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알람을 맞춰 놓은 아침 4시에 일어났다. 해가 떴을 줄 알았는데, 사방이 어두 컴컴하고 너무 추워서 침낭
안에 들어가 다시 잠을 잤다. 6시가 지나서야 주변이 서서히 밝아졌다.
짐을 챙기고 젖은 텐트를 말리고 있는데, 아래 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네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텐트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텐트를 말리고
정리한 후, 패니어에 자전거를 싣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출발할 쯤에는 2명의 아이가 더 왔다.
Kohima 까지는 40 여
킬로미터. 하지만, 곳곳에 비포장과 아스팔트가 깨져 구덩이가
생긴 구간이 있었다. 얼마전까지 달렸던 미얀마가 생각났다.
어제부터 길은 그야말로 8자 도로의 연속이다. 골자기를 돌아돌아 가는데, 산 기슭마다 마을이 있었다. 어떻게 저 산 꼭대기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할 정도로. 무척 높고 험해 보였다.
목적지인 Kohima 에 가까워져 올수록 산 기슭에 있는 집들은 더 많아졌다.
론리에 소개된 숙소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경찰서를 찾았다. 경찰관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1박 숙박비는 무려 2000 루피. 어제 캠핑을 한 덕에 큰맘을 먹고
체크인을 했다.
가격 만큼이나 숙소의 위치는 Kohima 의 건물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고, 인테리어나 시설도 아기자기 했다. 남자
혼자 묵기에는 조금 아까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S. 어떤 마을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앉아서 어딘가를 구경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가가서보니, 운동장에서 무슨 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겉보기에는 씨름과 비슷한데, 모래판이 없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해설을 하는 것 같았다.
PS2. 인도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 생각해보면, 미얀마에서도 휴지가 없었던 것 같다. 덕분에 휴지가 귀하신 몸이 되었다.
PS3. 어제부터 느낀 것이지만, 정말 겨울이 왔음을 실감한다. 자전거를 타는데 손이 시려워 손가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다.
PS4. 사람들이 내 자전거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이라고 하면, 바로 빵빵이다. 누구나 와서는 한번씩 눌러본다.
PS5. 오늘 낮동안 안개 or 스모그 때문에 제대로 Kohima 도시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야경이라도 찍으려고 나가려고 했더니, 숙소 문이 잠겨있다. 아마도 오늘 이 숙소를 이용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것 같다. 아쉬운 대로 문 뒤에서 찍었다.
<경기장을 보니, 레슬링 같아 보인다>
<무슨 건물일까>
<인도의 우체통>
<이런 산간마을에서도 자전거타는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숙소에서 내려다본 마을 전경, 산등성이를 따라 저 멀리 집들이 보인다>
<카메라를 원망할 만큼, 직접 눈으로 본 야경의 1/100 도 담아내지 못했다>
<멋진 야경을 보고 싶다면, Kohima 를 강력추천한다>
달린 거리 : 42.7 km
누적 거리 : 12043.6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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