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찍 잔 덕에 새벽 3시 반에 일어날 수 있었다. 5시가 조금 넘어 숙소를 나왔는데, 확실히 이른 시간이라 혼잡한 프놈펜 시내가 한산했다.
대도시를 떠나는 날은 항상 그렇지만, 최대한 빨리 혼잡한 그곳을 빠져나와야 한다.
헤메지 않고 한번에 프놈펜을 빠져나와 6번 국도를 탔다. 도로 포장 상태도 좋고, 덥지 않아 달리기에도 좋았다. 이때 반대편 차선에서 여러대의 로드 자전거 무리가 보였다. 캄보디아에서도 이런 마니아 층이 있었다니. 캄보디아에 들어와서 가장 양호한 조건의 길은 70km 이상 이어졌다.
도중에 4~5명의 서양 자전거 여행자 그룹을 보았다. 그들의 간소한 짐으로 보아, 장기여행은 아닌 것 같았다.
'Have a nice trip'
서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그들을 앞질러 달렸다. '앞으로 계속 이런 길만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포장도로는 비포장 도로가 바뀌었다. 이후 20km 동안 이어졌다.
비포장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차량이 지나가고 난 후의 흙 먼지였다.
지금까지 내가 기억하는 최악의 구간은 중국 샹그릴라에 갈 때의 구간이었는데, 아마 이구간이 조금더 심했던 것 같다.
버프를 써도 흙이 입안에서 씹힐 정도였고, 눈에 흙 먼지가 들어가 뻑뻑하고 눈을 뜨기 힘들었다.
이날 입은 흰 져지는 흙먼지로 뒤덥혀 황갈색으로 변했고, 얼굴은 땀과 범벅이 되어 흙투성이였다.
이 구간을 지나가는 오토바이 운전자나 주민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길 주변의 나무와 집들 역시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얼마나 불편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캄보디아니까 이정도지, 우리나라 같았으면, 당장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오후 4시 정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선풍기 방은 6달러, 에어컨 방은 15달러였다. 선풍기방으로 선택했다.
PS. 프놈펜의 숙소를 떠날 때, 처음으로 팁을 책상위에 올려두고 나왔다. 물론 캄보디아는 팁 문화가 없지만, 5일 동안, 매일 수건과 물을 보충해준 고마움의 표시였다.
PS2. 오늘 먼지 구간을 지날 때, 차량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도로 곳곳에 포장된 곳이 있음에도 비포장 구간으로 가서 먼지를 일으키는 차량들이 종종 있었다. 가서 때려주고 싶을 정도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33.49 km
누적 거리 : 7391.45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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