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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8일 화요일

308일차 - 여기가 인도 맞아? [New Delhi]

배낭여행 일정이 확정된 만큼, 떠나기 전까지 뉴델리 관광과 자전거 및 짐 정리를 마쳐야 한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여러 곳을 다녀 볼 계획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숙소가 있는 파하르간지에서 가까운 Rama Krishna Ashram marg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방콕이후 처음으로 타는 지하철. 외국인에게 지하철만큼 편리한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매표소 앞에 붙은 역 별 요금표를 확인한 후, 판매원에게 역명을 말하고 동전처럼 생긴 토큰을 받았다. 
중국처럼 개찰구로 들어가기 전, 짐가방과 몸 수색을 받아야 한다.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플랫폼은 한산했다.
아침 일찍 비가 조금 오고 구름이 낀 덥지 않은 날씨다. 뉴델리 관광을 시작했다.

1. Humayun`s Tomb

이름은 잘 모르더라도 사진을 통해서 한번 쯤은 봤을 만큼, 유명한 곳이다. 물론 타지마할 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역시 전형적인 인도 건축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건물의 모양은 정사각형의 또는 팔각형의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 당시 상당한 수준의 수학적, 공학적 지식이 필요했을 것이다.
건물 가장자리를 따라 나있는 수로는 외부로부터 물을 끌어오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멀리서 볼 때, 수로에 비친 건물의 모습으로 인해 건물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이런 꼼꼼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점들이 인도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만들었다. 그때의 선조들이 지금의 인도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많이 놀랄 것 같다.

2. Lodi Garden

델리의 유명한 공원이자, 여러 유적지가 있는 곳.
일요일을 맞이해서 많은 가족, 커플 단위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가족들은 풀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자신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거나, 배드민턴, 크리킷(역시 !)을 즐겼고, 연인들은 나무아래 그늘(또는 남의 눈에 안 띌 곳)을 찾아, 사랑을 속삭였다.
사실 이런 모습은 인도의 어느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풍경이다.

이곳에는 15세기 때 만들어진 무덤들과 모스크가 있다. 앞서 방문한 곳들에 비해 보존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500년 전에 만들어진 건물들과 스스럼없이 휴일의 한때를 즐기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이 조화로워 보였다.

3. President`s estate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인 이곳.
장소가 장소인 만큼, 근처에 이르자,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곳곳에 보였다. 대통령 궁을 정면에 두고 양쪽에 마주보고 서있는 정부 건물들은 마치 거울처럼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인도 건축 양식을 이곳에서도 그대로 채용하고 있었다.

회색의 펜스 뒤로 어렴풋이 대통령 궁이 보였다. 물론 일반인들의 출입은 통제되었다. 그럼에도 대통령 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인도사람들과 외국인들로 펜스 앞은 북적였다.

대통령 궁을 등지고 서면 저 멀리 인도 게이트가 보인다. 마치 개선문 처럼 보인다(개선문을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천천히 인도 게이트를 향해 걸었다.

4. India gate

대통령 궁과 인도 게이트의 거리는 약 2km.
그 사이는 일자 도로로 이어져 있고, 양쪽에는 시민들을 위한 공원이 있다.
이 곳 역시 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인도 게이트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많아졌다.

우리나라 독립문보다 약간 더 큰 규모였고 붉은 색 톤을 띄고 있었다. 중앙 위에는 'INDIA'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에서부터 기둥까지 영어로 뭔가가 적혀 있었다.

게이트 바로 아래는 국기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펜스가 둘러져 있었고, 그 안에는 경비대 몇 명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새삼 인도의 수도에 왔구나하고 느꼈다. 

PS. 인도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느낀 점
인도의 대중교통이라 하면, 오토릭샤나 자전거 릭샤를 떠올리는 나에게 지하철은 신세계였다. 쾌적하고, 깨끗하고 빠른 교통수단이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무엇보다 도로의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매연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타는 동안 잠시나마 여기가 인도가 맞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또하나 눈에 띄었던 점은 여성 전용칸과 여성 전용좌석이 있다는 것. 여성에 대한 성추행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인도에서 여성의 지위가 이렇게 높았나 할 정도로 놀랐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열차의 가장 앞쪽 칸은 여성 전용이고, 다른 칸에도 노약자석과 함께 여성 전용석이 있다.

PS2. 관광지를 이동하면서 걸은 뉴델리 거리의 모습은 지금까지 본 전형적인 인도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지명이름대로 뉴(new) 델리 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숙소가 있는 Old delhi 의 파하르간지와는 다르다.

깨끗하고, 나름 조용하고, 살짝 여유가 느껴지는. 지하철에 이어 또한번 여기가 인도가 맞나 싶을 정도다. 
대문 앞에 경비초소가 있고 담벼락에는 철조망이 쳐저있을 정도의 집들이 많은 걸 보면, 아마 인도에서 상류층들이 사는 곳인 것 같다.



<뉴델리 지하철 토큰>






<사원을 방문할 때마다 천장을 보게 된다>





<벽면에 무늬와 함께 아랍문자가 적혀있다>




<지붕의 형태와 색깔이 특이하다>














<물에 건물의 모습이 비치도록 설계했다>











<나무마다 숫자가 적혀있다>



<중앙선을 기준으로 좌우의 건물 모양이 같다>



<멀리 인도 게이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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