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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5일 토요일

294일차 - 운수 없는 날 [Auraiya - Firozabad]

하루 종일 뭔가가 꼬인 날이다.
앞 바퀴 바람이 빠지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아침마다 출발 전에 바람을 넣고 있다.
튜브의 공기 밸브를 열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공구통에서 맥가이버 칼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어제 자전거를 세워둘 때, 공구통을 끼워두었는데, 누군가 통을 열고 맥가이버 칼만 가져간 것이다.
이른 새벽이라 리셉션에는 아무도 없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작정하고 가져간 걸 찾을 수 있을까?

캄보디아, 미얀마를 여행할 때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인도에서 도난이 발생한 것이다. 얼마전 뺑소니 사고 이후, 현지인이 말했던 "여기는 인도다" 라는 점을 간과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달린지 30 km 가 넘었을 때, 물통을 숙소에 두고 온 것을 알았다. 멘붕 상태여서 제대로 확인을 안하고 출발한 것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갈 엄두가 안났다. 결국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속상하고 화가 났다. 
그냥 하루빨리 인도를 벗어나고픈 생각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다녔는데, 하나같이 가격이 비쌌다. 다음 마을까지 좀더 달려서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해서 찾은 숙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다음 마을, 그 다음 다음 마을까지 가다보니, 아그라(Agra)에 불과 40 km 떨어진 곳 까지 갔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더 달리기는 무리였다.

구글 지도에 보이는 숙소들을 찾아다니는 데, 가격이 가장 비싼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숙박 불가였다.
결국 가장 비싼 곳에 체크인을 했다. 여러모로 속상한 하루다.

속도계를 보니 150km 를 넘게 달렸다. 몸 컨디션도, 날씨도, 바람도 아닌 숙소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PS. 오늘 돌아다녔던, 숙소 중 한 곳에서, 'Aisa subject' 라는 것에 대해 들었다. 인도와 가까이에 위치한 네팔, 인도네시아 국민은 체류가 가능하다고 했다.

"국적이 어떻게 되죠?"
"한국이요"
"그럼 체류할 수 없어요. 네팔이나 인도네시아 국민만 체류가 가능합니다"

PS2. 라이딩을 하면서 짜증 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오토바이들이 일부러 속도를 줄이면서 옆으로 붙는 경우다. 

PS3. 부식으로 꼭 구입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우유와 식빵이다. 식빵은 인도의 왠만한 상점에서는 대부분 팔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우유인데, 냉장보관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있는 도시에서만 살 수 있다. 분말 가루로 된 우유가 있긴 하지만, 한번 사서 먹어본 결과, 내 입맛에는 별로.
우유(liquid milk) 가 있는지 물어물어 파는 곳을 알아냈다. 500ml 를 달라고 했더니, 담을 통이 있어야 한단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게 아닌, 직접 짠 우유를 파는 것이다. 
우유를 사가거나, 사려는 사람들을 보니, 모두들 하나같이 통을 들고 있다. 내가 한동안 난감해하고 있자, 고맙게도 누군가가 플라스틱 통을 건네주었다. 결국 그통에 우유를 담아 가져올 수 있었다.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서는 이런식으로 우유를 팔고 또 구입한다. 


<국민 스포츠답게 공터에서 크리켓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뭔가 축제를 하는 듯>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51.06 km
누적 거리 : 14355.3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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