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커텐을 열어 날씨를 봤다. 다행히 비는 안온다. 이쯤되면
더 이상 바이두 날씨 정보를 믿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정도다.
예상 도착지까지의
거리는 약 63km 정도. 하지만,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참고로
루딩이 해발 1330 m 에 있고, 오늘 가야할 목적지는 3222 m 이다. 거의 2000 m
높이를 올라야 한다.
<흐르는 강물을 이용하는 세차장이 곳곳에 있다>
루딩을 벗어나고 약 10 여 km 가까이 평탄한 도로 지형이이서 의외로 빨리 도착하지 않을까 했지만, 칸딩에 가까워지면서 가파른 업힐 구간이 나타났다.
칸딩은
산 기슭에 위치한 마을이었다. 그러다보니 평지가 적어 건물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도로는 좁았다.
칸딩을
지나 목적지까지는 더 급한 경사길이 나왔다. 곳곳에 도로가 유실되어 공사하는 구간이 종종 있었다.
사실 오늘이 일요일이라, 대형트럭이 다른 날 보다는 적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는데, 트럭 대신 군용트럭이 새롭게 등장했다.
G318 번 도로를 타면서 새롭게 보게된 것이 군인들과 부대다.
뭔가를
싣고 가는지 거의 100여대 가까운 군용트럭들이 줄지어 도로를 점거하다시피 했다. 차라리 일반 트럭이 나을 뻔 했다.
칸딩을
지나면서 건물마다 중국 국기를 내건 모습을 자주 본다. 아마도 예전에 이곳이 티벳과 중국의 경계지역이어서
오히려 중국 영토임을 내새우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해발 2500 m 를 넘어서자 전처럼 그리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전 7시에 출발 했음에도 라이딩의 2/3 를 끌바한 덕분(?)에 오후 6시가 넘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늘
묵을 곳은 행정구역 상 큰 마을이 아니기 때문에 호텔 같은 숙소는 없고 민박집들 밖에 없다. 게다가 가게나 상점도 없다. 어젯밤 민박집들 중 한 곳을 미리 예약을 했었다.
건물
사진이 없어 순전히 상호명으로만 찾아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바이두 지도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 근처의 민박집에다가 물어봤더니, 모른단다.
몇번씩이나 근처를 돌았지만, 예약한 민박집은 찾을 수 없었다. 할수
없이 찾는 것을 포기하고 처음에 물어봤던 민박집에서 묵기로 했다.
민박집은
처음이었는데, 게다가 이곳의 모든 민박은 티벳 전통 건물이다. 방은
원래 4인실인데, 나 뿐이라 혼자서 사용했다. 화장실은 공용이었다.
별도의 수도 시설이 없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차가웠다. 주인 할머니는 내가 자주 사용하는 중국어로 번역한 스크린 샷을 알아보지 못하셨다. 다행히 그분의 아들이 나와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민박은
별도의 주숙등기가 필요없었다. 민박집은 식사가 포함인 것 같았다. 씼고
나니, 할머니께서 저녁을 먹으라고 하셨다.
주인
할머니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다. 할머니는 시어머니, 할아버지, 결혼한 아들 내외, 손녀 딸(7살)과 함께 살았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사전 앱을 사용해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저녁을 먹고, 온천을 가자고 하셨다. 마을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온천이 있단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이서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 온천으로 갔다.
온천으로
가는 길은 산 길을 따라 약 500m 정도 걸어가야 나오는 곳이다. 가면서
저멀리 설산도 봤다.
마을
사람들만 이용하는지 도착하니 마을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온천 탕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문득 일본 홋카이도에서 갔던 노천 온천이 생각났다.
여탕은
없는 것으로 봐서 남자들만 이용하는 것 같았다. 옷을 벗고 탕에 들어갔다.
온천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져서 탕 안의 구조를 볼 수가 없었다. 바닥에 쓰레기가 몇개 집히고, 탕 안에서 머리를 감고 비누칠을 하고 침을 밷거나, 코를 푸는 걸로
보아 그닥 깨끗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럼에도
저멀리 설산을 보며, 온천탕 안에 앉아 있으니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갑자기
비가 내렸다.
1시간
정도 있다가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내일 날씨를 물어봤더니, 많은 비가 내릴거란다.
주인
할머니의 손녀딸에게 영어로 숫자를 가르쳐주고 있는 동안, 할아버지는 손녀 딸의 시험 성적표를 내보이며 좋아하셨다. 모두 100 점이었음.
3000 미터 고도라 밤이 되니 쌀쌀했다. 티벳 전통 방식의 침대(?)는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특이했다. 키가 아주 큰 사람은 사용이
어려워 보였다.
중국여행하면서
처음으로 현지 가정에서 식사를 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PS. 루딩 이후, 다시 그룹 단위의 자전거 여행자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다들 어디에 있었던 거지?
PS2. 요즘 들어 여기저기로부터 사진을 찍히고(?) 있다. 언덕을 힘겹게 오르고 있으면, 반대편 차선에서 관광버스가 지나치며 나를 찍는다.
<Video clip>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61.95 km
누적 거리 : 2785.69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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