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인데도, 밤 중에는 제법 쌀쌀하다. 최근에는 전기 장판을 켜고 잔다. 겨울에는 이곳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니.
오늘 오전에는 송찬림사를 둘러보고 시간이 되면 샹그릴라에 가볼 계획이다.
어젯밤 바이두 날씨 정보에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는 오지는 않지만,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3번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하고 결국 걸어가기로 했다. 난 개인적으로 시간과 거리의 제약이 없다면,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세하고 꼼꼼하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종종 보인다. 대로 변에는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호객행위를 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이들의 옷차림은 비슷하다. 하나 같이 마스크를 하고, 이곳 전통복장을 입고 있다.
긴팔 티셔츠에 긴팔 아디다스 츄리닝에 샌들을 신고 가방을 맨 나. 거리의 사람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 가게의 아주머니들에게도 더이상 나는 호객행위의 대상이 아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차량이 내 앞에 서더니, 길을 묻는다.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단어.
"팀부동(몰라요)" 이라 대답한다.
아마도 나를 이곳 주민으로 생각한 듯 하다. 암튼 마음이 편하다.
송찬림사를 걸어서 갈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매표소에 도착해서 였다. 티켓 가격은 무려 115 위안. 아마 만리장성 이후로 가장 비싸지 않을까 싶다. 이 115 위안에는 왕복 버스비, 가이드 비가 포함된 가격이라고 했다. 티켓을 사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송찬림사와 매표소를 수시로 왕복하는 버스를 타고 송찬림사에 갈 수 있다.
왕복 버스비 포함은 이해할 수 있어도, 가이드비는 좀 억울했다. 오직 중국어 가이드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송찬림사에서 중국사람들이 가이드를 따라 이동할 때, 나는 혼자 빠져나와 먼저 이동하곤 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꼬치구이 같은 걸 팔고 있는 천막이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언덕에 티벳 전통 건물이 보였다. 사(寺)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절인 줄 알았는데, 언덕 위의 형성된 마을 안에 사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다.
티벳 불교 사원은 내가 알고 있는 불교 사원과는 많이 다르다. 건물의 양식과 구조 면에서도 다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볼 때, 좀더 화려하다고나 할까. 전에 백마사에서 미얀마 사원을 본적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가지 색깔이 아닌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여 상당히 화려하다.
불상의 모습도 다르다. 흔히 우리의 경우, 눈을 감고 있거나, 인자한 모습으로 미소를 띤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 곳의 불상들은 다양한 표정과 특히 눈을 뜨고 있고 눈동자 또한 여러가지 색깔을 가진다. 이것은 지금까지 본 중국의 다른 사원에서의 불상들과도 다른 점이다. 확실히 같은 석가모니 부처상이라도 자신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하고 만들었을 것이므로 지역마다 다른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일일테다.
가장 놀란 것은 사원 안에 그려진 벽화에 온통 여자스님(비구니)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찰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도깨비가 사람들을 벌주는 그림등등.
여러모로 티벳 불교는 내가 알고 있는 불교 사원과는 달랐다. 사원들 말고도 주변의 집들과 사이사이 있는 골목을 구경하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집들 중 절반은 대문에 열쇠로 잠겨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것 같았다. 또한 한쪽에서는 건물을 개보수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찰에 가면 흔히 돈을 넣는 봉헌함이 있는데, 이곳이 지금까지 본 곳 중 가장 많은 돈을 본 것 같다. 봉헌함을 넘어 불상이 지폐로 둘러쌓여 있을 정도다.
사찰을 둘러보고나서 마을을 둘러보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금방 그칠 줄 알았던 비는 이후 하루 종일 내렸다. 덕분에 마을 가운데 있던 호수를 다 둘러보지 못하고, 송찬림사를 나왔다.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쉽다.
숙소로 갈까하다가, 나온 김에 샹그릴라에 가기위해 3번 버스를 탔다(2위안). 3번 버스는 시내에서 매표소를 거쳐 송찬림사까지 운행한다.
공원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송찬림사에서 본 듯한 사원이 하나 보이고, 그 옆에 엄청난 크기의 마니차가 보인다. 혼자서는 절대 돌릴 수 없고,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 돌릴 수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짜이요"를 외치면서 돌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이후에는 샹그릴라 골목을 걸었다. 일요일 임에도 비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전세계에 알려진 관광지 답게 골목골목마다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대부분 영어로 씌여져 있었다. 외국 브랜드도 많이 들어와 있었다.
지상낙원을 뜻한다는 샹그릴라.
막상 가본 나의 느낌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PS. 이곳에서는 등산, 아웃도어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샹그릴라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캠핑 가스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순간 사야지 했다가, 그만 뒀다. 그다지 필요가 없어보였다.
PS2. 일기를 쓰고 잘 준비를 할 무렵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얼른 커텐을 치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근처의 다른 호텔들도 불이 꺼진 것으로보아 전체적으로 정전이 된 것 같다. 문득 얀 에 있을때가 생각났다. 얼마 후, 근처 호텔의 간판에 불이 들어왔다. 복구가 된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묵는 숙소는 깜깜 무소식이다.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래도 밤 늦게 정전이 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내일은 복구가 되려나.
오늘 오전에는 송찬림사를 둘러보고 시간이 되면 샹그릴라에 가볼 계획이다.
