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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30일 금요일

도보여행 첫째 날

아침부터 대장정의 시작을 축하라도 하듯 눈이 내렸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정확히 오전 9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너무 많이 오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한 두시간 정도 후에 눈은 그쳤다.

지난번보다 성산대교를 넘는 데 힘이 들었다. 아무래도 어깨에 짊어진 짐 때문이겠지.
서울을 벗어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안양천을 따라 안양에 들어왔고 저녁 6시에 군포에 도착했다.

여름에 비해 겨울은 비교적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저녁 6시 정도만 되도 주위가 어두워졌다. 밤에 걷는 것은 아무래도 낮에 걷는 것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하루에 평균 8 시간정도 걷는 것이 딱 적당하다.

첫날 부터 너무 무리 할까 싶어 근처의 찜질방에 짐을 풀었다. 벌써 왼쪽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목표로 했던 수원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군포까지 온 것만으로도 첫날 치고는 나쁘지 않다.

떠나기전 인터넷으로 알아본 거리와 소요시간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었다. 단순히 직선 거리로 소요시간을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 걸어왔을 때와는 오차가 있었다.
군포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사람이 다가와 '도에 대해 관심이 있냐'고 말했다.

"바빠요, 걸어서 해남까지 가야하거든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내일은 평택까지 가야 한다. 지도를 보니 오늘보다 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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