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었던 숙소는 우리나라로 치면, 고속도로 휴게소에 딸려 있는 곳이라, 밤 늦게까지 차량 경적소리와 기차 오가는 소리(아마도 가까운 거리에 기찻길이 있는 듯)에 잠들기 어려웠다.
결국 귀마개를 끼고서야 잠들 수 있었다.
어제 장거리 라이딩에 대한 여파 때문인지 팔, 다리가 뻐근하다. 그럼에도 바라나시까지 약 90 킬로미터인데 큰 부담이 안 느껴진다.
아직 아침 안개가 사라지기 전 무렵, 숙소를 나섰다. 도로 양쪽에는 넓은 논이 펼쳐져
있다. 달리면서 보니, 논에 중간 중간에 몇몇 사람들이
쭈그려 앉아 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영문을 몰랐다. 그들은 모두 나이는 다르지만, 남자들이었고,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큰 볼일을 보는 중이었던 것이다.
저렇게 논에 나와 볼일을 보는 걸보면, 집에 화장실 시설이 없는게
아닌가 싶다. 이런 남자들을 요 며칠새 본의아니게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래도 논은 괜찮다. 어린 아이들은 도로나 자기 집 앞에서 볼일을
보는데,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다.
14년 전에도 뱅갈로르에서 똑같은 일을 목격했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걸 보면, 인도는 시간이 멈춰져있는 것 같다.
엊그제 부터 달리고 있는 AH1 도로는 곳곳에 공사구간, 그리고 차선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주차된
수십여대의 트럭들 때문에 지체가 심했다.
이들은 대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점심을 먹기위해 주차한다. 문제는 갓길에 붙여서 주차해놓는 게 아니라, 차선하나를 차지하는 데 있다.
바라나시에 가까워 올수록 도로 위의 차량은 더더욱 많아졌다. 갠지스강을
건너, 숙소로 향하는 길은 AH1 이 아닌 작은 도로였다. 거의 끌바하다시피해서 숙소 근처까지 왔다. 구글맵에 의하면,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는데, 오토바이 2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공간이었다. 골목 양쪽에는 숙소와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전혀 공간이 없을 만한 곳에 골목과 골목이 이어져 있었다.
워낙 좁은 골목마다 많은 숙소들이 모여 있다보니, GPS 에서도
숙소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주지 못했다.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골목길이 워낙 복잡해서
바라나시를 떠날 때, 과연 제대로 찾아 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체크인을 하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숙소가 있는 곳은 'Old city' 라고 해서, 좁디좁은 골목들이 겹겹이 이어져 있는 곳이다. 길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이런 곳에 오토바이를 끌고 들어와서 사람들을 향해 경적을 울려대는 인간(?)을 보면,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가까운 갠지스 강가로 나왔다. 완전히 어두컴컴해진 뒤라, 마치 어느 바다에 면한 부둣가 같았다. 그만큼 크고 넓다. 현지인과 간간이 보이는 외국인들이 갠지스 강가를 따라 걷고 있었다.
<인도 들어와서 종종 사고 현장을 목격한다>
<소똥을 팬케이크 모양으로 만들어서 햇볕에 말린 뒤에 연료로 사용한다>
<갠지스 강>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가>
<갠지스 강 둔치>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3.7 km
누적 거리 : 13772.3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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