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로 위층이 KTV(노래방) 라서 시끄러울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정말로
편안하게 잤다. 하지만, 의외로 아침에 깬 것은 노래소리 때문이었다.
아침 7시에 KTV 에 노래를 부르러 온 사람은 없을 테고, 밖을 보니 아주머니들이 노래에 따라 체조를 하고 있었다. 소리 크기로만 치자면, KTV 가 훨씬 작았다. 결국 아주머니들 덕분에 7시가 조금 넘어 강제 기상을 했다. 창밖을 보니, 날씨가 쾌청하다. 2주내내 비가 내릴 거라던 바이두 날씨 정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인터넷으로 다시 한번 검색해봤다. 여전히
바이두에서는 현재 루딩은 비가 오고있다는 우산 그림만 있었다.
어제
워낙 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몰랐지만, 이곳이 루딩에서 가장 중심가이면서 번화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개 이런 곳은 주택가에 인접해 있는 대형 마트, 시장이 없으며, 물건 값이 비싸고, 그리고 차량의 경적소리가 종일 들리기 때문이다. 아침의 시작과 함께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쉼없이 경적소리가 들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보니, 루딩에는 루딩교라는 나름 유명한 곳이 있단다. 바이두
지도에서 찾아보니, 바로 100 m 앞에 있다. 묵고 있는 방에서도 보일 정도다. 루딩을 가로지르는 강을 건너기
위한 다리인데, 옛날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이 싸울 때, 공산당이
승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곳이라고 한다.
점심을
먹을 겸, 숙소를 나와 루딩교로 향했다. 상류 쪽에 최근들어
비가 많이 왔는지 강물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내렸다.
멀리서
봤을 때는 정말 안전해보이는 다리였는데, 직접 올라가보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마침
주말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보였다. 루딩교를 나와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에 먹을 부식을 샀다. 확실히 산간으로 들어올 수록 가격이 비싸다. 적게는 1위안 많게는 5위안 정도가 비싸다.
공산품 뿐 만 아니라 과일 또한 그렇다.
숙소에
돌아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녁 6시가 되자 아침에 율동을 하시던 아주머니들이 다시 모여 체조를 시작하셨다. 하루 2번 6시부터 7시까지
하는 것 같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체조사랑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아주머니들이 체조를 마치고 돌아가자, 이번에는 위층의 KTV 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은 필히 귀마개를 하고 자야 겠다.
<Video clip>
PS. 중국을 여행 하다보면, 아주 사소하게 우리나라를 접하게 된다. 거리의 상점에서 울려퍼지는 가요, 시골의 관광지에서 보는 한글이 적힌 표지판, 가게에서 보는 우리나라 상품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이런 것들을 볼 때, 기분이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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