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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5일 목요일

37일차 - 자전거로 여행하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보다 [MIANXIAN - Guangyuan]

여느 때처럼 5시에 일어나 6 50분에 숙소를 출발했다. 목적지까지는 약 150 km. 바이두 지도 상에 루트를 보면, 구간구간 8자 도로들이 곳곳에 보인다. 아마도 산악 구간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얼마 전에 달렸던 Heihe 국립공원에 비하면 수월해 보인다.

숙소가 있던 시내를 벗어나자, 주변에 산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산들을 넘어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겠구나'

산으로 이어진 도로 옆으로는 강이 흘렀다. 최근 비가 거의 오지 않았는지, 강 폭에 비해 흐르는 수량은 무척 적어보였다.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이 강물에 자갈을 쏟아 강을 메우고 있었다. 메워진 공간에 뭔가를 세울 모양인 듯 한데, 아름다운 풍광에 옥의 티 였다.




좁은 산길 왕복 2차선 도로임에도, 대형 트럭들이 줄줄이 나타났는데, 알고보니 강 상류 쪽에 세워진 공장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커브 구간이나 앞에 속도가 늦은 오토바이나 차량이 있으면 어김없이 경적을 울리는데, 전에 언급했지만, 대형 트럭의 소리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몇 배는 더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로 양쪽에 인접한 마을 사람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짐작이 간다. 이런 대형 트럭들 때문인지 도로 곳곳이 파여있고, 이를 보수 하기위해 여러 군데에 공사구간이 있었다. 라이딩 내내 이것저것 신경을 쓰다보니 도중에 길을 잘 못 들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했다.



햇볕이 가장 따가울 정오 무렵, 난이도 '상'인 8자 업힐 도로에 접어들었다. 끌바를 하는데도 숨이 차서 나무 그늘을 지날 때마다 쉬었다 가기를 반복했다.

며칠전 국립공원 구간을 지날때 부식이 떨어져 고생한 기억이 있어, 오늘은 출발하기 전에 먹을 것을 넉넉히 챙겨왔다장시간의 끌바 후, 마침내 내리막 길을 만날 수 있었다.

쓰촨(四川)성에 진입한 이후로는 더 넓고 잘 포장된 108번 국도를 달렸다. 

강한 역풍 탓에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해가 지기 전, 무사히 광위안 시에 닿을 수 있었다. 광위안 시에 진입하자, 이륜차(자전거) 도로가 나왔는데,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는 달리 차도 사이에 분리대가 있어 훨씬 안전해 보였다.

사전에 예약한 숙소를 찾아, 체크인을 하고, 주변 상점에서 장을 봤는데, 어제 구입했던 것에 비해 물가가 많이 비싸다

'시(city)라서 그런가'

PS.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지만, 막상 다녀와서 훗날 당시를 떠올려보면, 기억에 남는 장면은 몇 안된다. 틈틈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이유는 이 순간을 나중에 기억하기 위함이다. 108번 국도를 타고 광위안 시에 진입하기 전에 오르막이 꽤 긴 구간을 만났다.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끌바를 시작했다.
산의 정상 부근까지 오르막은 이어졌고, 내리막이 시작될 무렵 다른 산의 정상 부근과 이어진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이때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풍광은 잊을 수가 없다. 끌바의 수고를 단번에 잊을 만큼.
산 아래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과 도로, 차량들






이런 순간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하지 않나 싶다.

PS2. 청두를 거쳐가기로 하면서, 매일 저녁 라싸(티베트)에 가기위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이미 알고 있던 대로 일반 배낭여행을 제외한 자전거 여행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 돈 만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라싸행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1. 금전적인 이유(퍼밋, 가이드, 차량 필요) : 배낭여행이 아닌 자전거 여행이라면 더더욱 어렵고 비쌀 것이다.
2. 여행을 하기위해 지출해야 되는 금액의 대부분이 정작 티벳인들이 아닌 중국 정부에 흘러들어가는 셈이니, 티벳의 독립을 지지하는 나로써는 그닥 내키지 않았다.

PS3. 중국 여행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루트를 바꿨다. 아무래도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대응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청두 이후의 루트, 즉 충칭 & 쿤밍을 거쳐가야 할지도 고민이다

 <Video clip>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60.25 km
누적 거리 : 2249.7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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