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같은 휴식일.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다. 밥 먹으러 식당에 가보니, 외국인 할아버지 두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유일한 외국인이다보니, 인사를 시작으로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독일에서 왔고, 오늘 이곳 프롬 근처를 관광할 거라고 하셨다. 나는 숙소에서 가까운 불교사원을 둘러볼 생각이다.
우리는 나이와 국적은 달랐지만, 격하게 공감하는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숙소였다.
할아버지들은 이런 숙소가 25달러나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숙소 주인이 너무 돈을 밝힌다고 했다. 그점에서는 나도 100% 동감이었다. 하루밤
25000 짯인 방 치고는 시설이 너무했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것 또한 불친절했다. 특히 아주머니가.
아침식사는 양곤의 숙소처럼 먹을 만큼 가져다 먹는 것이 아니고, 식빵 4장, 계란후라이 하나, 바나나
하나가 전부였다.
이곳 사람이 정말 아침을 이렇게 먹는지 궁금하다. 어쨌든 론리에 나온
숙소임에도 실망스럽기가 그지 없었다.
할아버지들은 몇 십년 동안이나 여행을 다녔다고 했다. 매년 일년에
두달은 여행을 했다고.
아마 독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할아버지는 독일로 귀화하라고
농담하셨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그렇게 한동안 그분들과 얘기를 나눴다.
방으로 돌아와 씻고는 근처의 사원을 찾았다. 가까이서 보니, 양곤에서 갔던 사원과 똑같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식이다. 입구
옆에 여행 경찰서가 있어, 물었다.
"입장하는 게 무료인가요"
"Yes"
왠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가보니
입장료가 3000 짯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그럼 왜 yes 라고 한거지....
양곤에서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도로 나왔다. 멀리서 보니, 사원의 불탑을 개축하는 공사가 한창인 듯 보였다.
걸어서 사원 주변을 한바퀴를 돌았다. 황금빛으로 번쩍번쩍한 사원의 탑과
주변 현지인들의 허름한 집들이 대비되었다.
사원을 개축할 돈으로 주민들의 집들을 개보수 해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
PS. 미얀마의 도시(작은
도시라고 해두자)에 가면, 볼 수 있는 것이 시계탑이다. 거대하지는 않지만, 주로 도로의 교차로에 세워져 있고, 아날로그가 아닌, 전광판의
LED 를 이용한다. 그래서 낯에는 몇 시인지 보기가 힘들다. 야간에나 유용할 것 같다.
<스타워즈의 인기는 여기서도>
<미얀마에서만 자주 볼 수 있는 시계탑>
<사원으로 통하는 입구의 외관은 화려하다>
<바닥에 빨래를 널어두어야 할 만큼 현지인들의 집은 화려하지 못하다>
<미얀마의 교회건물은 겉보기에 뭔가 다르다. 불교사찰의 영향을 받은 듯>
<오늘이 여성의 날인가?>
<대표적인 불교국가로 알고 있지만, 무슬림 사원도 있다>
<유쾌한 할아버지들>
PS2. 저녁 무렵, 아침에
만난 할아버지들을 다시 만났다. 한분은 70대 초반, 다른 한분은 60대 중반 이신데, 성격이나 스타일이 완전 정반대다. 그런데 묘하게 잘 어울리시는 듯. 사고방식이 젊은 사람들 못지 않으셔서 유쾌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
를 나눴다.
이 분들은 휴대폰 같은 디지털기기들을 전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오로지 아날로그기기, 책과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여행한다. 헤어질 때 연락처를 주고 받으면서, 혹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쓰시냐고 물어보니, 그런 것을 안쓰며, 싫어한다고.
컴퓨터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실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얘기하는 게 더 좋다며.
이미 많은 국가들을 여행하셨기에 유용한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고민 중인 인도 이후의 루트에 대해 여쭤봤다. 파키스탄과 이란 국경은 폐쇠되었고, 개인적으로 파키스탄은 가지 않는 걸 추천하셨다.
대신 스탄(stan) 국가를 통해 가는 걸 추천하셨다. 그리고 독일에 오면 연락하라고
이메일 주소도 알려주셨다.
PS3. 내일 루트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프롬이후 숙소가 있는 곳으로는 Magway 인데, 200 km 가 넘는다. 그 중간에는 township 이라고 할 만한 곳들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찰서에 물어봐야 겠지만, 최악의 경우, 숙소가 없을 수도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