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결국 모기향을 피웠지만, 모기가 잠잠해 지기만 할
뿐 향이 사라지자,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덕분에 알람시간보다 더 일찍 기상을 했다. 어젯밤에 가이드북을 보면서 이틀 동안 만달레이에서 가볼만한 루트를 짰다.
오늘은 만달레이 언덕(Hill)과 성곽 그리고 Shwe In Bin Monastry 를 간다.
1. 만달레이 언덕(Hill)과 성곽
숙소에서 만달레이 힐까지 거리가 약 7km. 도보로 가능한 거리다. 아침을 먹고, 언덕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만달레이 성과 성곽을 호수 건너에서 바라다보았다.
성 입장권을 구입하고, 직접 안을 들어가볼까하다가, 워낙에 부정적인 리뷰가 많아 밖에서 성곽을 보는 걸로 대신했다.
만달레이 성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갈 무렵, 자전거 복장을 차려입은
네 다섯사람들이 MTB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자전거를 싣고 올라가는 트럭도 보였다.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언덕에
도착하고나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만달레이 힐 챔피언십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 산 기슭에
선수들이 내려가야할 방향을 끈으로 표시해두었고, 동호회 사람들로 보이는 관중들이 선수들이 내려올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MTB 대회를 실제로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나 구경하는 사람들이 타고온 자전거들을 보니, 해외 유명 브랜드 자전거들이
대부분이다. 미얀마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모양이다.
뜻밖의 좋은 구경을 했다.
선수들이 내려올 때마다 올라오는 차량들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이
동안에는 긴 차량행렬이 이어졌다.
만달레이 힐, 해석하자면, 만달레이
언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산 꼭대기에 사원이 있었다. 양곤에서
갔던 곳과 마찬가지로 엘레베이터 또는 에스컬레이터로 또는 도보로 올라갈 수 있었다. 입장료는 무료.
사원 아래로 만달레이 시가지가 내려다보였다. 아쉽게도 안개 때문에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인도음식이 생각나
가이드북에 언급된 인도 식당을 찾아갔다.
당연히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도사(Dosa)와 짜파티가 없단다. 이게
없으면, 인도 식당이라고 할 수 있나. 그럼 어떤게 되냐고 물어보니, 밥만 된단다. 주변의 사람들을 보니,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2. Shwe In Bin Monastry
점심을 먹고 바로 가려다가 너무 더워서 숙소에 들러 씻고, 목적지로 향했다. 규모로만 보자면 지금껏 보아온 작은 마을에 있는 흔한 사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나무로 만들어진 본당이 지금껏 미얀마 사원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이다.
총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문양이나 조각들이 닳거나, 떨어져나간 부분들이 보였다. 특히 2층 바닥을 이루는 나무들은 서로 사이가 벌어져 있고, 발바닥을 옮길
때마다 소리가 났다. 복원이 시급해보였다.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장을 보기위해 Ocean supermarket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만달레이에서 가장 큰 곳이란다. 양곤에서 같은 이름의 슈퍼마켓을 갔었는데, 아마도 체인 인것 같다. 대략 6 km 거리. 초행길이라 지도앱을 도움을 받아가며 걸었다.
숙소 근처에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특히 남대문 시장 같이
작은 점포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 뒷편으로는 주택들이 있다. 길도 좁고 포장상태도 별로고, 항상 차들과 오토바이, 사람들로 붐비는 지역이다.
걸어서 20분 정도가니, 한눈에 봐도 낙후된 마을이
나왔다. 집집마다 수도시설이 안되어 있는지, 직접 물을 길러다가 옮기는 모습들이 보였다. 옆에는 공중 샤워실이 있었다.
커텐도 없고, 그냥 샤워기에서 물만 나왔다. 사람들이 옷을 입은체로 씻고 있었다.
남성들은 하의만 입고 씻지만, 여성들은 상 하의를 다 입고 씻는다. 씻어도 개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숙소에서 4 km 정도 벗어나자 곧고 포장상태가 양호한 왕복 2차선도로가 나타났다.
그리고 주변에 보이는 건물들도 지은지 얼마 안되어 보인다. 주택들도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어느정도 간격을 두고 있다.
슈퍼마켓에 가까워 오니, 해외 브랜드 매장들이 모여있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다. 슈퍼마켓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니, 에어콘이 나오고, 캐롤송이 흘러 나왔다. 커피전문점, 패스트푸트점, 각종
가게들.
불과 50분 전에는 상상도 못할 광경이다.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느낌이다.
대도시의 대형 슈퍼마켓이 아니면 구하기 힘들 물품들을 위주로 구입했다. 나오는 길에 패스트푸드 상점에 들러 햄버거를 주문했다. 미얀마에서는 패스트푸드 음식 가격에 10% tax 가 붙는다.
햄버거 한개에 2300 짯, 얼음을
잔뜩 넣은 오렌지주스는 800 짯(얼음의 양에 비해 오렌지 주스 양이 너무 적었다). 이
돈이면,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어마어마한데.
주변에 앉아서 먹고있는 사람들을 보니, 어느 정도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면서 봤던 빈민가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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