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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3일 수요일

234일차 - 대화의 즐거움 [Aunglan - Magwe]

알람을 4 40분에 맞춰놨음에도 6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그동안 쌓인 피로 탓인지 알람을 못 듣고 자버린 것이다.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7시에 숙소를 나왔다. 오늘은 Magwe 까지 130 여 킬로미터를 달려야 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산길이 나타났다. 오르막 내리막 길의 연속.

숨 쉴 때마다 입김이 나오는 걸 보니, 겨울이 맞긴 맞나보다. 긴팔에 긴 바지는 기본이고, 심지어 점퍼나 털모자를 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제 숙소 직원은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한낮에는 30도 까지 올라가는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산 길을 따라 올라가니, 소떼와 염소떼를 몰고가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이곳에는 목축업을 하는 사람이 많은 가보다.
해발 200m 밖에 안되지만, 보이는 풍경은 4000m 가 넘었던 중국 G318 도로에서 봤던 그 것과 흡사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태양열 전지를 세워둔 집들이 보인다.

아침을 먹기 위해, 지나는 마을의 식당에 들렀다. 구글번역기로 메뉴와 가격을 물어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가격을 모르신단다.

미얀마어의 숫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아라비아 숫자(1,2,3...)가 아니고 고유의 문자를 쓴다. 종이와 펜을 드렸더니, 고유 문자를 적어주셨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다행히 다른 손님의 도움으로 계산할 수 있다.

현재 미얀마는 건기다. 길을 가다가 보게되는 강을 보면, 물이 없거나, 거의 말라있다. 뿐만 아니라 달리다가 보면, 입안이 자주 마를 때가 있는데, 이 또한 건조한 날씨 탓이다. 

오후 들어서도 산등성이로 난 길은 계속되었다. 울퉁불퉁한 오르막이후, 울퉁불퉁한 내리막이럴 때는 내리막이 더 힘들다.

힘든 하루 라이딩을 마치고 오후 6 무렵 목적지 숙소에 가니, 낯익은 자전거 한대가 보인다. 바로 토마스의 자전거였다. 여기서 또 만나다니.
체크인을 하는데, 토마스가 나왔다.

어제 어떻게 된거야?

그는 어제 내가 묵은 마을에서 잤다고 했다. 다른 숙소에서. 그리고 그 마을에서 내가 지나가는 걸 봤다고. 하지만 그때 그는 맥주를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쫓아갈 수가 없었다고.

우리는 숙소에서 우연히 알게된 미국에서 온 메튜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메튜는 타이완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 독일인, 미국인이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첫 주제는 자연스럽게 술로 정해졌다. 독일과 미국의 맥주 얘기를 했다(한국의 맥주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술과 친하지도 않을 뿐더러 아는 것이 거의 없어 듣기만 했다).

두 번째 주제는 국제 정세. 그러다가 각자의 나라에 대한 얘기로 흘러갔다. 
메튜는 급기하 미국과 북한이 같은 나라라고 했다. 북한의 김정은이 있다면, 미국에는 오바마가 있다고그는 미국에서 사는 게 싫다고 했다. 지금은 타이완에서 살고 있지만, 너무 좋다고. 지금껏 자기 나라가 너무 좋다고 말한 여행자는 만나보지 못했다. 

마지막은 각자의 여행 얘기로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여러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면 다양한 시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얘기들은 신문이나 방송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는 절대 알 수 없다.

<건기라서 강 바닥이 들어나보인다>

<상점일까>


<표지판은 있지만, 읽을 수가 없다>

<중앙선이 없기 때문에 차량이 오면 알아서 잘 피해가야 한다>



<화물을 실은 기차를 이따금 본다>

<우기 였더라면, 강물이 양쪽 가득찼을 것이다>

<토마스의 자전거, 프론트 랙이 나와 같은 모델이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34.48 km
누적 거리 : 10876.2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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