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의 아침은 도시보다 더 일찍 시작된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부터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어두워지면 딱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일찍 자게 된다는 것.
그래서 핸드폰 알람을 8시로 맞춰놨지만 6시에 눈이 자동으로 떠졌다.
밖은 환했고, 곧 이윽고 산 안개가 짙게 드리워졌다.
늦은 아침을 먹고, 어제 못한 오늘 야영에 대한 결재를 위해 관리 사무소로 걸어내려갔다.
처음 올라올때 정말 멀구나 생각했었는데, 걸어 내려가는데만 40분 정도가 걸렸다(약 2 킬로미터)거리가 조금 가깝기만 했어도, 근처 시내로 부식을 사러 나갔을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야영장으로 오니, 나가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운장산 휴양림이 지금까지 가본 휴양림들보다 좋은 점이 있다면, 바로 옆에 계곡이 있다는 것이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정말 맑고,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수량이 많았다.
정오를 넘어서면서, 날씨가 더워 온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가서 샤워를 할까하다가 계곡을 보니 들어가서 입수를 하는 편이 좋겠다 싶었다. 어짜피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으니, 웃통을 벗고 들어갔다. 계곡물은 차가우면서도 시원했다.
그동안 제대로 마르지 않았던 빨래와 태양광 충전기를 데크 위에 꺼내 놨다. 약 25% 정도 충전된 것 같다(아이패드 기준).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두팀이 들어왔다.
오늘은 혼자서 안자도 되겠다. 오후 내내 대전에서 샀던 책(지리산 행복학교)을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깔깔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읽고 나서, 지리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PS. 며칠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계곡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쏟아진다. 과연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산은 보물단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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