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 머물렀던 샹그릴라의 고도는 3300m, 오늘 도착한 호도협의 고도는 2000m.
어제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한 페이지를 보여주고 이틀치 금액인 196 위안을 건냈는데, 150 위안을 거슬러 준다.
하루
숙박비가 25 위안이란다. 내가 예약한 방은 화장실이 딸린
더블룸이었는데, 알고보니 더블룸이 공사중인 듯 하다.
일찍
도착한 덕에 주변 마을 구경을 나섰다. 호도협이 꽤 유명한 관광지인 터라 현 급이 아닌데도 나름 규모있는
시장과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호도협 매표소에 가보았다.
티켓의
가격은 80 위안, 유효기간이 하루 뿐이기 때문에 내일 아침
일찍 표를 구입할 생각이다.
호도협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지만, 관광객은 출입구에서 표를 검사한다.
아침
몇 시부터 표를 구입할 수 있는지, 버스 같은 교통편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오전 7시부터 문을 열고,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없고, 개인 사설 미니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미니버스가
뭔가 했는데, 조금 전 숙소를 나올 때, 작은 승합차들이
줄지어 서있고, 나에게 뭐라고 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바로
그걸 뜻하는 것이다.
직원이 호도협 트레킹 루트가 그려진 종이를 한장 건넸다.
호도협
전구간을 트레킹하면 보통 3일 정도 걸린단다. 하지만, 남은 일정과 비자 기간을 고려하여 하루만 여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트레킹 루트에 나온 중(中) 간 지점까지 가보기로 했다. 바이두
지도에는 평지(도로)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편도 20여 킬로미터가 나왔지만, 산길인 트레킹 구간은 더 멀 수도 더
힘들 수도 있다.
나름의
정보를 얻고 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내일 트레킹 때 먹을 간식 거리를 샀다.
숙소에
들어와서 일기를 적는데, 갑자기 불이 꺼진다. 혹시나 했는데, 정전이다. 옆방에서
누군가 나오더니, 내가 묵는 방으로 와서 뭔가 물어본다.
'중국어 몰라요. 한국인이에요'
했더니, 손으로 형광등을 가리킨다. 아무래도 전기가 나갔다는 제스쳐 갔다.
'혹시
영어할 줄 알아요?'
했더니, 자신의 친구를 데려온다. 아무래도 영어를 좀 하는 친군가보다.
'1층에
세워둔 자전거 당신꺼에요?'
'네
맞아요'
'우리는
자전거 여행자에요.'
'아
그래요. 어디로 가는데요?'
'라싸요. 오늘 리장에서 여기까지 온거에요. 베이징에서 비행기에 자전거를 실어
리장에 도착했죠.'
그들
방에 가보니, 어둠 속에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2명의
친구가 더 있었다. 총 4명이 자전거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자전거
루트에 관해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가 그 들 중 한명이 숙소 주인에게 언제 전기가 들어오는지 물어봤다는데, 빠르면 2시간 이내 늦으면 2일 이내 라는 답변을 얻었단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다. 깜박 잠이 들었다. 두세시간
쯤 잤을까. 형광등이 켜졌다. 이때가 밤 11시 쯤.
곧이어
숙소주인이 배낭을 맨 남자와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오늘밤 같은 방을 쓰게될 사람이었다. 통성명을 하고, 각자의 여행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대학교 졸업반이고, 집은 쑤저우. 여기까지 도보 또는 버스를 타고 배낭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그의 최종 목적지 역시 라싸.
그의
전공은 건축관련이라고. 중국은 온 국토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니(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취직 걱정은 없겠다고 말하니, 경쟁이 치열해서 그렇지도 않단다.
그는
내일 호도협을 일부 걷다가 샹그릴라로 간다고 했다.
PS. 오후 6시만 되도 낮에 북적대던 시장에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는다. 아무래도 도시가 아니고 대부분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무리 한다.
PS2. 오늘 라이딩을 하면서 오랜만에 많은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생각해보니, 그들 역시 라싸로 가고 있었고, G214 번 도로를 통해 망캉을
지나 G318 번 국도를 향하는 루트였다. 생각해보니, 얀 에서 칸팅과 루팅까지의 험난한 루트보다는 이쪽 루트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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