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은 14년전 살던 동네를 찾아가볼 것이다.
얼마 전까지 살던 지역이름을 '사다시요나가르' 로 알고 있었는데, 이 지명으로 아무리 검색해봐도 찾을 수 없다는 결과만 나왔다. 구글맵 상에서 얼추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의 마을 이름들을 차례차례 확인해갔다.
그중에 가장 비슷한 이름인 'Sadashivanagar(사다쉬바나갈)' 이 있었다. 아마도 이곳인 것 같다.
아침일찍 숙소를 나와 구글이 알려준 경로를 따라 걸었다. 당시 같은 학교 선배 8명과 함께 여러 개의 방이 있는 큰집을 빌려서 생활했다. 지금도 기억에 하는 건, Sadashivanagar 가 꽤 부촌이었다는 점이다. 잘 정비된 길과 마당을 낀 단독주택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용했다. 보통의 인도 마을과는 좀 거리가 있는 분위기였다.
1. Sadashivanagar
'Sadashivanagar' 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구글맵 덕분에 여기까지는 왔지만, 여기서부터 집을 찾아갈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어제 MG road 만 해도 대부분 몰라볼 정도로 많이 변했기 때문에, 이곳 역시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당시에는 필름카메라 뿐이어서, 집과 주변을 찍은 사진이 없다. 순전히 기억에만 의존해서 찾아가야 한다.
사방을 둘러봤다. 혹시 기억이 떠오르는 곳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비슷한 곳이 있으면 그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군데군데 어딘가 낮익은 광경이 나타났다. .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추듯, 예전에 릭샤에서 내려 집으로 갔을 때를 상상하며 이어진 길로 들어갔다.
길은 거의 바뀌지 않았지만, 집과 건물들이 바뀌어서 동네를 몇 바퀴나 돌았다. 마침내, 살았던 집으로 예상되는 곳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그 집은 변하지 않았다. 대신 그 주변의 집들이 바뀌어 있었다.
집을 한참 보고 있자니, 옛날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미쳐 몰랐던 사실도 알았다. 집은 2층이었고, 우리는 1층에서 살았다. 옆집에는 다른 과 형들이 살았었다.
14년 만에 다시 돌아온 만큼, 잊어버리지 않도록 사진을 여러장 반복해서 찍었다. 집에는 누군가 살고 있는 듯 했다.
그렇게 집을 보고 돌아오는 길. 항상 집에 갈때면 들렀던 식당(정확하지는 않고, 위치가 대략 비슷한 곳의)에서 그때 처럼 도로를 바라다보며 마살라 도사를 먹었다. 잠시나마 시간을 돌려 그때로 돌아간 듯 느껴졌다.
PS. 다음 행선지인 함피(Hampi)에 가기위해 교통편을 알아봤다. 처음에는 함피를 건너뛰고 고아(Goa)로 바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고아를 가는 길목에 함피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해당 날짜에 기차표가 없었다. 버스는 자리가 있었지만, 12~14시간을 타고 가야 했기에 상상만해도 온몸이 나른해졌다. 쉬어갈겸, 결국 함피로 결정했다. Sadashivanagar 에 가는 도중에 뱅갈로르 기차역에 들러 표를 예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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