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깼던 5시 무렵에는 비가 오지 않았었다. 6시를 넘기면서 요란하게 빗방울이 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 7시. 주인아저씨가 아침을 먹으라고 하셨다. 비는 시간이 갈수록 더 굵어졌다. 밥을 먹으면서 비가 그치기를 모두 기대했다. 다행히 산의 날씨 특성상, 아침 8시정도가 되니 비가 그쳤다.
함께 묵었던 라이딩
팀을 먼저 보내고, 짐을 정리하고 출발했다. 출발해서 얼마못가
오르막이 나와 끌바를 시작했다.
그
이후, 내리막과 평지가 이어져 총 거리의 절반이상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순조로워서(?) 너무 빨리 도착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리탕까지 6 km. 거의 다 왔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괜한 것이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리탕을 바로
앞두고 지나야할 터널이 공사중이어서 통행이 불가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서 그대로 318번 도로를 따라 갔는데, 나보다 앞서 터널로 달려간 차량이 되돌아
나오며 운전자가 나에게 못간다고 알려주었다.
결국, 터널로 갈 길을 산을 몇 바퀴돌아 정상에 오른 뒤, 넘어가야 했다. 더 어려웠던 것은 비포장도로라는 것이다. 여느때 처럼 저녁 무렵에야 도착할 수 있을 듯 하다.
뒤에
오는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원래 루트는 통행이 불가하다고 알려주었다. 그때 두 대의 오토바이가 공사중인
터널에 진입하는 걸 보고, 몇몇 자전거 여행자도 터널로 진입했다.
나는
시간을 맞출겸 산을 오르는 쪽을 택했다.
다시한번
오르막과 내리막 끌바를 시작했다. 요 며칠 만났던 여행자들을 또다시 만났다.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이지만, 혼자
타는 것보다 여럿이서 가면 확실히 덜 지루하고 재미있다. 비록 저들과 라싸까지 함께 가지는 못하지만, 라싸까지 함께 간다면, 정말 많이 친해질 것 같다.
리탕에
들어오니, 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예상보다 빨리 왔다). 어제 씻지 못한 만큼, 제대로 씻고, 쉬고 싶은 마음이다. 일부러 217번 도로와 가까운 숙소를 찾았다.
리탕에
진입하자마자 도로 양쪽에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숙소들도 개보수를 하는 곳이 많았다.
그
중 한곳에 들어가 방을 보고 가격을 물어보고 체크인을 했다. 가격이나 시설이 괜찮았다.
짐을
풀고, 씻은 뒤 장을 보러 길을 나섰다. 숙소는 리장의 초입부분에
있었고, 시장이나 규모있는 마트는 중심쪽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 걸어가야 했다.
야장에서
반팔티에 반바지 차림으로 밖으로 나섰다가 현지 사람들로부터의 뜨거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사실을 기억하면서, 긴팔에
긴바지 차림으로 나섰다. 면도도 하지 않았다. 최대한 현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다행히 이러한
노력(?)에 보람은 있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얼굴이 더
탄 것도 한 몫했다.
리탕의
변두리 지역 뿐만아니라, 중심가 역시 공사가 진행중 이었다. 수도관
공사를 하는지 모든 시내 도로들이 파헤쳐져 있었다. 돌이켜 보면, 얀 이후로부터 319 번 국도를 통과하는 대부분의 마을들은 공사가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간판들에는 영어가 함께 병기되어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가보다.
PS. WiFi 에 대한 소문은 여러가지다. 오늘 들은 얘기로는 이번달까지 쓰촨과 티벳 지구가
안될 거라는. 담달부터 가능하다고. 또다른 설은 달라이라마의
생일이라 그것을 외부로 전파하기 않게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일부러 막았다고.
앞으로
더 며칠 간은 인터넷 접속은 안될 것이다.
PS2. 바탕에서 망캉으로의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윈난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해야 했다. 바이두 지도에 따르면 방법은 2가지.
1. 리탕에서
s217 도로를 타고 남하하여 샹청으로 가는 길
2. 바탕에서
망캉으로 가기 전, 중간에서 남하하여 가는 길
처음에는 1번 방법을 생각했지만, 샹청 이후의 다른 곳의 루트가 막막해졌다. 될 수 있으면, 포장도로로 가고 싶었다.
바이두
지도로 따라가본 결과, 1번과 2번 모두 가장 낮은 지방도로를
타야만 했다.
게다가
숙소의 존재여부도 명확치 않았다. 숙소 리셉션에 물어봤지만, 대화가 어려웠다. 내일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지배인이 오면 다시 물어봐야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