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을 떠나는 날.
달려야 할 거리는 약 140 km 남짓이지만, 후반부에 산길에 접어드는 구간이 있어 오전 7시쯤 숙소를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복잡한 도시에서는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번 길을 헤맨끝에 외곽으로 연결된 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외곽으로 가면 갈 수록, 높은 건물들과 도로의
차량, 사람들 대신, 논과 대형트럭들이 그 자리를 매꿨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보게된 이름모를 관광지>
산악구간이 시작되는 90km 지점까지는 무난한 평지구간이라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그동안 이어지던 평지는 온데 간데 없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이면서 앞으로는 쉽지 않겠다는 걸 깨달았다.
산악 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언덕이 나오면서, 끌바를 시작했다. 이 때가 오후 1시 무렵이었는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햇볕은 쨍쨍 내리쬤다. 가는 도중에 나온 사찰 앞에서 점심을 먹을 겸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바닥에 앉아 빵과 계란을 먹고 있는데,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다섯명이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오고 있었다.
그 중 한 아이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모두 15살이고, 시안
근처의 마을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오늘 나와 같은 목적지까지 간다고 했다. 내일은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시안 근처면 거의 100km 가 넘는 거리인데...
잠시 '15살 무렵에 나는 뭘 했었나' 하는 생각에 잠겼다. 이후 자연스럽게 이 아이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목적지까지 계속 쭉 오르막이었지만, 급하지 않은 완만한 경사라서
끌바를 하지않고, 고단 기어로 타고 갈 수 있었다. 산길을 올라 갈수록 업힐의 어려움은 상쇄하고도 남을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도로를 따라 한쪽 옆으로는 강이 흐르고, 이를 건너기 위한 다리가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또 다른 한쪽에는 기암절벽이 버티고 서 있었다.
강이 시작되는 상류쪽으로 갈 수록 흐르는 물은 더 깨끗했다. 물의 흐름이 빠르지 않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물이 깨끗해서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팻말이 여기저기 보였다. 하류쪽에는 물을 모아두기 위한 댐이 있었다.
이곳은 물이 깨끗해서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팻말이 여기저기 보였다. 하류쪽에는 물을 모아두기 위한 댐이 있었다.
<도로 한켠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두는 곳이 있어서, 급수차가 여기서 물을 채우고있다>
올라가면서 만난 작은 마을에서 자전거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바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한국사람은 전자회사에 많이 다닌다며, 여러명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여행 정보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에 '티벳의 라싸(Lhasa)'에 꼭 가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여러가지 제한 조건(별도의 퍼밋, 가이드 고용)이
많다는 얘기를 하니,
"그냥 가도 돼. 널 중국사람으로 알거라구!"
"그냥 가도 돼. 널 중국사람으로 알거라구!"
"아냐, 중국어가 안되서 금방 들통이 날거야"
그러자 그는 혼자가지 말고 여러 명이 단체로 함께 가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러면서 웹사이트 주소를
하나 알려주었다.
http://greatwallhiking.com
여기서 도움을 요청하라면서.
그리고 앞으로의 루트에 관해서도 물어보았다.
'충칭을 갈때, 청도를 거쳐 가는 게 나은지 아니면 바로 가는 게 나은지?'
그의 대답은 청도를 들러 가는 게, 더 낫다 였다. 210번 국도가 무척 어렵다는 이유 였다.
그는 시안에 살고, 4일 여행 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고
했다.
그와 헤어진 뒤, 저녁 7시
무렵 어렵사리 목적지 Heihe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어제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야 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공원 관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모른단다.
근처 외국인이 투숙 가능한 곳을 물어보니, 2km 떨어진 곳에 호텔이
있단다. 그러고 보니, 올라오면서 꽤 규모가 있던 곳을 보긴
했는데, 그곳인가 보다.
산속이라 그런지 하루 방값이 280 엔이다. 지금까지 묵은 곳 중 가장 비싸다. 그럼에도 시설은 더없이 열악했다. 나름 관광호텔이라, 경치가 좋은 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곳에 바로 인접해 있긴
했지만, 시설에 비하면 너무 비쌌다.
사실 2박을 할 생각이었는데, 하루만
머물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상점도 단 한 곳이라, 가격도
비쌌다.
빨리 산을 내려가는게 좋겠다 싶었다. 간단한 먹을 거리만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PS. 산 길을 오르느라 힘들었지만,
마치 중국판 타이루꺼를 보는 듯 했다. 내일도 이 정도 난이도만 되면 좋을 것 같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50.87 km
누적 거리 : 1845.61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Video Clip>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50.87 km
누적 거리 : 1845.61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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