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걱정했던 것처럼 새벽부터 비가 왔다. 관리소아저씨한테 듣기로는 하루종일온다고 했는데 정확히 양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체크아웃시간이 9시 30분인 관계로 일단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 밑으로 짐을 옮긴 후, 정리했다. 교토첫날 텐트를 친 곳 근처에다가 트레일러를 놔두고,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1. 기요미즈데라
<기요미즈데라 올라가는 길>
아침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려 관광객이 별로 없을 거란 나의 예상은 기요미즈데라에서 깨졌다. 가이드북에서는 '가장 상업화된 사찰이지만, 한곳만 가야 한다면 가봐야 할 곳' 이라는 평이 있었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여행 시작한 후 처음으로 자전거 주차료를 냈고(200엔), 사찰을 올라가는 골목 내내 상점들에서 호객행위를 했다. 들어가서도 부적(나무에 소원을 적은)이나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았다. 대신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게이샤 2명이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또한 유달리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사찰의 모습은 이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2. 지온인
지온인 앞에 있는 주차장에는 자전거를 세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럼 어디에 세워야 하냐고 했더니, 그냥 미안하다고만 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자전거를 세울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온 김에 둘러봐야 될 것 같아 안내표지판 옆에 세워두고 들어갔다.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이 사원의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사원의 대부분이 보수공사 중이라 전부 둘러볼 수는 없었다.
3. 준쿠도
가이드북에 나와 있기로 쿄토에서 가장 큰 서점으로 특히 영어로 된 책이 많다고 나와 있던 곳이다. 여행을 가면 꼭 그곳의 서점을 가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위치가 교토시내 중심부에 있어서,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 때문에 제대로 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무슨(?) 시위 행렬이 차선 1개를 점거하고 있어서 거의 통행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야 했다. 서점은 BAL 건물의 B1, 5,6,7층에 위치하고 있다. 여행에 책을 가져오지 않아 책값이 저렴하면 구입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아무래도 환율 탓일까?). IT 서적 쪽에 갔는데 예상대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출간하면 인기가 없을 만한 분야의 책들
'Linkers and Loaders', 루비, 파이썬, QT, Latex, Gimp, GNU 등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대부분 외국서적을 번역하는데 그치는데 반해 직접 저술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Binary Hacks 나 Linux Kernel Hacks 등의 책은 흥미로웠다. 또한 기술에 대해 단순한 소개와 사용법 등을 담고 있는 기본서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 튜닝, 커스터마이즈등을 다룬 책들이 많았다. 이 또한 부러운 점이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비가 왔다.
첫째 날 야영을 한 곳에 텐트를 치고 교토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PS. 일본에서는 쓰레기를 버리기가 어렵다. 대부분 쓰레기통이 여러 개다. 재활용분리수거 때문인데, 나 같은 외국인들은 어디에 무얼버려야할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보통 동네마트에 가도 분리수거 함이 있는데, 우유팩, 패트병, 캔등이 가지런하게 분리 수거된 모습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시가 현 구사쓰 시 야바세초 고간 도로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일본 시가 현 구사쓰 시 야바세초 고간 도로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128.22 km
시간 : 22시간 48분 24초 (2012-04-20 20:13:55 ~ 2012-04-22 21:32:02)
평균 속도 : 5.62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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