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새벽 4시 반에 강제 기상을 했다.
밤새
온 비 때문에 텐트 플라이와 자전거 레인커버에 물기가 가득했다. 이것들을 말리고 가야 했다.
어제
먹다남은 부식을 먹고,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는 짐을 쌌다.
3일째
이어지는 비포장+진흙+내리막 길.
아마 지금껏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된 길 중 최악이다. 그래도 다행히 어제 대설산(大雪山) 정상 이후로 내리막 길이니, 이대로 샹그릴라까지 이어지는게 아닌가 했지만, 소설산(小雪山)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을
지나면서 잠시 포장도로를 만나 기대에 부풀었지만, 이후 3시간 넘는 오르막 끌바를 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3000 미터 후반의 소설산에 오르니, 반 포장도로 내리막이 나타났다. 그래도 반이 어딘가?
중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목격하는 광경이 바로 건축 공사 현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집 짓기를 좋아하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 아닐까란 생각을 할 정도로.
도시, 시골 가릴 것 없이 집을 짓는 공사를 한다. 때문에 자재를 실은
대형 트럭은 아무리 오지라도 아무리 좁은 도로라도 먼지를 풍기며 달린다.
오후 5시 무렵, 샹그릴라 까지는 50여
킬로미터 남짓.
바이두
지도를 보니, 도중에 산이 하나 보인다. 산에 가기전에 마을이
하나 있다. 그곳에서 숙소를 알아보기로 한다.
바이두
지도에는 없었지만,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딱 한 곳 있단다. 산 속에 위치한 자그만한 마을이었지만, 나름 규모있는 숙소와 학교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하는 것 같았고, 학교 시설은 강당도 있고, 최신식이었다.
100 위안에 체크인을 하고, 아침에 미쳐 말리지 못한 캠핑 장비들을 방안에 펼쳐놓았다. 밤이 되자 숙소안에 KTV 가 있는지 소랫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보기에는 정말 작은 농촌마을인데도, 평일 밤에 노래를 부르러
오는 사람이 있다니 신기했다.
PS. 오늘은 최근들어 가장 먼 거리인 80 여 km 를 달렸다. 내일은 샹그릴라에 도착할 수 있을까.
PS2. 샹그릴라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데이터 로밍을 켰다. 느린 속도에 가까스로
예약할 수 있었다.
PS3. 숙소에 도착하면, TV 를 거의 보지 않는다.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우연히 TV 를 켰는데, 영어가
나온다. 보니 CCTV 뉴스 채널이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뉴스를 24시간 진행하는데, 괜찮았다. 전세계 특파원들을 연결해 이슈들을 전한다던가, 특히 미국의 경우, 해당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와 토론을 벌이는 등, 예상외로 유익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채널이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는
남부지방의 홍수가 가장 중요한 뉴스다. 현재까지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보면,
남동부, 남서부 지방에 집중되어 있는데, 다행히
내가 거쳐온 루트는 빠져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달린 거리 : 82.18 km
누적 거리 : 3460.7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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