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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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31일 일요일

39일차 -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섬 [흑산도 - 가거도]

오전 5시 반에 일어나서 흑산도 전망대에 올랐다.
흑산도 전망대는 꼬불꼬불한 언덕 길로 유명하다. 끌바로 정상에 올라서니 흑산도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운좋게 해가 뜨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우연하게 전망대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시는 중년의 아저씨 한분을 만났다.



40년 동안 서울에서 살다가 4년 전에 흑산도에 왔다고 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지 100 일 정도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전망대 업힐을 끌바로 올라왔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꾸준히 전망대를 오르내린 결과, 지금은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올 수 있다고.

이분은 흑산도에서 자전거 대여업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자전거의 좋은 점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주셨다.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하루에 30-40 분 정도 탈 수 있는 언덕 코스를 찾을 것
2. 기어는 30단, 브레이크는 유압이면 더이상의 옵션은 사치다


 
<흑산도 전망대 오르는 길>

해변으로 돌아와서, 10시 배를 타기위해 짐을 정리하는데, 한 분의 스님을 만났다.
내가 현재 다니는 여행에 대해서 여러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해변을 나와 터미널로 가는 중에, 전에 만났던 스님을 다시 만났는데, 나를 부르셨다.

그리곤, 비닐 보따리를 주시더니 떡, 삶은 계란, 사과, 음료수 등을 넣었다고 가져가라고 하셨다. 여행할 때는 잘 먹어야 한다면서 나중에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너무도 감사했다. 배 시간 때문에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흑산도 절에 있다고 하셨는데, 나중에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

12시가 넘어서 가거도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렸을 때의 첫 인상은 푸른 하늘과 바다, 백령도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했다.

<접안 시설에 그려진 삽화가 눈에 띈다>


<지난 여름 태풍 때문에 무너진 방파제. 자연의 힘은 놀랍다>

가거도는 도로가 하나 뿐이다. 여객 터미널이 있는 1구와 산하나를 넘어 있는 반대편의 2구를 연결한다. 최근 3구도 생겼다.

<산을 따라 이어져 있는 하나뿐 인 도로>

일단 자전거와 트레일러를 등대 옆 컨테이너 박스 옆에 세워두고 가거도 트레킹에 나섰다(도로의 경사를 보고는 자전거로 가겠다는 생각을 바로 접었다). 1구에서 2구까지의 거리가 4 킬로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둘러 볼수 있다.

<최남서단 섬에도 없는 게 없다>

가거도의 주택은 섬의 언덕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구석구석에 작은 골목들이 아름아름 이어져 있다. 바다가 없었다면, 아마 산동네로 착각했을 것이다.

<집집마다 파란색의 물탱크가 있는 것은 빗물을 모으기 위함이 아닐까>

도중에 흑산도 대합실에서 만났던 분을 만나 술을 한잔 얻어 먹으면서 가거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중국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섬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에는 중국 본토가 보이기도 한다고. 옛날부터 중국어선들이 자주 드나들던 곳이어서 이곳 사람들과 물물교환도 하고, 해상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이곳에 며칠간 머무르기도 했다고 한다.

가거도는 지금까지 가봤던 섬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다. 바위, 나무, 꽃, 물빛들.
보이는 것마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1구에서 2구로 가는 도로>

<2구의 모습. 갈지자의 길은 1구로 연결되어 있다>

<어지러운 계단을 내려가면 낚시를 할 수 있는 방파제로 연결된다>

2구에 가서, 나를 먼저 알아보시는(아마 자전거를 보신 것 같다) 부산에서 오신 어르신 세분을 만나 또 술을 얻어 먹었다.

오늘은 술복이 터진 날인가보다. 헤어지면서, 참치 캔이랑 술 안주를 덤으로 주셨다. 부산에 오면 연락하라고 연락처까지 주시고.

<폐교된 초등학교>

 
<가거도의 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진다>

원래 계획은 등배 아래 방파제 아래에서 야영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서 어선들이 들어오면서 그쪽에서 그물 정리를 하는 바람에 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민박을 구했다. 저녁을 먹고, 10시가 넘어서 밖에 나갔다.
낮보다는 훨씬 많은 어선이 들어와 있었고, 불을 밝힌채 많은 사람들이 그물에 걸린 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어촌의 밤은 낮보다 더 활기차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진리 586-19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Sohŭksan-do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96.04 km

시간 : 5시간 1분 13초 (2011-10-07 19:14:57 ~ 2011-10-09 11:24:42)

평균 속도 : 19.13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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