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이곳으로 이전했습니다. 또는 구글 앱스토어에서 'likewind' 를 검색해서 설치해주세요. 설치링크

2020년 8월 10일 월요일

346일차 - 뭄바이의 전철 탑승기 [Mumbai]

당초 숙소에서 가까운 뭄바이 dadar 역에서 내려, 체크인 후에 돌아다니려고 했던 계획을 바꿔 뭄바이 CST 역에서 내렸다이유는 이렇다.

1. 뭄바이에서 가볼만한 곳들이 뭄바이 CST 역에서 가깝다는 점
2. 오전보다 새벽에 이동하는 것이 덜 덥다는 점
3. 새벽에 일찍 체크인을 하면, 체크아웃도 새벽에 해야 한다는 점
4. 뭄바이 전철의 러시아워를 피할 수 있다는 점

새벽 시간임에도 대도시 답게 역 주변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인파를 뚫고, 'Gateway of india' 가 있는 바닷가 쪽으로 향했다.

 

1. Gateway of india

이름만 봐서는 델리에서 봤던 'India gate' 가 떠올랐다. 바다를 향해 서있는 마치 큰 독립문 처럼 생긴 건축물이다. 어떤 행사가 있는지 바로 앞에서 무대를 만들고 있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2. Taj mahal palace

Gateway of india 를 보다보면, 왼쪽에 고급스런 건물이 바로 이것이다. 5성급 호텔로서, 뭄바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3. High court, chhatrapati shivaji terminus

뭄바이 역시 일찍부터 유럽과 교류를 시작한 덕에 서양 양식의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 곳들은 박물관의 전시물처럼 외부와의 접근이 차단된 채 보존된 것이 아니고, 정부기관, 학교, 기차역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짐을 전부 들고 다녔음에도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고, 덥지 않은 새벽이어서 그리 힘들지 않았다. 다음 목적지인 아우랑가바드(Aurangabad)가는 티켓을 사러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대도시의 기차역답게 총 2층으로 된 여러 개의 창구가 있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예매가 가능했다. 게다가 델리처럼 외국인 전용 창구가 있었다. 

양식을 작성해서 직원에게 건넸더니, 자리가 없단다.

 

"그럼 2AC는 있나요(처음에 3AC 를 적었다)?"

"다른 열차는 있나요?"

 

그의 대답은 모두 자리가 없다는 것. 지금껏 clear trip 상에서 waiting list  10번 대 였어도 외국인 쿼터가 있어, 표를 구할 수 있었는데.

그나마 있는 자리는 1AC 뿐이라고 했다아무리 생각해도 1500 루피가 넘는 1AC는 너무 비쌌다. 결국 기차는 포기, 버스로 가자.

버스는 여러 대에 자리도 많았다괜찮은 시간대 버스의 여행사를 검색해보니, 숙소 근처다. 일단 체크인 먼저하고 나중에 버스 티켓을 구하는 걸로.

뭄바이 CST 역에서 숙소로 가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전철을 타는 것이었다. 문제는 뭄바이 전철 역은 혼잡하기로 유명하다는 것. 가이드 북 뿐만아니라, 고아에서 만난 잉글랜드 여행자도 같은 얘기를 했다. 러시아워 시간에는 절대 타지 말라고

그런데 여기서 '러시아워' 시간대가 정확히 몇시부터 몇시인지가 불분명했다.

현재시간 오전 10.

전철역 쪽으로 가니, 표를 사기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그때 전철이 도착했는지, 엄청난 인파들이 내가 서 있는 방향에 있는 출구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순간 '이걸 정말 타야 되나'

한바탕 인파가 지나가고, 왼쪽 끝 줄을 보니, 티켓머신이 있고, 그 앞에서 직원이 손수 사람들의 표를 뽑아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이곳이 줄이 짧아 여기에 섰다.

차례가 되자, 직원에게 핸드폰으로 캡쳐한 역이름을 보여주며, 말했다.