어젯밤 바이두 날씨 정보에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는 오지는 않지만,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3번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하고 결국 걸어가기로 했다. 난 개인적으로 시간과 거리의 제약이 없다면,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세하고 꼼꼼하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종종 보인다. 대로 변에는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호객행위를 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이들의 옷차림은 비슷하다. 하나 같이 마스크를 하고, 이곳 전통복장을 입고 있다.
긴팔 티셔츠에 긴팔 아디다스 츄리닝에 샌들을 신고 가방을 맨 나. 거리의 사람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 가게의 아주머니들에게도 더이상 나는 호객행위의 대상이 아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차량이 내 앞에 서더니, 길을 묻는다.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단어.
"팀부동(몰라요)" 이라 대답한다.
아마도 나를 이곳 주민으로 생각한 듯 하다. 암튼 마음이 편하다.
송찬림사를 걸어서 갈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매표소에 도착해서 였다. 티켓 가격은 무려 115 위안. 아마 만리장성 이후로 가장 비싸지 않을까 싶다. 이 115 위안에는 왕복 버스비, 가이드 비가 포함된 가격이라고 했다. 티켓을 사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송찬림사와 매표소를 수시로 왕복하는 버스를 타고 송찬림사에 갈 수 있다.
왕복 버스비 포함은 이해할 수 있어도, 가이드비는 좀 억울했다. 오직 중국어 가이드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송찬림사에서 중국사람들이 가이드를 따라 이동할 때, 나는 혼자 빠져나와 먼저 이동하곤 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꼬치구이 같은 걸 팔고 있는 천막이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언덕에 티벳 전통 건물이 보였다. 사(寺)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절인 줄 알았는데, 언덕 위의 형성된 마을 안에 사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다.
<표지판마다 한글이 병기되어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티벳 불교 사원은 내가 알고 있는 불교 사원과는 많이 다르다. 건물의 양식과 구조 면에서도 다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볼 때, 좀더 화려하다고나 할까. 전에 백마사에서 미얀마 사원을 본적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가지 색깔이 아닌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여 상당히 화려하다.
불상의 모습도 다르다. 흔히 우리의 경우, 눈을 감고 있거나, 인자한 모습으로 미소를 띤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 곳의 불상들은 다양한 표정과 특히 눈을 뜨고 있고 눈동자 또한 여러가지 색깔을 가진다. 이것은 지금까지 본 중국의 다른 사원에서의 불상들과도 다른 점이다. 확실히 같은 석가모니 부처상이라도 자신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하고 만들었을 것이므로 지역마다 다른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일일테다.
가장 놀란 것은 사원 안에 그려진 벽화에 온통 여자스님(비구니)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찰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도깨비가 사람들을 벌주는 그림등등.
여러모로 티벳 불교는 내가 알고 있는 불교 사원과는 달랐다. 사원들 말고도 주변의 집들과 사이사이 있는 골목을 구경하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집들 중 절반은 대문에 열쇠로 잠겨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것 같았다. 또한 한쪽에서는 건물을 개보수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통복장의 주민들의 모습. 뒤에 맨 바구니가 인상적이다>
<여성 출입금지? 뭐하는 곳일까>
사찰에 가면 흔히 돈을 넣는 봉헌함이 있는데, 이곳이 지금까지 본 곳 중 가장 많은 돈을 본 것 같다. 봉헌함을 넘어 불상이 지폐로 둘러쌓여 있을 정도다.
사찰을 둘러보고나서 마을을 둘러보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금방 그칠 줄 알았던 비는 이후 하루 종일 내렸다. 덕분에 마을 가운데 있던 호수를 다 둘러보지 못하고, 송찬림사를 나왔다.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쉽다.
숙소로 갈까하다가, 나온 김에 샹그릴라에 가기위해 3번 버스를 탔다(2위안). 3번 버스는 시내에서 매표소를 거쳐 송찬림사까지 운행한다.
샹그릴라는 2014년 초, 화재 때문에 전체 40% 가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후로 복구 중이다.
샹그릴라 초입부분에서 내려 가장 유명하다는 광장 or 공원(?)에 도착했다. 이곳 2층짜리 티벳 박물관 건물에 가서 티벳 전통의상 등을 구경했다.
샹그릴라 초입부분에서 내려 가장 유명하다는 광장 or 공원(?)에 도착했다. 이곳 2층짜리 티벳 박물관 건물에 가서 티벳 전통의상 등을 구경했다.
공원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송찬림사에서 본 듯한 사원이 하나 보이고, 그 옆에 엄청난 크기의 마니차가 보인다. 혼자서는 절대 돌릴 수 없고,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 돌릴 수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짜이요"를 외치면서 돌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이후에는 샹그릴라 골목을 걸었다. 일요일 임에도 비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전세계에 알려진 관광지 답게 골목골목마다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대부분 영어로 씌여져 있었다. 외국 브랜드도 많이 들어와 있었다.
지상낙원을 뜻한다는 샹그릴라.
막상 가본 나의 느낌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PS. 이곳에서는 등산, 아웃도어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샹그릴라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캠핑 가스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순간 사야지 했다가, 그만 뒀다. 그다지 필요가 없어보였다.
PS2. 일기를 쓰고 잘 준비를 할 무렵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얼른 커텐을 치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근처의 다른 호텔들도 불이 꺼진 것으로보아 전체적으로 정전이 된 것 같다. 문득 얀 에 있을때가 생각났다. 얼마 후, 근처 호텔의 간판에 불이 들어왔다. 복구가 된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묵는 숙소는 깜깜 무소식이다.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래도 밤 늦게 정전이 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내일은 복구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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