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으로는 Red fort 와
jama masjid 에 가려고 했는데, 숙소를 나오던 중에 우연히 제퍼슨을 만났다.
자전거 얘기를 하다가, 내가 자전거 수리 공구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숙소 근처에 bicycle market 이 있다고 했다. 자신은 그곳에서 자전거 박스를 구입했다고.
"그곳이 어딘데, 혹시
구글 지도 상에 찍어 줄 수 있어?"
"나랑 같이가자. 내가
가봤으니."
그를 따라 나섰다. 내가 필요한 공구는 작은 plier(펜치). 원래는 멀티툴(맥가이버
칼)에 달려 있던 것이었는데, 지난번의 도난으로 인해 튜브와
림을 고정시키는 너트를 조이거나 풀 수가 없게 되었다.
20분 정도 걸었을까? 자전거
매장들이 모여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대부분 인도에 흔히 볼 수 있는 자전거를 취급하는 곳들이었지만, 가끔씩 외국 브랜드의 자전거도 보였다. 시마노 스티커가 붙어있는
매장에 들어가 9단 체인이 있는지 물었는데, 다행이 제고가
있다며 제품을 보여주었다.
'오케이'
일단, 체인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매장을 돌아다니며, 작은 plier(펜치) 그림을 보여주었지만, 취급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다시 숙소가 있는 파하르간지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에 다다랐을 때,
"언젠가 이 근처에서 공구들을 파는 상점을 본 적이 있어"
"거기가 어딘데?"
"따라와봐. 아마 저기
였던 것 같은데"
공구를 파는 가계였다. 일반 크기보다 작은 펜치도 있긴 했는데, 나사를 조일 수 있도록 나사산이 없는 것이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이틀 후에 물건이 들어온단다. 일단 기다려보는 수밖에.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와는 나이도 다르고 국적도 달랐지만, IT 분야에서 일했고, 자전거 여행자라는 점 때문에 얘기가 잘 통했다. 물론 그가 하는 얘기를 완전히 알아듣기에는 나의 리스닝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긴 했지만.
IT 기술, 일 문화, 국제 정세(!), 앞으로의 전망 등의 여러가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특히 그와 linux 와 open
source 에 대한 얘기를 할 때는 한창 일에 몰두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했다.
'나는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
그때를'
그렇게 몇 시간 동안이나 수다를 떨고 숙소로 돌아왔다. red fort 와 jama masjid 는 내일 가는 걸로.
PS. 의자에 앉아 일기를 쓰는데,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 귀퉁이가 부러졌다.
'이럴 수가'
챙겨온 물품 중에 가장 사용빈도가 적었던 녀석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망가지다니.
짐이 무거우니, 가볍게 하라고 알아서 희생한 건가?
<사고 싶었던 공구. 상점에 가서 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계속 사용해오던 9단 체인. 뉴델리에서 구입가능하다>
<자전거 매장들이 한 건물에 모여있었다>
<부서져 버린 의자 지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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