 

"Khar road station"

 

처음엔 못 알아들었는지, 재차 말하니 알았다며, 표를 뽑아주었다. 화살표를 따라 전철이 있는 곳으로 갔다여러대의 전철이 있었는데, 문제는 여기서 어떤 걸 타야할지 모른다는 것.

티켓을 봐도, 전철을 봐도 어떤 걸 타야할지, 뭔가 매칭되는 것이 없었다. 결국 지나는 사람에게 표를 보여주며 물어물어 탈 수 있었다. 

뭄바이 CST 역은 처음 출발 역이라 전철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최대한 창 쪽으로 자리를 잡고, GPS 를 켰다. 전철이 출발하자마자, 구글맵을 주시했다. 이 열차가 내가 생각했던 루트로 가는지 확인해야 헸기에.

처음 3~4 역은 잘 가는가 싶더니, 철도 분기점을 지나면서부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뭔가 잘못됐구나'

다음 전철역에서 내려 역무원에게 물었다. 

'어디서 타야 하죠?'

어렵사리 전철에 탑승. 이번에는 제대로 간다. ~ 

숙소에서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인도에서 숙박비가 가장 비싼 도시 답게 tax 를 포함해서 1000 루피가 넘는다(도미토리 임에도!). booking.com 에는 900 루피로 올려놓고, 체크인할 때 돈을 내려니, tax 얘기를 꺼내니, 사기 당한 기분이다.

도미토리 룸에 가보니, 침대가 10개인데 화장실이 하나다. 생각 같아서는 다른 숙소를 알아보고 싶지만, 새벽부터 무리한 탓인지 피곤이 몰려왔다. 한숨 자고나서 버스 티켓을 구하러 여행사로 갔다. 이번에도 역시 전철을 타야 했다. 여전히 어디서 타야 할지를 몰랐지만, GPS 로 전철의 운행 방향을 보고 예상해서 탔다.

버스티켓을 무사히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 갔던 방향의 반대 방향에서 오는 전철을 탔는데, 내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버리는 것이다. 


'뭐지? 급행인가?'

 

주변 현지인의 도움으로 열차에 F 라고 적혀 있으면, Fast 라서 몇몇 역만 서고, S 라고 적혀 있으면 Slow 라서 모든 역에서 다 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뭄바이에서 전철타기 참 어렵다. 어쨌거나,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PS. 4 13일 오늘은 국내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치뤄진 날이었다. 지금껏 태어나서 투표를 안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못하게 되었다. 물론 외국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지만, 한곳에 장기간 거주하는 것이 아니고, 게다가 수도와 같은 대도시에만 투표소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과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인터넷을 통해보니, 개표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대부분의 방송 매체들의 예상과는 달리 여소야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당선되었으면 하고 바랬던 후보들도 대거 당선이 되었다. 다행이다.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겠다.

PS2. 뭄바이의 전차는 붐비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무척 위험하기도 하다. 인도의 기차가 그렇듯 문을 열고 운행하는데 인도사람들 대부분 이곳에 매달려 간다. 그리고 역에 다다르면 전철이 채 서기도 전에 뛰어 내리거나, 내릴 사람이 모두 내리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올라타버린다. 여기서 서로 내리려고 또 타려고 밀치다보니, 난리도 아니다.

PS3. 전철 얘기를 좀더 하자면, 뭄바이 전철은 매표소는 있지만, 표를 끊는 개찰구가 없다. 한마디로 표를 굳이 구입하지 않고서도 열차에 탈 수 있다. 내릴 때도 마찬가지여서, 표가 없어도 역 밖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 내 생각에는 티켓을 체크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여러번 전철을 타고 내리는 동안 표를 체크하는 기계나 버스의 차장에 해당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공짜인 걸까?





<Taj mahal palace. 5성급 호텔이다>

<뭄바이는 바다와 인접해 있다>




<Gateway of india>




<High court, chhatrapati shivaji terminus>


<공터에서 크리킷하는 아이들>
<뭄바이 전철역. 전광판을 통해 전철의 시간과 목적지, 종류를 표시한다>

<여성 전용칸이 따로 있다>

<전철 티켓>
<뭄바이 전철 내부>

<아우랑가바드 행 버스티켓>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