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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4일 화요일

3일차 - 루앙프라방 관광 그리고 Sleeping bus 에서의 첫날 밤 [루앙프라방 - 비엔티안]


처음에는 루앙프라방에서 며칠 묵으려고 했다가, 남부 지방을 좀 더 돌아보는게 낫겠다싶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버스터미널에 가서 저녁 8시 30분에 비엔티안으로 출발하는 sleeping bus 티켓을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장소를 위주로 가까운 곳부터 차례대로 돌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솔직히 걸어 다녀도 하루 안에 다 돌 수 있을 정도로 루앙프라방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루앙프라방을 끼고 흐르는 메콩강. 아침부터 낚시그물을 드리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들. 고가의 유명 브랜드들이라니. 의외다>

거의 모든 관광지가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었는데, 별다른 입장권없이도 그전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었다.

첫번째 방문지인 사원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다가 8시가 넘어 티켓을 끊고 다시 들어가 촬영했다.
승복을 입은 동자승들이 문을 열기 전에 청소를 하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는데, 한 손에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진공청소기를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여기저기 뛰노는 닭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동자승들이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원이다>


<청소를 하느라 바쁜 동자승들>




<진공 청소기 소리 때문에 음소거하고 보시길>



<라오스 사원에서는 처마 끝에 달아놓은 별모양의 장식을 흔히 볼 수 있다> 



<뱀(?)모양 조각상의 입에는 어김없이 밥 한 덩이가 들어있다>







두번째로 간 곳은 왕궁박물관이다.
내부 조형물과 전시품들은 촬영이 금지되기 때문에 신발을 벗고 카메라등의 소지품을 사물함에 넣고 들어가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 들른 곳 중에 가장 관광객이 많았다.





<박물관 입장시, 신발을 벗어야 하며, 촬영은 금지되므로 카메라는 따로 맡겨야 한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글보다 그림이 더 이해하기 쉬울 때가 많다>

단체 여행객들은 하나같이 가이드를 대동하며 다녔는데, 여기저기서, 갖가지 다양한 종류의 말들이 들려왔다. 그 중에는 한국어도 있었는데, 덕분에 나도 얼결에 끼어 함께 들었다.

전체적으로 왕이나 왕국에 대한 물건이나 사료들은 많은 반면, 옛날 당시 일반 국민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았다.

왕들의 가계도와 그들이 살던 집, 사용하던 그릇 용품 등.

박물관 전체 건물의 크기에 비해 전시된 물품의 수는 많지 않았다.

박물관에 전시할 물품이 별로 없다기보다는 발굴하고 수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흥미롭게도 지난 왕들이 타고 다녔던 자동차와 그의 운전기사들의 사진을 전시한 곳도 있었다.

그때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창문이 열려있던 전시 차량 중 한 대에 들어갔다. 전시실 밖을 나오니, 배드민턴을 치며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들석하다.

이 나라에서는 박물관이 근엄하고, 따분한 장소가 아니다.



박물관을 나와 사람들을 따라 바로 앞에 보이는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언덕에 올랐다.
멀리 메콩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산 등성이 곳곳에는 불상이 세워져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부처의 발(Buddha's feet)이라는 곳도 있었는데, 사람의 크기라고 하기에는 발모양 자국의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프랑스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집들의 모양이 유럽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다>





<100% 자연친화적인 휴지통>





<산 곳곳에 부처상과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다>


<부처의 발자국보다는 공룡의 발자국에 더 가까워 보였다>

점심을 샌드위치와 레몬주스로 먹고, 버스 출발 시간까지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라오스 재래시장의 모습>

루앙프라방의 명성 때문일까. 메콩강과 인접한 강가에는 모두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역시 자리하고 있었다. 자전거로 돌아보기에는 너무 짧아 같은 곳을 몇 번이고 돌았다.

라오스는 옛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집 구조나 먹는 풍습이 프랑스와 닮았다. 바게트나 프랑스 특유의 가옥구조가 그렇다.

<낯익은 버스의 등장> 

<여행 동안 가장 많이 먹었던 국수, 입에 잘 맞았다>

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에 국수를 먹었는데 무척 입에 맞았다. 돼지고기 국물에 쌀 국수를 넣고 끊인 것인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은 15000킵.

더운 날씨 탓에 그늘을 찾아, 돌아다니던 중에 대통령 기념관(?)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6~7살 되어 보이는 꼬마 대여섯이 다가왔다.

당시 브롬톤을 세워놨었는데, 무척이나 신기해 보였나 보다. 안 되는 언어로 손짓발짓하다가 마침 가져갔던 제기를 꺼내 차는 시범을 보여줬더니 무척이나 좋아하며 아이들끼리 따라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들끼리 제기를 주며가며 차고 놀았다. 헤어질 때는 모두 자전거를 타고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우리나라는 워낙 도로가 잘되어 있는 덕에  sleeping 버스를 타볼 기회가 없다. 기껏 심야버스가 고작인데, 그래서 난생처음 타게되는 sleep 버스에 대해 나름 기대를 했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면서도 잠까지 해결할 수 있는.

하지만 sleeping 버스에 탑승하면서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어제 탔던 VIP 2층 버스를 개조한 것인데, 문제는 누가 봐도 한 사람이 누워야 할 자리에 두 사람의 자리가 배정되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커플들을 제외하면 모두 동성끼리 자리가 배치되었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리에 눕자 버스를 처음 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평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Good night 이라고 농담을 주고 받는가 하면, Sleep 버스에서 특히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 등.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어쩔 수 없다. 앞으로 9시간을 이렇게 가야 한다. 몸을 자리에 구겨 넣고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키가 큰(?) 탓에 다리를 접거나 선반위로 올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이 들고 몇 시간 후,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방송이 나왔다. 아무래도 야식을 먹으라는 얘기였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안개가 자욱한 산 속에 한 식당이 있었고, 그곳에선 식사가 준비되고 있었다. 메뉴는 어제 먹은 것과 동일하게 국수 또는 밥이었다.

새벽의 추운 공기 탓에 대부분 사람들은 국수를 택했다. 그렇게 비몽사몽 식사를 하고 버스에 들어가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서먹한 연인들이라면 꼭 추천하고픈 버스다. 하지만 그외에는 그다지...

PS. 라오스는 배드민턴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곳곳에서 어린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고, 루앙프라방에서는 무려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도 볼 수 있었다.

[로그 정보]

거리 : 271.53 km

시간 : 33시간 20분


평균 속도 : 8.1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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