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내내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 3시쯤에 일어나 나와보니 사람들이 밤낚시를 하고 있었다. 아침 6시쯤에 일어나보니 날은 밝아있었고 많은 배들이 호수 위에 떠있었다. 여전히 하나같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텐트를 걷고 짐을 정리하여 어제 갔던 야영장으로 갔다. 일단 그곳에 트레일러를 놔두고 교토로 향했다.
교토는 이틀 동안 돌아볼 예정으로 첫날인 오늘은 가까운 곳 위주로 루트를 잡았다. 난젠지, 은각사, 철학의길 순이다. 가지고 간 가이드북은 지명이 한글로만 적혀있어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지난 오사카 YH 에서 얻은 지도와 조합하여 근처일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GPS에 찍어 가기로 했다.
일단 교토까지는 어제 한번 왔던 길이라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먼저 교토 시티은행에 들러 돈을 인출했다. 주말을 맞이해서 도로에는 차량으로 넘쳐났고 인도는 사람들로 붐볐다.
1. 난젠지
난젠지 부근에서 여러 대의 관광버스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을 따라 난젠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특히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가끔씩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양이다.
일본 절의 내부는 우리나라의 절과는 다르다. 우선 큰방을 하나 만들고 그것을 칸칸이 나누는데 벽이 아닌 문으로 열고 닫음으로 가능하게 했다. 실용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이 지금의 일본건축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또 각방마다 벽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 중에는 외설적인 것도 있었다. 절 주변에는 수로가 있었는데 그것을 잇는 다리가 멋있었다.
2. 교토고엔
난젠지를 구경하고 은각사로 가려다가 길을 잃어 도착한 곳이 교토고엔이다. 이곳은 엄청나게 큰 공원으로 옛날 메이지천황의 궁궐터가 있었던 곳이다.
3. 은각사
오후 4시반이되어 도착한 은각사. 5시가 폐장시간임에도 표를 끊고 들어갔다. 절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이곳은 사찰이라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정원 같았다. 전체가 대나무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안에는 연못과 정원이 있었다.
<은각사 나오는 길>
4. 철학의 길
철학의 길은 은각사 옆에서부터 작은 개울을 따라 난 길이다. 왜 철학의 길이라고 했을까? 이 길이 유명해지면서 개울을 사이에 두고 작은 가게나 찻집이 들어섰다. 길을 따라 내려가는 내내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만큼 아기자기하고 잘 꾸며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 듯한 충동이 들 정도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저녁 8시가 넘어 있었다. 관리소 아저씨에게 날씨를 물어봤더니 당장 오늘 밤부터 비가 와서 내일은 하루 종일 비가 올 거라고 했다. 어쩔 수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늦은 저녁을 먹고 내일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고대했다.
PS. 저녁에 라면을 먹으려고 봤더니,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트레일러를 세워둔 곳에 가봤더니, 찢어진 라면봉지와 스프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은 아닌 것 같고 고양이 같은 동물의 소행 같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라면을 다시 사러 마트에 가야만 했다. 다음부터는 라면을 가방 안에 넣어둬야겠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시가 현 구사쓰 시 야바세초 고간 도로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72.43 km
시간 : 11시간 18분 14초 (2012-04-20 20:13:55 ~ 2012-04-21 21:31:39)
평균 속도 : 6.41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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