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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4일 금요일

286일차 -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곳, 바라나시 [Varanasi]

첫날은 숙소를 기준으로 갠지스강 북쪽을 둘러보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오전 7시가 넘어 숙소를 나와 어제 갔던 갠지스 강변을 따라 올라갔다.

밤에 봤던 야경과 아침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조금은 조용하고 한적했던 어젯밤과는 달리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Dashashwamedh ghat 에 이르자, 바라나시하면 떠올리는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강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 보트를 탄 사람들, 뭔가 의식을 치르는 사람들.
한쪽에서는 대형스피커에서 힌두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누구라도 이곳에서는 그냥 말없이 바라보게 된다. 

강변을 따라 계속 걸어가다보면,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강을 바라보고 서 있는 옛 건물들이다일반 주택에서는 보지못한 문양이나 장식이 그려진 벽이나 창문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강 기슭에 있는 힌두 사원들이 있다.

어느정도 상류 쪽에 이르자, 벽 한쪽에 일정 크기로 잘라 쌓아놓은 나무들이 보인다.

무슨 용도일까 잠시 생각하던차에 한 현지인이 오더니, 여기서부터는 사진을 찍지말란다. 이곳부터는 시신들을 화장하는 곳이라고 했다. 

나무는 시신을 화장할때 쓰는 용도였다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몇몇 곳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카메라를 가방 안에 넣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갈 수록, 바람에 날리는 재와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더해졌다.
근처의 건물들은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강 기슭에 십여 군데 화장터가 있었다. 그곳에 서서 한참동안을 바라보았다.
그때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천으로 쌓인 뭔가를 대나무로 만든 사다리에 실어왔다. 시신이다.

나무 장작을 쌓고, 그 안에 시신을 넣고, 다시 나무 장작을 쌓았다. 그리고 뭔가를 뿌리고, 장작 안에 다른 뭔가를 넣었다
얼마 후, 불이 붙은 짚을 든 사람이 장작을 여러 번 돌고 난 후에 아랫부분에 불을 붙였다.
그렇게 불이 장작 전체에 옮겨 붙을 즈음, 또 다른 대나무 사다리가 들어왔다

어떤 삶을 살았건, 사람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것은 채 얼마가 걸리지 않는다. 여기서 또 한번 후회없이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시간이 정오를 향해가면서, 그리고 북쪽으로 올라갈 수록,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빨래하는 사람을 더 자주 봤다강 기슭에 펼쳐져 있던 빨래들이 기억에 남았다. 

같은 강에서 누군가는 목욕을 하고, 보트를 타고, 빨래를 하고, 세상과 마지막 작별을 한다.

강가를 벗어나, vishwanath 사원으로 향했다. old city 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좁은 골목을 지나야 했다. 근처에 다다르자, 총을 든 경비들과 긴 줄이 보였다. 경비에게 물어보니, 외국인은 2번 입구(gate)로 가야 한단다. 돌고돌아, 2 gate 에 가니, 오늘은 사람이 너무 많아 입장이 안된단다. 이곳에도 사람들의 긴 줄은 이어졌다.

주말이라 그런 걸까?
지금같은 상황이면 내일도 비슷할 것 같다.

마지막 일정은 인도의 유일한 대형 마트 big bazaar 이. 구글지도를 검색해보니, 숙소에서 3km 정도 거리에 있다. 일반 상점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커피와 샌드위치 스프레드를 구입하기 위해 그리로 향했다.
비좁은 old city 를 벗어났지만, 비교적 넓은 도로임에도 자전거 릭샤, 오토릭샤, 오토바이, 차량, 사람이 뒤엉켜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귀마개를 가져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

PS. 갠지스 강가를 거닐다보면, 원치않게 수 많은 현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하나같이 보트를 타라거나, 마사지를 받으라거나, 마약을 사라고 하는(밤의 경우) 이들이다. 한 두번이면 으례 넘어가지만, 열번 스무번 가까이 되면, 짜증으로 바뀐다. 내가 너무 민감한가 싶지만, 주변에서 외국인들이 이 사람들에게 목소리 높여 어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소 두마리가 꽉찰 정도로 좁은 골목들로 이어져 있다>




<야외 이발소. 대부분 머리를 민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의식을 행한다>

<배를 타고 갠지스 강가를 둘러 볼 수 있다> 



<햇볕을 가리기 위한 파라솔(?)이 인상적이다> 







<한쪽에서는 배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빨래는 우리생활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곳 바라나시 갠지스 강가도 예외일 수 없다>


<강가를 걷다보면, 화려한 색깔의 계단과 건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갠지스 강가로 이어진 작은 골목 계단들>












<빨래를 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있다>




<두 사람이 지나갈 만한 너비의 Old city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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