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는데 그에게서 까마귀에게 계란, 쌀 등을 털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당시는 과연 가능할까 하고 반신반의 했었다.
하긴, 일전에 짐을 싸고 있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계란 쪽으로 날아와 집으려는 것을 쫒아보낸 적이 있다.
오늘 이보다 몇 배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정오 즈음해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 공원 벤치에 앉았다. 그때 자전거를 바라보니 까마귀 한 마리가 패니어에 앉아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일어나 자전거로 달려갔다. 그 때 까마귀가 신라면 한 봉지를 물고 날아가 버렸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쫓아갈 겨를도 없었다. 패니어를 활짝 열어둔 것도 아니고 벨크로로 닫아두었는데. 라면 한봉지의 부피와 무게를 봤을 때, 도중에 떨어뜨리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으나 단한번에 물고는 그길로 날아가버렸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레어 아이템이었던 라면 한 봉지를 강탈당했다. 그 이후로 몇 번이나 까마귀를 쫒아보냈다. 목적지를 15 킬로미터 남겨둔 지점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장을 보기로 했다. 장을 나오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트레일러에 꽂아둔 비닐봉지를 물어뜯고 있었다.
'오 마이 갓'
까마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문득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걸 어떻게 감수하며 살까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편의점의 쓰레기통을 그물로 쳐놨다는 것. 아마도 까마귀 때문일 것이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라이딩을 하는데 자전거 가게로 보이는 곳이 나왔다. 일본어로 '지덴샤'라고 적혀있었다. 종이에 타이어 사이즈인 '16x1.50' 을 적고는 몸 언어로 설명했다. 다행히 뜻이 통해 주인아저씨가 찾아볼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결국 찾지 못해 구입할 순 없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점검해보시고는 체인과 드레일러쪽에 오일을 잔뜩 뿌려 주셨다. 일본어로 뭐라 하셨지만,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좀더 큰 도시에는 있을 거라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좀 더 달리다 보니 두 번째 자전거 가게가 나왔다. 그곳에서는 타이어를 구할 수 있었는데 아저씨가 가져온 것은 16x1.75 였다. 내가 이걸 써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일본규격 타이어에서는 둘 다 혼용해서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타이어를 구입했다. 전에 쓰던 타이어보다는 튼튼해 보였다. 이제 타이어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되었다.
5시 무렵, 목적지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타이어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아저씨 말대로 잘 맞았다. 저녁 먹을 무렵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다행히 잘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PS. 까마귀 때문인지 캠핑장의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도 그물망이 쳐져있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058-0421 홋카이도 호로이즈미 군 에리모 초 쇼야 百人浜オートキャンプ場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일본 홋카이도 가사이 군 사라베쓰 촌 고와 541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82.18 km
시간 : 8시간 26분 4초 (2012-05-24 17:08:46 ~ 2012-05-25 18:01:55)
평균 속도 : 9.74 km/h
[지도 정보]
하긴, 일전에 짐을 싸고 있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계란 쪽으로 날아와 집으려는 것을 쫒아보낸 적이 있다.
<무려 5 킬로미터 가까이되는 터널. 이번 여행들어 가장 긴 터널이었다>
오늘 이보다 몇 배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정오 즈음해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 공원 벤치에 앉았다. 그때 자전거를 바라보니 까마귀 한 마리가 패니어에 앉아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일어나 자전거로 달려갔다. 그 때 까마귀가 신라면 한 봉지를 물고 날아가 버렸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쫓아갈 겨를도 없었다. 패니어를 활짝 열어둔 것도 아니고 벨크로로 닫아두었는데. 라면 한봉지의 부피와 무게를 봤을 때, 도중에 떨어뜨리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으나 단한번에 물고는 그길로 날아가버렸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레어 아이템이었던 라면 한 봉지를 강탈당했다. 그 이후로 몇 번이나 까마귀를 쫒아보냈다. 목적지를 15 킬로미터 남겨둔 지점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장을 보기로 했다. 장을 나오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트레일러에 꽂아둔 비닐봉지를 물어뜯고 있었다.
'오 마이 갓'
까마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문득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걸 어떻게 감수하며 살까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편의점의 쓰레기통을 그물로 쳐놨다는 것. 아마도 까마귀 때문일 것이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라이딩을 하는데 자전거 가게로 보이는 곳이 나왔다. 일본어로 '지덴샤'라고 적혀있었다. 종이에 타이어 사이즈인 '16x1.50' 을 적고는 몸 언어로 설명했다. 다행히 뜻이 통해 주인아저씨가 찾아볼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결국 찾지 못해 구입할 순 없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점검해보시고는 체인과 드레일러쪽에 오일을 잔뜩 뿌려 주셨다. 일본어로 뭐라 하셨지만,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좀더 큰 도시에는 있을 거라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좀 더 달리다 보니 두 번째 자전거 가게가 나왔다. 그곳에서는 타이어를 구할 수 있었는데 아저씨가 가져온 것은 16x1.75 였다. 내가 이걸 써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일본규격 타이어에서는 둘 다 혼용해서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타이어를 구입했다. 전에 쓰던 타이어보다는 튼튼해 보였다. 이제 타이어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되었다.
5시 무렵, 목적지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타이어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아저씨 말대로 잘 맞았다. 저녁 먹을 무렵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다행히 잘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PS. 까마귀 때문인지 캠핑장의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도 그물망이 쳐져있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058-0421 홋카이도 호로이즈미 군 에리모 초 쇼야 百人浜オートキャンプ場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일본 홋카이도 가사이 군 사라베쓰 촌 고와 541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82.18 km
시간 : 8시간 26분 4초 (2012-05-24 17:08:46 ~ 2012-05-25 18:01:55)
평균 속도 : 9.74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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