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여행을 시작한지 81일째 되는 날이다.
오래도록 일본을 여행하다 보니 보이는 풍경들이 더 이상 생경하지 않다. 비록 일본어를 모르지만 낮설지 않고 편하다. 다른 날처럼 하루 종일 도로에서 차들과 씨름을 했다.
오후 4시가 넘어 목적지인 캠핑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7월부터 개장한다는 팻말과 함께 쇠사슬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렸다. 어쩜 이렇게 절묘한지.
<폐쇄된 야영장. 7/8월에만 운영한다>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하기에 YH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야영이 불가능했으므로 하기 YH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기는 도시답게 큰 건물들이 많았다. 또한 호텔들도 여럿 있었다. 오랜만에 YH에 도착했다. 인적 사항에 국적을 한국으로 적었더니 주인아저씨는 예전에 한국 YH 에 갔던 스탬프를 보여주셨다. 전세계적으로 30여개국을 여행했다고 했다.
오늘 무리를 한 덕에 내일은 시모노세키까지 당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약 1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이긴 한데 오늘도 110 킬로미터를 달렸다. 2~3일 내로 후쿠오카에 도착할 듯하다.
<하기 YH. 외부 간판이 없어 찾기 쉽지 않았다. 여행마니아인 주인아저씨가 인상 깊었던 곳>
PS. 홋카이도를 떠나온 지도 어느덧 2주가 흘렀다. 본토와 비교해서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들이 몇 있었다.1. 까마귀
골칫덩이였던 까마귀를 마이즈루 이후 별로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트레일러에 실린 비닐봉지를 물어 뜯는 일도 없다. 홋가이도와 무슨 차이점이 있어서 일까.
2. 세이코(Seico) 마트가 없다
세븐 일레븐이나 로손 같은 편의점은 일본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편의점들이 있다. 세이코(Seico)마트는 홋카이도 및 리시리, 레분토 섬에서만, 포플러(ポプラ)는 혼슈 서부 및 규슈에서만 볼 수 있었다.
PS2. 오후 들어서 음료수를 사기 위해 휴게소에 들렀다. 그제서야 가방 앞 주머니에 넣었던 동전주머니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껏 돈을 잃어버린 적은 없었는데. 기억을 되살려보니 점심때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했던 이후로 보지 못했다. 아마도 그쪽에서 흘렸거나, 라이딩 도중 충격에 의해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계산해보니 1000엔 정도의 돈이 있었다. 허탈하다.
PS3. 저녁을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YH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어떤 한국인 투숙객에게 한국사람이 묵고 있다고 했더니, 불러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여행을 시작한 이후, YH 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난 적은 처음이다.
5일동안 연차를 내고 하기를 여행하기 위해 오늘 일본에 왔다고 하는 그는 이번까지 총 8번 일본에 왔다고 했다. 일본어 뿐만 아니라 일본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보였다. 여행자를 만나면 왜 그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지. 오랜시간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일본 시마네 현 하마다 시 고쿠부초 1406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 [E] 일본 〒758-0057 야마구치 현 하기 시 호리우치 県道295号線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114.67 km
시간 : 13시간 17분 45초 (2012-06-25 16:26:51 ~ 2012-06-26 18:45:13)
평균 속도 : 8.62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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