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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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30일 목요일

84일차 - 마지막 날. 장마는 시작되고 [후쿠쓰 - 하카타항 - 부산 - 서울]

오전 4시가 조금 넘어 일어났다. 남은 식재료를 써서 마지막 아침식사를 했다. 야영생활을 오래 했는데도 짐 정리하는 시간은 줄지 않는다.


7시가 조금 넘어 야영장을 나왔다.

하카타항까지는 정확히 28킬로미터. 아침출근 시간과 맞물려 자동차들과 좁은 도로 위를 달렸다.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 라이딩하는 나를 쳐다본다. 이런 반응 이젠 익숙하다.

84일 전 일본여행을 처음 시작했던 하카타항 국제 터미널에 9시쯤 도착했다.


승선 수속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선물을 살 겸 근처 쇼핑몰에 들렀다. 자전거에 실어야 하고 남은 돈도 얼마 안돼서 먹을 것 위주로 조금 샀다. 끝으로 배에서 먹을 부식을 조금 사고 배에 올랐다.

한국으로 가는 배에 오르니 이제서야 여행이 마무리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만이나 전국 일주할 때 이랬나?

배 안의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헤드라인 뉴스

'오늘부터 전국 장마 시작'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끝까지 순탄치 않다. 지금 시간 4:54분. 부산 도착까지 1시간 가량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100기가 남짓한 사진과 동영상, 그에 대한 기억, 자전거 여행의 삽질 노하우(미니벨로+트레일러 조합은 비추다!!),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의 동기부여, 전보다 마인드의 오픈화, 고정관념이 전보다 더 깨진 것. 그리고 잃은 것은 400여 만원이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으므로 좋은 여행을 했다고 나 혼자 생각해본다.

배에서 내리면 얼큰한 감자탕 한 그릇 먹고 싶다.

밤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에 다급해졌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일본에 익숙했던 교통신호 체계 때문에 도로에서의 라이딩이 어색했다. 여객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20여 킬로미터가 몇 배의 거리처럼 멀게 느껴졌다.

도중에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을 한 그릇 먹었다. 한 그릇에 6천원(500엔이 안 되는). 6천원의 행복이다.


주말 저녁 부산 시내는 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터미널로 가던 도중 또 한번의 펑크가 났다. 결국 끌고 가다시피 해서 11시에 도착했다. 심야 우등버스를 예약하고 자정에 버스에 올랐다. 서울에 가까워오면서 굵은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새벽 4시 반에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빗속을 뚫고 한강을 달렸다. 서강대교를 달릴 무렵 갑자기 뒷바퀴의 바람이 빠졌다. 펑크인줄 알고 봤더니, 림과 바퀴 사이에 물이 들어가면서 튜브가 삐져나와있었다. 쉴세 없이 내리는 비 속에서 수리를 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지하철을 타기로 하고 근처의 가까운 역으로 끌바를 했다. 결국 집까지는 비를 맞으며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811-3307 후쿠오카 현 후쿠쓰 시 와타리 県道533号線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대만민국 서울 특별시 은평구 진관동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70.6 km

평균 속도 : 6.08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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