님이 터미널에 오셨다. 집을 떠날때 터미널에 안오시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몇 년간 못 볼 수도 있는 만큼 아쉬움이 크셨나보다. 조금 있다가 형과 형수님도 오셨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지자 점차 많은 사람들이 터미널로 모여들었다. 거의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다. 자전거 그리고 노트북이 든 패니어, 핸들바 패니어를 들고 세관 검사장으로 향했다.



세관직원이 자전거를 보더니 가장 마지막에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중국에서 자전거여행을 할 거라고 했더니 정말 조심하라고 했다. 도로의 차량과 도난을 특히.

자전거는 X-Ray 검사대에 들어가지 않아 분해를 해야 하나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그럴 필요는 없었다. 검사 후 1층으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배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버스대신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되는지 물었더니, 무조건 버스에 싣고 가야 한단다부피가 커서 가능할까 싶었는데, 다행히 실을 수 있었다.

<버스에 싣고나서>

배 앞에 도착해서는 계단을 통해 선실의 입구까지 올라가야 했다. 자전거를 짊어지고 입구에 다다르니 승무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전거 세울 곳을 알려주었다. 자전거 자물쇠를 채우고 티켓에 적힌 방을 찾아갔다.



배정된 방은 4인실 이었는데, 이미 중년의 한국인 한 분이 먼저 와 계셨다. 이후 다른 사람이 더 타는가 싶었는데, 결국 이분과 둘이서 친황다오까지 가게 되었다.


오늘 하루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마치 하루가 1년 같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PS. 밤 늦게까지 이 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여행루트

이분은 중국에서 18년 동안 사업을 하셨다고 했다. 중국 여행 루트를 말씀 드렸더니, 시안에서 충칭, 난닝 구간의 길이 무척 험해서 어려울 것이라고 하셨다
자전거의 경우 고속도로 이용이 안되고 구지방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도에서 처럼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돌고 돌아서 가야 한다고
그래서 내가 당초 예상한 총 거리 3500 Km 보다도 더 긴 5000~6000 Km 정도가 될 거라고도 하셨다. 

또한 대도시면 몰라도 소도시나 시골의 경우 숙소잡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치안문제도 그렇고.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부분이긴 했지만, 10년 넘게 살아오신 분의 얘기를 들으니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 
일단 친황다오에 며칠간 머물면서 관련 정보를 찾아봐야 겠다.



사업차 이 배를 수년간 이용했던 이분의 말씀에 따르면 이 배를 처음에는 한국 회사에서 운영을 했단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중국으로 운영권이 넘어갔단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본 승무원들은 모두 중국인이고, 영어나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 듯 보였다. 선내방송도 중국어로만 나올 뿐이었다.
중국 회사에서 운영하면서 부터 배에 문제가 많아졌다고 한다이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중국사람이고 한국사람은 거의 이용을 안한다고 했다

작년에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몇 개월 동안 이 배를 운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유는 이 배가 국제 여객선 규격을 갖추지 못해서라고. 아직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다시 운행은 하고 있지만 통과되면 이 배를 전수조사 해야 할 것이라고도 하셨다.

개인적으로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배 안에서 흡연이 허용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객실문을 닫았음에도 환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담배연기는 참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에서 배를 탔지만, 한국인에게 이 배는 외국 배나 다름없었다. 나 또한 이 배에서는 외국인이나 다름 없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58.87 km
누적 거리 : 58.87 km

[지도 정보]



[고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