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를 다룬 어떤 작품보다도 그때 당시의 참상을 기록하고 있다. 만화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제목만 보면, 과연 이게 어떤 작품인지 알 수가 없다. 단순히 쥐 라니.
유태인에 대한 나치의 탄압을 주제로한 작품으로 유태인들을 쥐로, 나치를 고양이로 묘사했다.
이 책을 웹 서핑 도중에 우연히 알게되어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책 상태가 그야말로 너덜너덜 버려지기 직전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읽었다는 반증일 테니, 어느정도의 작품성은 입증이 된 셈이다.
책은 만화로 채워져 있고,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권 150여 페이지 분량이 무척 얇게 느껴진다. 글보다는 그림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2시간이 못되서 두 권 모두 읽을 수 있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만화 작가인 저자는 아버지가 살아온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아버지를 인터뷰한다. 젊은 시절, 결혼, 나치와의 전쟁, 포로가 된 후 고난과 역경 등.
매번 아버지를 찾아가 이야기를 녹음기로 녹취한다.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아낸 지금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지붕을 고치거나 창문을 교체하는 일 등, 연로한 나이(심장질환과 당뇨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알의 약을 복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와 충분히 부유한 재산을 생각하면, 전문가를 고용해도 될텐데 말이다.
또한 재혼한 부인과 끝없이 말다툼을 한다. 그는 부인이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이런 점을 싫어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을 인터뷰를 하러 올 때마다 반가워 한다. 나중에 부인이 집을 나가고, 아들(저자) 내외와 일주일 간 함께 살 때도 그는 함께 더 있고 싶어 하지만, 저자는 거부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아버지 캐릭터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살아온 얘기를 보면서 나치 시대를 살았고,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동정심이 들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기술과 언어를 배웠고, 돈에 대한 비정함, 사람에 대한 배신,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지금의 그로 남았다. 평화로운 젊은 시절을 보냈다면, 과연 지금의 그가 있을 수 있었을까?
물론 그때 당시를 온몸으로 겪지 않았다면, 알 수 없을 것이다. 제 정신일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치에 관한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이 얇은 두 권의 책이 머릿 속에 남을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