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먹은 약이 효과가 있는지 설사가 멈췄다. 새벽 5시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비닐봉지가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어딘가에서 물이 떨어져서 그런가 했다.
확인해봤는데도
그럴만한 곳은 없었다. 불을 끄고 다시 누웠는데, 잠시후
또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불을
켜고 살펴보니, 근본원인을 알아냈다. 바로 손바닥만한 바퀴벌레였다.
이 녀석이
비닐봉지를 올라타고 돌아다니는 통에 무게를 못이겨 비닐봉지 소리가 난 것이었다. 덩치에 비해 움직임이
재빨랐다. 잡는 걸 포기하고, 강제 기상을 해버렸다.
덕분에
오전 7시가 되기 전에 숙소를 나왔다. 잠시 베트남 국경이
있는 해커우 까지 갈까 생각도 했지만, 어짜피 입국 가능한 날짜가 정해져 있는 만큼 무리해서 갈 필요는 없었다.
원래
계획대로 90 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목적지로 정했다.
출발할
때 비가 흩뿌리더니, 결국 라이딩 하는 내내 비가 내렸다. 그제부터
만나게 된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는 루트. 고도는 2~300 m 정도. 편차가 크지 않아 달리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 보는 열대 작물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도중에 비를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깐 서 있었는데 어느틈에 달려든 모기 떼에 발목쪽이 따끔 거렸다.
오후 2시가 넘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불과 베트남 국경까지 60여 킬로미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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