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소르 궁전 개장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왔다. 마이소르 시내를 걷다보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모양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궁전 안에 카메라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나와 있는데, 실제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었다. 다만 궁전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궁전 밖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
입장료 200 루피에는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권이 필요했다. 나처럼 미리 준비해가지 않은 사람은 2000 루피를 deposit 으로 내야 했다. 2000 루피가 없어서, 전재산이었던 1300 루피와 휴대폰, 숙소 방 열쇠까지 deposit 으로 냈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지만, 영어로도 궁전 곳곳을 둘러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원래있던 궁전은 1800년대 후반, 불에 타 사라졌고, 지금의 궁전은 영국인에 의해 1912년 재건축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 때문에 당시 영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흔적이 여러 군데 있다. 인도와 유럽의 건축양식이 혼재된 듯한.
궁전 안에는 당시 마이소르 왕국의 왕족 사진과 그들이 사용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왕의 중요한 행사 때,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벽면에 그려져 있었는데, 문화를 이해하기 쉬었다.
천장에는 색색깔의 스테인드 글라스, 천장으로부터 이어진 샹들리에, 벽면의 화려한 장식들이 유럽의 흔적이라면, 천장에 그려진 힌두교의 3대 신(God)인 브라만, 비슈누, 시바의 그림, 불교도(?)를 형상화한 그림들은 인도의 흔적이었다.
이외에도 사자, 독수리, 악어, 코끼리 같은 동물들이 성 곳곳에 장식되어 있었다.
궁전 안을 돌아보면서, 혹시 옛날에 봤던 기억이 있는 곳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모든 곳이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궁전을 나와 성 둘레를 걷기 시작했다 .
'찾았다'
사진 처럼 남아있는 기억의 몇장 중 하나. 성 벽 근처에서 문득 14년 전 그 때, 여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니 그리고 아직까지 남아있다니 신기했다.
내일 도착하게 될 뱅갈로르에서는 이런 기분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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