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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9일 일요일

649일차 - 국경을 넘다 [생장피드포드 - 론세스바예스]

어제 만난 지현씨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순례의 출발은 오전 7시에 한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 오후 2시 이전에 목적지 숙소에 도착한다고.

<앞으로 30여일 동안 함께할 배낭. 순례자 사무실에서 기부하고 받은 조개를 매달았다>


<해가 떠오를 무렵, 멀리 설산이 보인다>



숙소에서 제공한 아침식사를 하고 8시 30분에 출발. 다행히 날씨가 좋다. 생장피드포르를 벗어나자 전형적인 전원 풍경이 펼쳐졌다.



콘셀벨로까지 가는 길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12시 무렵 발카로스에 도착했다. 지현씨와는 여기서 헤어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형마트에 들어왔을 때 이미 스페인으로 넘어와있었다>

<차량 본네트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들. 추워서 일까>







듣던대로 발카로스 이후,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차가 다니는 도로 옆으로 파란색 바탕의 노란색 조개 마크가 보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강물을 따라 걸으니 마을이 나왔다. 한 눈에 봐도 무척 맑아 보였다. 길 중간에 물을 담을 수 있는 개수대도 있었다.
목적지인 론세스바에스까지 대략 10 킬로미터 정도를 남겨두고 눈 덮힌 길이 이어졌다. 갈수록 쌓인 눈은 깊어졌고(발목까지 올 정도로). 길목에는 쓰러진 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과연 갈수 있을까?
살펴보니,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보였다. 눈을 거의 헤치고 오르다시피해서 언덕 정상에 올랐다. 피레네 산맥을 타고 차갑고도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한동안 눈 쌓인 길을 걷다보니 샌들 안으로 눈이 들어가 양말이 거의 다 젖다시피 했다.




<먹지말라는 뜻이겠지>


<한동안 넘어갈지 말지를 고민했다. 결국 가기로 결정>








오후 3시 반. 목적지인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했다. 근처 여행 안내소에 물어보니 알베르게는 오후 4시에 연다고 했다. 가보니 이미 도착한 순례자들이 있었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이탈리아에서 온 순례자들, 총 8명이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알베르게. 가격은 Bed 가 9유로, 저녁이 10유로, 아침이 3.5유로.
근처에 문을 연 상점이나 식당이 없어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저녁, 내일 아침식사를 포함한 숙박비를 지불했다. 드디어 순례자 여권에 첫 도장이 찍혔다.





<스페인 순례자의 추천으로 주문한 디저트 '꽈하도'(오른쪽). 맛있어서 이후 자주 먹었다>

침대 수에 비해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부족해 보였지만 온수가 잘나왔다 세탁기도 있고.
오후 7시에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PS. 오늘 이곳에 도착한 순례자 중에 30%가 한국인이다. 한 사람은 재대한지 한달된 휴학생. 시간이 없어 내일 팜플로나까지 버스를 타고 간단다. 또 한 사람은 중년의 아저씨. 나의 두배는 족히 되보이는 배낭을 메고 오셨다.

PS2. 오늘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 어디가 국경인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했건만, 전혀 표식이 없었다.

PS3. 순례자를 위한 길 위의 다양한 표식들
  




<Today`s video clip>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3.47 km
누적 거리 : 23.4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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