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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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31일 토요일

도보여행 둘째 날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8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하철 선로를 따라가야 겠다는 생각으로 의왕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중간에 길이 없어져 할 수 없이 철로 위를 걸었다.

철로 주변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위반으로 걸리는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니 걸음이 빨라졌다.
조금 더 걷자, 출구가 나왔고 이를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오늘은 전반적으로 어제보다 더 힘들었다. 어깨와 다리에 알이 배겨 중간에도 몇번씩 쉬어야 했다. 또 중간에 길을 헤메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했다.

오후 6시쯤, 송탄역 근처에 방을 잡았다. 2005년의 마지막 날을 송탄에서 보낼 줄이야.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나서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천안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천안은 약간의 지리를 알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새롭게 시작되는 2006 년은 나에게 어떤 한 해가 될지...

2005년 12월 30일 금요일

도보여행 첫째 날

아침부터 대장정의 시작을 축하라도 하듯 눈이 내렸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정확히 오전 9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너무 많이 오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한 두시간 정도 후에 눈은 그쳤다.

지난번보다 성산대교를 넘는 데 힘이 들었다. 아무래도 어깨에 짊어진 짐 때문이겠지.
서울을 벗어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안양천을 따라 안양에 들어왔고 저녁 6시에 군포에 도착했다.

여름에 비해 겨울은 비교적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저녁 6시 정도만 되도 주위가 어두워졌다. 밤에 걷는 것은 아무래도 낮에 걷는 것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하루에 평균 8 시간정도 걷는 것이 딱 적당하다.

첫날 부터 너무 무리 할까 싶어 근처의 찜질방에 짐을 풀었다. 벌써 왼쪽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목표로 했던 수원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군포까지 온 것만으로도 첫날 치고는 나쁘지 않다.

떠나기전 인터넷으로 알아본 거리와 소요시간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었다. 단순히 직선 거리로 소요시간을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 걸어왔을 때와는 오차가 있었다.
군포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사람이 다가와 '도에 대해 관심이 있냐'고 말했다.

"바빠요, 걸어서 해남까지 가야하거든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내일은 평택까지 가야 한다. 지도를 보니 오늘보다 더 힘들 것 같다.

2005년 12월 29일 목요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마트에 가서 그동안 준비하지 못한 용품들을 구입했다.

최대한 짐을 줄이려고 했음에도, 몇 개만 집어넣자 가방이 빵빵해졌다.

결국 지도책은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대충 짐을 싸고 나니 자정이 넘어 있었다. 처음 떠나는 도보여행이라 설램이나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2005년 12월 28일 수요일

마지막 출근 그리고 D-2

오늘 내 인생 첫 회사의 마지막 출근을 했다.

개인적인 물건들은 근래 며칠동안 정리를 해왔기 때문에, 오늘은 자리 청소만 하면 됐다.

그 동안 함께 일했던 회사 동료들 그리고 이사님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근처에 볼일 있으면 들리라는 말에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글쎄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학교라면 몰라도, 여기는 엄연한 회사이니 말이다.
퇴근하는 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도보여행을 위한 지도를 샀다. 지도가 너무 커서 분책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내일은 여행에 필요한 나머지 물품을 사야 겠다.