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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6일 일요일

673일차 - 갈리시아에 들어오다 [빌라프란카 - 오 세브레이로]

<숙소에서의 아침식사>

난이도로만 꼽자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힘든 구간이었다. 고도는 첫날 론세스바예스보다 낮았지만. 그날 이후 거의 처음으로 차도 같은 우회로가 없는 100% 산 길을 걸었다(등산을 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올라가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보이는 풍광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최고의 뷰 였다. 고도는 1500 미터가 안되지만 마치 중앙아시아의 3000 미터 이상에서만 볼 수 있는 풀과 나무 그리고 작은 산촌마을들. 바로 마셔도 될 것 같은 맑은 시내가 흐르는 길이 이어졌다.

<산티아고까지 고작 200 Km>




<점심. 순례자 메뉴>

<마을을 지나면서 보게되는 묘지(or 납골당)>






<채 녹지 않은 눈. 이곳의 기온을 가늠케 했다>



<표지석. 이제부터는 갈리시아 지방>


<자전거를 타고 다운힐을 즐길 수도 있다>

몇몇 산 언덕을 넘어 목적지인 오 세브레이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무렵. 걸은 거리도 30 킬로미터였지만, 오르막 덕에 다른 날보다 더 오래 걸렸다. 다행히 해가 길어져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노을이 지는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갈리시아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문어요리, 뽈뽀(가운데). 그리고 된장국 비슷한 맛의 갈리시아 스프(오른쪽 하단)>

PS. 출발하기전 숙소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순례하는 스페인 순례자를 만났다. 걷기에도 힘든 길을 어떻게 왔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신 참 대단해요' 라는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는 없었지만, 즉석해서 사진 찍자고 청했다. 그리고 엄지 척!


PS2. 스페인은 낮잠시간 씨에스타가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식사를 늦게 한다. 오늘도 오후 1시무렵 점심을 먹기위해 한 마을의 식당을 찾았다. 돌아온 대답은 샌드위치만 될 뿐 요리는 안된다는 것. 오후 1시 반이나 되어야 가능하단다. 결국 그 시간까지 기다렸다. 평소 같으면 손님이 원하면 그냥 할 것 같은데. 이곳 사람들은 여유가 있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욕심이 없는 걸까.

PS3. 점심을 먹다가 스페인의 지역주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아저씨로부터). 스페인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데 갈리시아, 바르셀로나, 그외 지방. 바르셀로나는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각 지방마다 음식. 문화 그리고 말도 다르다고. 공립을 뜻하는 '무니시팔'이라는 단어도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순타' 라고 부른단다. 또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해서 치즈가 유명하다는.

PS4. 최근들어 갈리시아 지방의 알베르게에는 부엌에 조리 기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마전에 불이 나서 그렇다는데, 그럼 조리기구를 가지고 다녀야 하나.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8.65 km
누적 거리 : 633.6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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