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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6일 화요일

677일차 - 고국으로부터의 희소식 [포르토마린 - 팔라스 데 레이]

현재 한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가장 핫한 뉴스 중 하나다. 따라서 이곳에서 만난 한국 순례자들 사이에서의 관심사, 역시 '과연 대통령이 탄핵 될 것인가' 의 여부다. 그리고 얼마전, 3월 10일 오전 11시에 탄핵 선고가 있을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것은 한국시간이고, 이곳 스페인 시간으로는 3월 10일 새벽 3시다. 참으로 애매한 시간. 어찌해야 하나.
아저씨는 알람을 새벽 1시에 맞춰 놓으신다고 했고, 나도 발표시간 즈음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일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어느정도 잠을 자긴 해야 했기에.
새벽 2시 무렵 눈이 떠졌다 (알람보다도 더 일찍). 인터넷 속도가 느려 버퍼링이 심한 환경이었지만, 어둠속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봤다. 옆 침대였던 지현씨와 이어폰을 나눠끼고 떨리는 마음으로 탄핵이 인용되기를 고대하며.
발표가 예정된 시간인 새벽 3시가 되고, 30여분이 지났을까. 희망하던 탄핵 인용 선고가 내려졌다.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지만, 서로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기쁜 마음으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부터 주변 건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다. 몸은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고국으로부터의 희소식에 마음은 가벼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개는 거치고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산티아고에 가까워질 수록, 자전거 순례자들도 자주 보게된다>



<점심으로 먹은 바게트 샌드위치>



<팔라스 데 레이 시내의 성당. 마침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순례자메뉴. 갈리시아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문어요리인 뽈뽀(오른쪽)>

PS. 오늘 같은 날, 한국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꼭 이런 날은 내가 해외에 있을 때만 오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니, 2002년 월드컵 때도 이와 비슷했다. 

PS2. 로마에서 이곳까지 100일 간 걸어서 오셨다는 이탈리아 할아버지를 숙소에서 만났다.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참 많다.

PS3. 산티아고까지 거리가 두자릿수로 줄어들면서, 전에는 못보던 새로운 순례자들을 자주본다. 대부분 스페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증서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인 100km 지점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PS4. 슈퍼마켓에 가면, 나에게는 낯선 식재료들을 보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돼지발과 뒷다리 채로 걸려있는 하몬. 그리고 새끼돼지인 애저다. 부위별로 팔기도 하지만, 모든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형태인 애저는 처음 봤을 때 흠칫했다.



[로그 정보]

걸은 거리 : 27.85 km
누적 거리 : 817.63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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