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하루가 넘게 빨래를 말렸지만, 전혀 진척이없다. 원인을 몇 가지 꼽자면, 첫번째로 숙소 방 자체의 공기 순환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일테고(작은 창문이 하나 있을 뿐), 두번째로 매일같이
내리는 비때문에 습도는 90% 를 넘어 100%에 근접해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역시 비로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 대도시를 빠져나가기는 그리
녹록치 않다. 게다가 하노이의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가장 큰 길로 가는 것이 덜 헤매고 가장 빨리
빠져나가는 방법임을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을 헤맸지만, 비교적 빠른 시간에 하노이를
벗어날 수 있었다. 외곽도로에 접어들면서 교통량이 비교적 줄어들었고, 한결
라이딩하기가 수월해졌다.
목적지 닌빈(Ninh Binh) 까지는 90km 남짓.
4000~5000m 고도를 넘나들던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왔고, 라오까이에서 고도 500m 업힐을
지나고 난 이후, 계속 쭈욱 50m 안팎의 거의 평지에 가까운
길을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점이다.
목적지까지는 AH1 도로를 따라 달리면 된다. 처음엔 고속도로인 줄 알았지만, 모든 마을을 관통하는 것으로보아
일반 도로 같았다. 라오까이에서 봤던 고속도로와는 달랐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중에 지붕 밑에 들어가 쉬어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 줄 알았건만, 비는 그칠줄모르고 계속 내렸다. 몇몇 구간은 도로의 물이 빠지지 않아 강처럼 물이 고여 있기도 했다. 이런
경우, 바로 옆에 대형 트럭이라도 지나가면, 고스란히 물
세례를 맞고 만다.
닌빈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 남짓,
약 5시간 만에 온 것이다. 우중 라이딩임을 고려했을
때, 생각보다 빨리왔다 .
하노이에서 봤던 서양 여행자들을 여기서는 아주 이따금씩 본다. 내
생각에 지금은 베트남을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 다시
말해 비수기 중에 비수기다.
베트남은 긴 해안선을 끼고 있어, 바다에서 보거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폭우에 가까운 비가 쏟아지면, 볼래야 볼 수가 없다.
하롱베이의 피해 때문에 닌빈에 왔지만, 여기서도 오늘 같은 날씨라면
관광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유명한 것으로는 강을 따라 나룻배를 타고 동굴이나 강 주변의 절벽, 바위들을 보는 것인데, 이렇게 비가 오는 가운데서 가능이나 할지.
인터넷을 통해 가볼만한 명소들을 찾아보았다. 내일은 이곳들을
둘러볼 생각이다. 거리가 꽤 멀다면, 자전거를 타고 가볼
까도 생각 중이다.
PS. 이곳 TV 뉴스를 보면, 가장 메인 뉴스가 바로 일기예보다. 폭우가 쏟아져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소식을 거의 매일 접하는 것 같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3.88 km
누적 거리 : 5187.1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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