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에 숙소를 나왔다.
시내를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도로 공사 구간 때문에 끌바를 시작해야
했다. 이곳에 머무는 이틀간 비는 오지 않았지만, 오늘 가게될
루딩에서는 비가 왔는지, 가는 내내 도로 바닥이 젖어있었다.
<오르막을 가다보면, 곳곳에 수력발전소를 자주 보게 된다>
Tianquan 을
빠져나오자마자, 평평한 도로는 끝나고 울퉁불퉁하고, 진흙 뻘이 된 비포장 도로가 이어졌다. 도로 상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럭들이 수시로 다닌다. 트럭한대가
지나간 뒤에 남는 것은 경적과 매연, 먼지. 이렇게 3종 종합선물세트다.
언젠가부터
왜 이렇게 비포장 산길도로에 트럭들이 많이 다닐까 의문을 가지게 되었는데, 얼마못가 이유을 알 수 있었다.
산 곳곳에 시멘트 공장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 본 것만 10군데가 넘는다. 어떻게 저런 곳에 공장을 세웠을까 할 정도로 산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그제 318번 국도를 진입하면서 본 강물이 왜 이렇게 탁 한가 했더니, 바로 주범은 이 공장들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공장은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 뿌연 색의 강물을 보며 안타까웠다.
물어보니, 3달 정도 일정으로 라싸 까지 걸어간단다. 오늘 목적지는 여기서 40여 km 떨어진 곳이라는데, 배낭을 메고 도보로 하루 안에 40km 를 가려면 상당히 먼 거리다. 다행히 그의 짐은 단촐해 보였다. 그는 석유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했고, 내가
친황다오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자신의 고향이라며 반가워했다.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문제가 생기면 전화를 하라고 했다.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
길이 나오면서, 그와는 그렇게 헤어졌다.
루딩까지의
거리는 102km. 속도계를 보니, 몇 시간동안 달린 평균속도가 7.5 km/h 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13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야한다는 계산이다.
산간의
작은 마을을 지나는데, 숙소(?)로 보이는 곳에서 나오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 했다.
계속되는
비포장도로. 끌바의 연속.
점심으로 어제 산 빵과 계란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방금 전 마을에서 봤던 자전거 여행자가 다가 왔다.
말이 안 통해서, 몸짓으로 얘기를 했는데,
점심으로 어제 산 빵과 계란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방금 전 마을에서 봤던 자전거 여행자가 다가 왔다.
말이 안 통해서, 몸짓으로 얘기를 했는데,
무려
연세가 71세인 할아버지 였다. 내가 루딩까지 간다고 하니, 방향이 같으니 같이 가자고 하셨다.
할아버지의
자전거는 앞쪽에 샥이 달려 있는 모델이라 비포장 라이딩에 유리해 보였다. 게다가
할아버지의 짐도 단촐했고.
이
후 할아버지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라이딩을 했다. 나름 포장된 길이 나오면, 내가 앞섰고, 비포장이 나오면 할아버지가 앞섰다.
오늘 루트는 천전(848m)에서 올라가 2170m 고도까지 올라간
후 다시 1330m 의 루딩으로 간다.
오르막이
나오면, 나는 바로 끌바를 시작했지만, 할아버지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가파른 언덕을 페달링으로 넘으셨다. 업힐의 정상에는 4 km 거리의 터널이 있었다. 이곳에서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터널을
지나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이 보였다. 뭔가 티벳스러운.
도로의 대형 간판에도 중국어와 함께 티베트어(?)가 함께 쓰여있었다.
<노익장을 과시하셨던 할아버지>
<낙서로 뒤덮힌 구조물들. 친숙하다>
고도 2000m 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루딩까지는 내리막 길만
남았다. 혹여나 길이 비포장이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포장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무려 10 여 km 이상을 내리막으로 내려왔는데, 계속 브레이크를 잡고 오느라 손가락에 마비가 올 지경이었다.
루딩에
진입하면서 할아버지와는 헤어졌고, 오후 8시가 넘어 주변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어제 예약한 숙소를 찾아갔다. 예약한
페이지를 보여주니, 외국인은 투숙이 안된단다. 외국인 이용이
가능한 다른 숙소를 물었더니, 근처의 더 크고 더 비싼 호텔을 알려주었다.
허탈한
마음에 숙소를 나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라이딩
내내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타이밍이 절묘하다.
알려준 숙소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숙박비가 원래 예약한 숙소에 비해 두배 가까이 비싸긴
했지만(138위안, 그나마 바로 위층이 KTV 라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300 위안이었다), 밖은 비가 오기 시작했고,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체크인을 했다. 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내렸다.
다행이다
싶다. 조금만 더 늦게 도착했더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PS. 청두에서 얀 으로 올때 당시의 많았던 라이더들을 그제와 오늘 라이딩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그들은 분명 라싸로 향하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318 번 도로를 타야 할텐데.
대체
어디에들 있는거지?
PS2. 318번 국도를 타면서 유난히 경찰 검문을 자주 본다. 물론 도로 공사나 사고에
따른 차량 통제가 주목적이겠지만, 가까이 가면 괜히 긴장하게 된다 .
PS3. 오늘 지났던 터널 중에는 라이트가 없어 완전 어두 컴컴한 곳도 있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오토바이들의 도움으로 이들을 따라 지날 수 있었다.
PS4. 간판에서 중국어와 티벳어가 병기된 모습을 자주 본다. 티벳에 가까워진 걸까.
PS4. 간판에서 중국어와 티벳어가 병기된 모습을 자주 본다. 티벳에 가까워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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