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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30일 목요일

77일차 - 집 생각이 간절하던 날 [이와미]

밤새 비가 내려 며칠 전처럼 빗물로 인해 텐트가 젖을까 걱정했는데 양이 적어 그렇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호스샤워를 하고 텐트에 돌아왔더니 어제 만난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요리라며 1회용 그릇에 랩까지 씌워서 주었다. 또한 일본에서 생산되는 쌀이라며 Hard 쌀('하드' 라고 했다)과 오이 피클(?)을 주었다. 나도 뭔가를 주고 싶었는데 줄 것이 마땅한 게 없었다.

'책갈피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서로의 이름, 연락처를 주고 받고는 그는 씻으러 근처의 온센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다이센이라는 산에 간다고. 내일이면 집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살짝 부럽기도 했다. 서로의 여행에 행운을 빌어주며 그를 떠나 보냈다.

<도로를 달리다보면 공사구간에서 마주치게 되는 안내원>

아침을 먹고 사고 현장에 가보기로 했다. 잃어버린 칼과 혹시 모를 떨어진 부품을 찾기 위해서였다. GPS 상으로 5 킬로미터정도 거리라 걸어서 한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사고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그곳은 경사도가 10%나 되는 곳이었다. 부딪힌 곳에 풀이 무성히 자라있어 처음에는 정확한 충돌지점을 찾는데도 어려웠다.

 

<사고현장. 급경사에 급커브 구간이었다>

다행히 흙이 파헤쳐진 곳이 있어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칼을 찾았다. 그 외 다른 것은 찾지 못했다.

 
 
 
 


텐트로 돌아와서 부품을 챙겨 자전거 가게로 갔다. 이미 부품은 도착해서 장착되어 있었고 가져간 부품을 써서 앞 바퀴를 끼웠다.

그런데 사고 당시 충격 때문인지 앞 바퀴의 구름성이 좌우가 동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브레이크패드와 간섭이 생겼다. 내가 이 문제를 얘기하자 공임을 더 내야 한다고 했다. 참고로 교체만 했을 때 비용은 22500엔(부품값 9000 엔 공임 12000엔, tax 1500엔) 이다. 부품값은 그렇다 쳐도 부품만 갈아 끼우는데 12000엔은 이해가 안 갔다. 휠빌딩한 것도 아니고. 영어가 가능한 사람을 통해 물어보니, 자전거가 영국 꺼라 분해가 어려워서 그랬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여기에 프론트 휠의 조정에 4000엔을 더 내라니.. 그냥 가져와 버렸다. 돌아오는 길에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들었다. 집 생각과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다시 떠올리기 싫은 날이다.

<사고로 인해 한쪽으로 휘어진 프런트 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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